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변신> 김홍선 감독 인터뷰 사진

영화 <변신> 김홍선 감독 인터뷰 사진ⓒ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장기 밀매를 다룬 <공모자들>, 케이퍼 무비 <기술자들> 그리고 <반드시 잡는다>까지. 김홍선 감독은 그동안 현실에 기반을 둔 액션, 범죄 스릴러 영화에 특화된 연출력을 선보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악령이 등장하고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공포영화 <변신>(21일 개봉)을 들고 우리를 찾아왔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변신>의 김홍선 감독을 만났다. 당시 개봉을 앞두고 있던 그는 "잠을 못 자고 있다"며 긴장한 모습이었다. 관객들의 평가를 하나하나 찾아본다는 김 감독은 "악플은 이제 익숙해졌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이번 영화는 (시사회에서) 호불호로 반응이 나뉘어서 조금 더 긴장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어느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을 그렸다. 그에게 <변신>은 첫 공포영화 도전인 셈. 그는 "그동안 해왔던 가족, 사회갈등 이런 측면은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호러 장르에도 스릴러, 서스펜스를 충분히 녹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판타지가 들어간 부분은 내게도 도전이었다"고 털어놨다.

주로 현실적인 장르를 연출하던 김 감독이 악령과 구마 사제가 싸우는 판타지를 표현해야 한다는 점은 특히 김 감독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그는 "현실적으로, 내 스타일대로 접근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보시는 분들을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악마가 망치를 드는 것과 사람이 망치를 들고 다가오는 것은 완전히 느낌이 다르지 않나. 사람이 망치를 들고 있다면 막든가, 싸우든가 할 텐데 (악마에겐 그럴 수 없다). 아무리 힘 센 사람이라고 해도, 망치로 벽을 쳤을 때 안 뚫린다. 힘 센 무술감독님이 꽝 쳐도 튕기더라. 그런데 악마이기 때문에 벽이 푹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서 오는 서스펜스를 다르게 표현했다."

"배성우? 현실적 구마사제란 느낌 강했다"
 
 영화 <변신> 스틸 컷

영화 <변신> 스틸 컷ⓒ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김홍선 감독은 전작 <반드시 잡는다>에 이어 또 한 번 성동일과 손을 맞잡았다. 그는 이번 시나리오를 각색할 때 강구 역할을 맡을 배우를 마음 속으로 정해놓고 있었다며 그 사람은 성동일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김 감독은 무엇보다 말이 잘 통하는 동료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반드시 잡는다> 할 때 성동일 선배는 15회차밖에 안 나왔다. 짧았지만 너무 즐거웠고 감독이 불편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편이다. 호흡이 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촬영 때도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많이 했고 함께 하고 싶었는데 역할에 딱 어울려서 부탁 드렸다. 작품에 대한 분석,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도 뛰어나다. 일을 하다 보면 말이 안 통하는 분들 가끔 있지 않나. 그런데 성동일은 척 하면 바로 알아듣는다. 예를 들어 어려운 걸 부탁해야 할 때도 먼저 눈치 채고 알아서 해준다. 제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 보여주시니까. 그런 게 좋다."

위험에 빠진 강구(성동일 분) 가족을 구하는 구마 사제 중수 역은 배우 배성우가 맡았다. <변신>의 배성우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 김홍선 감독은 배성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현실적인 구마 사제라는 느낌이 강했다. 실제로 신부님들을 만나면 따뜻하면서 친근한 느낌이다. 구마 사제 다큐멘터리를 보더라도 나이 드신 분들이 많다. 배성우 선배님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극중에서 끈끈한 형제애를 보여주는 배성우와 성동일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분 다 연기를 잘하시니까 서로 양보하더라. 그러다보니 호흡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연기할 때) 욕심부리지 않고 힘을 빼고 연기했다. 그게 더 리얼하게 보이지 않았나. 성동일 선배는 항상 그러셨다. 딸들, 아들한테도 맞춰주고 아내한테도 맞춰주고. 그게 참 좋았다. 혼자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 호흡에 맞춰주는 것이니까."

영화에서는 눈 색깔이 바뀌고 피부에 수포가 일어나고 피가 흐르는 모습 등으로 악마를 표현한다. 김홍선 감독은 이를 연출할 때 CG가 아닌, 직접 분장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는 "평소 CG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CG를 하면 여러 상황과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원하는 게 안 나왔을 때 돌이킬 수 없다. 과거 영화를 찍으면서도 삭제한 신들이 있다. 그래서 웬만하면 분장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0년 더 '열일'하겠다
 
 영화 <변신> 김홍선 감독 인터뷰 사진

영화 <변신> 김홍선 감독 인터뷰 사진ⓒ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지난 2015년 영화 <검은 사제들> 이후로 <곡성> <사바하> <사자> 등 충무로에도 '오컬트' 영화가 부쩍 늘어났다. 후발주자인 <변신>으로서는 이들과의 차별점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오컬트 요소가 가미된 호러 영화"라고 표현했다. 이어 "하우스 호러 장르에 오컬트가 섞인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 오컬트 호러는 처음이 아닐까 싶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오컬트를 좋아하는 분들이 모두 보셔도 좋아할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개봉한 '오컬트' 영화들과 <변신>의 가장 큰 차이 역시 가족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집은 꼭 머물러야 하는 공간이니까 밀실 하우스호러 같은 느낌을 살리기에는 가족이 변하는 게 재밌고 신선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가장 편안한 집에서, 믿을 수 있는 가족이 이상한 행동을 할때 거기서 오는 공포감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자상한 아버지, 음식을 잘 만드는 어머니 등 가족을 다소 전통적이고 전형적으로 그린 면도 있다. 이에 대해 김홍선 감독은 공포영화를 만들기 위한 효율적인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반대로 전형적으로 그리는 데서 오는 새로움이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색다른 가족을 그렸다면 그들의 전사 이야기도 필요하고 캐릭터 구축도 해야 한다. 그런 것에 시간을 뺏길 수 없었다. 또 거기서 악마로 변했을 때 차별화 지점도 많이 둘 수 없을 것 같았다. '너무 전형적이지 않나' 하는 반응도 알고 있다. 그런데 전형적이고 사람들이 많이 본 듯한 느낌에서 비틀었을 때 더 효과적으로 다가올 것 같았다."

지난 2012년 데뷔작 <공모자들>부터 <기술자들> <반드시 잡는다> 그리고 <변신>에 이르기까지 김홍선 감독은 2~3년에 한 번씩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후반 작업까지 모두 감독의 몫인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소처럼 일한 셈이다. 그는 앞으로 30년 더 '열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일이 너무 즐겁고 재밌다. 그렇다고 가족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니다. 가족 아니면 일밖에 없다. 늘 사무실 아니면 집에 있다. 70대까지는 이렇게 살고 싶은데 아직 30년 남았다. 평소에는 만화책도 좋아하고 책도 많이 읽는다. 영화, 드라마도 많이 보는 편이다. 프리나 후반작업 끝나고 나면 나름대로 쉬기도 한다. 이번 <변신>이 끝나면 3주 정도 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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