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의 한 장면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의 한 장면ⓒ MBC


배우 김지훈씨가 '서치K'를 맡아 진행한 가짜뉴스 팩트체크 프로그램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시즌2가 지난 15일 종영했다. 지난달 24일 시즌2 첫 방송을 시작한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는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부터 브랜드 대상 등 우리 사회에 등장하는 가짜뉴스를 팩트체크했다.

특히 마지막 방송인 4회에서는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국내 언론의 잘못된 보도 행태를 짚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일본어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 어떻게 바뀌는지 자세히 다루었다.

취재 뒷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17일 4회를 만든 김재영 PD를 만나 취재 당시 느낀 점과 시즌 2 종영 소회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 PD와 나눈 일문일답.

-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시즌 2가 지난 15일로 종방되었어요. 소회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10개월 정도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를 했는데 가짜뉴스로 인해서 한국 사회에 소모적 갈등이 많다는 걸 느껴요. 이상한 보도나 뉴스가 아니면 벌어지지 않을 일들이 대중에게 무차별적으로 퍼지며 비용을 많이 치른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 배경엔 가짜뉴스로 인해 이득 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사실 이런 뉴스를 걸러주는 역할 해야 하는 게 공영방송 혹은 레거시 미디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 측면에서 예전에 소비자 고발 프로가 있던 것처럼 가짜뉴스를 타깃으로 하는 시사 장르가 충분히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가짜뉴스를 법적으로 어떻게 하자, 말자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러나 그런 것보단 매체 간의 건강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공영방송이 해주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어요."

가짜뉴스를 부추기는 우리 사회 환경 두 가지
 
 김재영 MBC PD

김재영 MBC PDⓒ 이영광


- 가짜뉴스는 최근에 생긴 게 아니라 예전부터 있었잖아요. 그런데 왜 최근 들어 문제가 더 커졌을까요?
"가짜뉴스 혹은 오보의 폐해가 많았잖아요. 지금 왜 가짜뉴스에 대해 첨예해지냐면, 전 두 가지 이유로 봅니다. 첫째 속보가 빨라졌어요. 미디어들 사이 경쟁이 강해졌고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는 측면이 있고요. 둘째는 진영논리가 강해졌어요. 그러니 '니가 이 진영에 속하지? 내가 이렇게 내가 저 진영 공격하는 가짜뉴스 던져줄게'라면 엄청 소비되는 거예요.

지금은 촛불과 탄핵, 정권교체, 그리고 여야 간 극심한 갈등이 계속 이어지는 정치적 변혁기 한가운데 있는 셈인데요. 진실이 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뉴스를 소비하고 싶은 욕구가 커진 세상이 된 거죠. 사실을 찾아보는 게 아니라 자기 입맛에 맞고 자기 진영에 유리한 뉴스만 소비하는 현상이 벌어지니까 가짜뉴스라 하더라도 전파력이 더 커지게 되고 큰 폐해가 드러나는 거죠."

- 시즌제 하신 건 처음일 텐데 해보니 어떠셨어요?
"사실 이번 시즌은 우여곡절 끝에 현 < MBC 스페셜 > 시간대에 기생하는 모양새로 했는데요. 만약 시즌제를 한다면 이번처럼 4회를 하고 두 달을 쉬고 또 4회를 하는 방식보다는 12회 정도를 연속으로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어야 제작비 상 '규모의 경제'를 모색해 좀 더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도 있고요."

- 아쉬운 점은 뭐였어요?
"이렇게 10회로 끝나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사실 지난해에 처음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를 만들고 또 이달의 PD상을 받고, 노동조합에서 주는 2018 올해의 프로그램을 수상할 때만 해도 레귤러의 가능성, 또 지속적인 시즌제 가능성을 계속 타진했는데요. MBC 상황이 그걸 가능하게 해주지 않더라고요. 굉장히 아쉬웠어요.

그리고 MBC 시사프로의 전체적인 약점이기도 한데요. 현재 정치, 사회적 이슈는 주로 유튜브를 통해 유통되는 측면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저희가 그 부분에 대한 시스템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름 화제가 될 만한 아이템들도 한번 방영하고 나면 끝나는, (유튜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유통하지 않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부분 또한 아쉬운 측면이었습니다."

- 마지막 회에서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일본판 한국 신문, 특히 일본판 <조선일보>에 대해 다뤘잖아요. 지난해 파일럿에서 일본을 다뤘는데 다시 다룬 이유 있을까요?
"지난해 11월 일본 우익이 만드는 혐한 뉴스가 있는데 혐한 뉴스 세계관이 우리나라 극우와 비슷하고 심지어 우리나라 극우와 서로 소통하고 있고 심지어 일본 외신을 가장한 우리나라 뉴스도 있다는 걸 파일럿 방송 때 내보냈어요. 방송을 하면서 일본판 <조선일보>나 <중앙일보>까지 일본 우익에게 영향 미친단 생각을 안 했는데 그 당시 알게 된 거죠.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간에 일본판 <조선일보>, <중앙일보>의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이 일본 우익에게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해석을 하자면, 양대 신문사가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부분에서 어떤 정파적인 이해가 분명히 존재하겠죠. 그런데 아베 정부를 비롯한 일본인들 중 문재인 정부를 싫어하는 이들이 있거든요. 이런(이해관계) 게 맞아 떨어지면서 일본판 <조선일보>나 <중앙일보>의 "문재인 정부는 반일정부"라는 식의 공격이 일본사람에게 굉장히 많이 읽히고 있었고 그중엔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여론이 한국 정부에 적대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그 신문들의 논조, 가짜뉴스에 가까운 기사 첨삭, 제목 장사가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 하나로 설명 안 된다"
 
 김재영 MBC PD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재영 MBC PD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어떻게 취재를 시작하게 된 건가요?
"일본 출장 중에 우연히 도쿄 시내에서 일본 사람들이 하는 집회를 마주치게 되었죠. 'fake moon president out'이라고 있는 거예요. 거기는 한미일 동맹을 촉구하는 집회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일 동맹의 적이라는 거죠. 우리나라 태극기 집회와 비슷한 얘기를 하기에 이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살펴봤더니 한국의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고 일본에서 발행되는 일본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논조에 영향을 받았더라고요. 거기부터 시작한 거예요."

