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미디어촌과 선수촌의 전경.

2019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미디어촌과 선수촌의 전경.ⓒ 박장식

 
2019 광주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과 운영인력, 그리고 외신기자들은 어디서 잠을 자고, 식사하고, 그리고 휴식을 취했을까. 조직위원회는 여러 경기가 열렸던 남부대학교에서 20분 거리, 광주송정역에서 10분 거리의 우산동 주공아파트 자리에 선수촌을 마련하고 외신기자와 운영인력, 선수 등을 상주케 했다.  
6000명이 살 수 있는 이곳 우산동 선수촌에는 스물다섯 개 동 아파트단지에 여러 나라의 선수로 가득 차 있다. 지난 7월 12일부터 17일간 열린 이번 대회에서 전 세계 선수들의 꿈을 녹여낸 선수촌과, 운영인력과 기자들이 고단했던 하루를 정리하는 미디어촌을 전격 해부한다.  

흔적 남기지 않는 것이 원칙  

선수촌과 미디어촌은 '새 아파트'다. 원래 주민들이 입주할 때까지는 새 아파트의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빌트인 가구와 선수, 기자들이 이용할 필요가 없는 베란다, 드레스룸 등은 스티로폼 등으로 막아놓는다. 에어컨의 실내기와 실외기를 잇는 관 역시 벽에 구멍을 뚫지 않고 창문 틈으로 지나가게끔 설비한다.

방 구조도 단출하다. 누우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깨끗한 침대가 놓여있고, 책걸상과 서랍, 개인 장롱과 행거, 빨래건조대 등이 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냉장고, 커피포트와 TV도 거실에 놓여있다. 모든 방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더운 여름 편안하게 하루를 지낼 수도 있고, 시원한 생수도 부족함 없이 공급된다.

건물 곳곳에는 엘리베이터나 출입문, 바닥 타일 등에 보호용 비닐과 스티로폼 등을 씌웠다. 그야말로 '새 아파트를 빌려 사용하는' 느낌의 선수촌과 미디어촌이지만, 불편한 호텔이 아닌 집 같은 곳이고, 여러 편의시설과 편리한 교통 덕에 많은 선수와 기자들이 휴식을 취하기에는 제격이다.

 
 집에 온 듯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미디어촌의 객실.

집에 온 듯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미디어촌의 객실.ⓒ 박장식

 
선수들은 '21시간 뷔페', 기자들은 '아침 뷔페'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어떤 밥을 먹고, 기자들은 어떤 밥을 먹을까? 선수들을 위한 식당은 새벽 4시부터 다음날 밤 1시까지 열린다. 매일 100가지 이상 메뉴와 광주 음식인 육전, 송정떡갈비는 물론 한국식 디저트인 약과 등 한과까지 다양한 음식이 제공된다. 선수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아 떡갈비의 경우 하루 3000개씩 소진될 정도였다.

밥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때 선수들은 도시락을 이용하기도 하고, 내부 카페를 찾아 커피나 와플을 먹으며 TV로 중계되는 경기를 관람하기도 한다. 기자들이 지내는 미디어촌에는 GS25 편의점이 있어 도시락 등 간편식은 물론 주류와 안주거리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기자들은 매일 아침 5시부터 11시까지 조식을 이용할 수 있다. 90여 가지의 음식이 차려진 기자 식당에는 매일 500여 명 정도가 찾아 아침식사를 하고 간다. 즉석에서 제공되는 오믈렛과 계란프라이는 물론 할랄 푸드, 샐러드 등이 마련돼 있다. 매일 서로 다른 디저트가 제공되어 미디어촌을 이용하는 기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점심과 저녁에는 일품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이 운영되어 식사를 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플레이룸에서 오락실 게임을 즐기고 있다(왼쪽). 선수들이 체력을 관리하는 피트니스 룸의 모습(오른쪽)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플레이룸에서 오락실 게임을 즐기고 있다(왼쪽). 선수들이 체력을 관리하는 피트니스 룸의 모습(오른쪽)ⓒ 박장식

  선수들은 무엇을 하고 놀까

선수촌에는 어떤 편의시설이 있을까. 경로당, 주민카페 등으로 꾸며질 주민 커뮤니티 센터에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고, 즐겁게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지하 1층에는 당구대와 탁구대와 오락실 게임기가 준비된 플레이룸이 있다. 조직위원회의 권상혁 매니저는 "선수들이 밤 11시가 넘어서도 여기서 노느라 문을 닫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웃었다.

1층에는 선수들을 위한 세탁소, 우체국과 은행, 편의점이, 2층에는 삼성전자가 마련한 체험관 등이 마련되어 있다. 삼성전자 체험관에서는 안마의자에 누워 삼성전자의 음향기기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코인 노래방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3층에는 피트니스 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권상혁 매니저는 "아침이나 밤에는 선수들이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창 식사할 저녁 시간대였지만 선수들은 아령을 들거나, 벤치 프레스를 하는 등 근육과 지구력을 키우는 운동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외부 텐트에 설치된 편의시설엔 카페와 기념품 판매점, 무안공항이 직영하는 면세점이 있고, 관광안내소도 있다. 흥미로운 시설은 미용실인데, 3주 넘게 머물러야 하는 선수들이 많아 미용실이 필수란다. 광주 화정동에서 미용실을 한다는 선수촌 미용실의 김남희 원장은 "선수들이 많이 찾아온다"라며 "머리에 만족하고 갈 때 참 만족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선수촌 앞에서는 매일 여러 문화공연도 열린다. 국악, 재즈, 인디 록이나 해외 전통악기 연주 등 여러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자원봉사자, 선수, 기자와 지역주민이 한 데 어우를 수 있는 화합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2019 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국악 밴드인 '예결밴드'가 공연하고 있다.

2019 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국기광장에서 국악 밴드인 '예결밴드'가 공연하고 있다.ⓒ 박장식

  
 선수촌은 다음달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으로, 내년 3월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파트가 된다.

선수촌은 다음달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선수촌으로, 내년 3월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아파트가 된다.ⓒ 박장식

 
2020년부터 '원래 주인' 입주

1988년 서울올림픽 때의 올림픽선수기자촌, 평창 동계올림픽 때의 강릉과 평창의 선수촌, 미디어촌아파트가 민간에 분양되어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었듯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선수촌 역시 후처리 작업 등을 마치고 민간에 분양된다. 과거 우산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던 주민 등 1660세대가 이곳에서 내년 3월부터 생활한다.

그 전에 이곳은 남은 대회의 선수촌 역할을 한 번 더 수행한다. 오는 8월 아마추어 선수들이 맞붙는 '2019 광주FINA세계마스터즈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기 때문.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역시 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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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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