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 시각) 울버햄튼 원더러스 FC(아래 울버햄튼)가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9-2020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레스터 시티 FC(아래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 고전했던 울버햄튼은 후반전 전술 변화로 단순하고도 효율적인 공격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골 결정력, 세밀한 플레이 부재가 아쉬움을 남겼다.

레스터 시티 상대로 개막전 펼친 울버햄튼

이날 울버햄튼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레스터 시티가 전반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그들을 몰아쳤다. 매디슨이 중심이 된 중원은 주앙 무티뉴, 오토, 덴통커 등이 버틴 미드필더 라인을 잠식했고, 최전방의 바디는 특유의 속도감 있는 공격으로 울버햄튼 수비진들을 무너뜨렸다. 이에 울버햄튼 수비수들은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수비에 집중했고, 공격수들도 마찬가지로 상대 수비에 묶여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니 울버햄튼은 공격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최전방에 히메네즈와 지오구 조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스를 받을 때 고립되는 장면이 많았고 그들은 고립을 피하기 위해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쉽지 않았다. 상대 중원에 수비력이 좋은 은디디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디디가 그들에게 오는 공을 끊어내고 바로 공격 전환을 이어가자 울버햄튼은 재차 수비에 집중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전반 종료 직전 지오구 조타가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득점 기회를 맞았으나 제대로 슈팅을 해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이대로 경기가 이어진다면 울버햄튼이 레스터 시티에 경기 주도권을 내줄 것은 자명한 결과였다. 울버햄튼은 이 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드필더진을 생략하고 곧바로 공격으로 올라섰다. 즉, 세밀한 패스와 측면 돌파를 통해서 공격 기회를 잡는 것이 아닌, 수비에서 최전방의 지오구 조타와 히메네스를 보고 긴 패스로 단순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는 울버햄튼의 가장 강력한 공격 패턴이 됐다. 지난 시즌에 이와 유사한 공격 패턴으로 강팀과의 경기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적이 여럿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도 가득했다.
 
이번 시즌 '빅 6' 위협할 다크호스 1순위 울버햄튼, 하지만...

그들은 후반 2분 만에 기지개를 켰다. 히메네즈가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제쳐낸 후 강력한 슈팅으로 슈마이켈 골키퍼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리고 후반 6분 덴동커가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레스터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것을 덴통커가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VAR 판독 결과 이전 상황에서 수비수 볼리의 핸드볼 파울이 지적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시간이 지날수록 울버햄튼은 더욱 직선적인 움직임을 만들었다. 그러자 레스터 시티가 전반전과 다른 흐름에 고전하기 시작했다. 미드필더들은 주춤하며 위험 지역에서 공을 뺏기기 일쑤였고 순간 수비 전체가 비는 아찔한 장면도 한 두 차례 발생했다.
 
다만 울버햄튼은 이와 같이 후반전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승점 3점을 따는 데 실패했다. 문제는 세밀함이었다. 울버햄튼은 후반전 이와 같은 효율적인 공격을 보여주고도 세밀함 부재에 발목이 잡혔다. 우선 최전방의 지오구 조타와 히메네즈 등 공격수들이 침투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후반 10분 슈마이켈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지오구 조타의 슈팅은 임팩트가 정확지 못했다. 결국 그는 후반 30분 쿠트론과 교체되어 나갔다. 히메네스도 기회가 날 때마다 슈팅을 아끼지 않았으나 상대 골문을 뚫기란 무리였다.
 
게다가 후반 막바지로 흐르면서 선수들의 기본적인 실수가 겹쳤다. 공격수들은 쉽게 잡을 수 있는 공을 터치 실수 등으로 인해 공격권을 내줬다. 수비에 힘들게 성공하고 쉽게 공격에 실패하니 그만큼 상대가 공격하기 편했다. 다행히 수비수 볼리와 코디 등 센터백들의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지 않으며 추가 시간 4분을 포함, 잔여 시간 동안 레스터 시티의 총 공세를 막아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 '빅 6'를 위협할 다크호스 1순위로 꼽히는 등 기대감이 큰 팀이다. 이날 경기에서 후반전 보여준 단순하고도 강력한 플레이는 그 예상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보다 세밀함을 갖춰야 한다. 결정력과 세밀함 없는 역습은 둔탁한 축구를 구사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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