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했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했다. ⓒ AFP/연합뉴스

 
류현진이 한 달 만에 야구팬들이 알고 있던 '괴물'의 면모를 되찾았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플러싱의 씨티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메츠 선발 제이콥 디그롬과 나란히 7이닝 무실점의 수준 높은 투수전을 펼친 류현진은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12승 5패의 성적을 유지한 채 시즌 평균자책점을 2.35로 낮췄고 경기는 다저스가 0-3으로 패했다.
 
한편 지난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와 7년 최대 1억900만 달러의 FA계약을 체결한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히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2.1이닝 10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36개의 홈런을 맞고 있는 기쿠치는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 최다 피홈런과 역대 아시아 투수 최다 피홈런 기록을 모두 갈아 치웠다.

전반기 최고 투수와 후반기 최고 투수의 눈부신 투수전

다저스는 올해 류현진과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로 이어지는 강력한 '올스타 선발3인방'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일찌감치 이들을 가을야구에서 선발투수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작년에 이어 포스트시즌 선발 한 자리를 낙점 받은 류현진 입장에서는 시즌 막판 믿음직한 투구를 통해 로버츠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의 신뢰를 높일 필요가 있다.

류현진은 최근 3경기에서 13.1이닝 17자책점(평균자책점 11.48)을 기록하며 호흡이 썩 좋지 않았던 루키 포수 윌 스미스 대신 올 시즌 꾸준히 호흡을 맞추며 좋은 성적을 냈던 베테랑 러셀 마틴과 4경기 만에 베터리 호흡을 맞췄다. 다저스는 디그롬을 맞아 장타력이 좋은 작 피더슨과 맥스 먼시로 테이블 세터를 구성했고 메츠는 첫 맞대결에서 출전하지 않았던 베테랑 로빈슨 카노가 6번 2루수에 배치됐다.

후반기 최고 투수 디그롬이 1회 다저스 타선을 13개의 공으로 돌려 세운 가운데 류현진 역시 1회 투구에서 디그롬 못지 않은 안정감을 뽐냈다. 선두 타자 아메드 로사리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류현진은 J.D. 데이비스를 루킹 삼진, 제프 맥네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세 타자로 1회를 가볍게 끝냈다. 부진했던 경기에서 흔들리던 주무기 체인지업의 제구가 잡힌 것이 1회 호투로 연결됐다.

2회 선두타자로 나온 메이저리그 홈런 전체 1위(47개) 피트 알론소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2사 후 카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토드 프레이저의 잘 맞은 타구가 A.J. 폴락의 정면으로 가면서 큰 위기 없이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은 3회에도 후안 라가레스를 삼진, 디그롬을 2루 땅볼로 처리한 후 로사리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데이비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4회 한 타석이 돈 메츠의 중심타선을 다시 만난 류현진은 메츠의 강한 중심타선을 상대로도 전혀 위축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선두타자 맥네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알론소를 1루수 파울 플라이, 윌슨 라모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날 경기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4회까지 2피안타3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디그롬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호투를 이어갔다.

다시 한 번 확인한 베테랑 포수 마틴과의 환상 호흡

지난 4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 온 류현진이기에 5회를 맞는 마음가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민 류현진은 이전 경기들과 달리 5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전 타석에서 안타를 허용한 카노를 공 1개로 땅볼 처리한 류현진은 프레이저를 중견수 플라이, 라가레스를 1루 직선타로 막아내며 2이닝 연속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이 5이닝을 넘긴 것은 지난 8월 1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6회 기습번트를 시도한 디그롬을 마틴의 깔끔한 수비로 처리하며 선두타자를 처리한 류현진은 로사리오를 삼진, 데이비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3회까지 투구수가 다소 많았던 류현진은 4회 12개, 5회 8개에 이어 6회에도 11개의 공으로 가볍게 3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했다. 6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단 77개로 오히려 디그롬(83개)보다 더욱 경제적인 투구를 펼쳤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맥네일을 유격수 땅볼, 알론소를 루킹 삼진, 라모스를 삼구삼진으로 처리하며 7이닝 무실점 투구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이미 8번이나 7이닝 이상 무자책 경기를 만든 적이 있지만 지난 4경기 연속 부진을 털어낸 것이라 메츠전 호투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은 8회초 타석에서 대타 에드윈 리오스와 교체되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야구 경기에서 대부분의 포수들은 장타를 경계해 투수에게 높은 공보다는 낮은 공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과 호흡을 맞춘 포수 마틴은 높은 공을 지나쳐 보일 정도로 많이 요구했다. 그리고 마틴의 영리한 투수리드는 류현진의 높은 집중력, 뛰어난 제구력과 만나 한 달 만의 7이닝 무실점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7회까지 9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한창 좋았을 때의 투구 패턴을 되찾은 것이 고무적이었다.

게다가 이날 맞대결 상대는 평범한 선발 투수가 아닌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노리는 최고의 투수 디그롬이었다. 이런 대투수와의 맞대결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는 것은 가을야구를 앞두고 자신감을 끌어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지구 우승을 확정 지은 상황이라 향후 등판 일정은 유동적일 수 있지만 큰 변화가 없다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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