- 일본 극우들 사이에서 한국 극우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나요.
"우리나라 일베 사이트에 가면 여성 혐오나 문재인 정부 비하 하는 글이 많이 있어요. 그리고 개중에는 (극우) 일본인들이 좋아할 만한 한국 비하, 현 정부 비난 글이 많거든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일본의 극우들은 한국의 일베 사이트를 알게 된 거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거죠. 둘이 세계관이 비슷한 거예요."

- 일본에서 태극기 집회가 열린다는 사실도 놀랍던데...
"태극기 집회라기보다,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탄핵 후유증인데, 일본 내에도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러다 보니 그 당시를 향수하는 사람이 있는 거고 그들이 보기에 박근혜 정부보다 현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그분들이 착각하는 게 뭐냐면, 박근혜 정부 때도 한일관계가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현 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나쁜 상황에서 북한과 (한국의) 관계가 좋아지니 일본 우익들은 달갑지 않은 거예요. 그런 게 영향을 미쳐서 태극기 집회를 여는 겁니다. 거기에 우익적 사상을 가진 시민이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거죠."

- 일본의 전체적 분위기는 어떤가요?
"일본 일반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를 반일정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런 거죠. 예를 들어 예전에 우리나라도 반미 분위기가 있었잖아요. 그렇다고 미국 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은 다 반미라고 생각 안 하잖아요. 문재인 정부를 반일 정부라고 생각 안 하는데 오히려 일부에서 낙인을 붙이는 거죠. 전반적으로 우경화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를 반일 정부로 규정 짓고 있지는 않은데, 일부 우익이 혐한 시위를 하죠. 이럴 때 중요한 건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는 거죠."

- 문제 중 하나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일본어판의 제목 변경인 것 같은데, 어떤가요?
"확실히 제목은 많이 바꾸는 것 같아요. 한국 신문에서 문제가 될 만한 표현을 슬쩍슬쩍 넣어요. 예를 들어 '문재인 중병설' 같은 경우, 한국 <조선일보>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거 아니냐'는 보도를 하지 않았거든요. 근거가 없는 내용이니 썼다면 문제가 됐겠죠. 그런데 일본 신문까지 우리가 어떻게 못 하잖아요. 그런 부분 때문인지 (조선일보 일본어판은) 슬쩍 슬쩍 (그런 부분을 끼워) 넣었고 결국 일본 신문에 인용되는 양상이었어요."

-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일본판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셨어요?
"<조선일보>의 경우 제목 바꾸기가 상당히 자극적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굉장히 우익적 성격을 띤 신문보다도 더 과격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일본의 지식인들이나 국회의원들은 일본의 정론지들에서 '문재인 정부는 반일정부'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하더군요."

- 일본어판이 다른 이유에 대해 조선일보 입장은 안 들으셨어요?
"저희가 <조선일보>에 전화해서 왜 제목을 바꿨냐고 묻는 게 (프로그램 성격상)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 PD수첩 >이라면 그렇게 했을 텐데 (우리는) 저널리즘 비평 프로그램이라서 드라이하게 보여준 거죠."

-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를 이번 회차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뭔가요?
"지금 한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지는 일들은 하나로 설명될 문제는 아니에요. (프로그램을 통해) 강제징용 문제 이면엔 복잡한 관계가 얽혀 있다는 단면을 보여준 것 같아요. 한국 신문들 때문에 일본 정부가 이랬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 언론사들의 일본판 신문들이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반일정부'고 '문재인 정부는 민족주의 정부'라는 걸 얘기했죠. 한국 미디어의 비판과 공격이 역할 했을 거라는 점이에요. 지금 상황은 한 가지로 설명이 안 되죠.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중엔 한국 언론 역할도 있었을 거란 거죠. 그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 조국 민정수석 얘기하셨지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언론사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했잖아요. 일각에선 고 대변인이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언론 간에 서로 견제하고 또 때로는 논쟁을 해야 건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일본판 한국 신문의 문제점에 대해 방영을 한 건데요. 공교롭게도 저희 방송 때문에 논쟁이 시작된 게 아니라 청와대가 저희 방송 내용을 보고 문제 제기를 따로 하면서 논쟁이 시작되었어요. 만약 청와대가 나서지 않았다면 과연 논쟁이 이루어지고 문제점이 부각되었을까요? 대중들이 청와대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지금 크게 반응하고 있는데요. 저는 거꾸로 묻고 싶어요. 저희 프로그램 방송 후 왜 다른 언론들은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걸까? 왜 (언론들은) 조국 수석이 지적한 이후에 또 그걸 받아썼을까, 등 여러 의문이 듭니다."

- 이번 일과 관련해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청와대 주장에 반박했어요.
"반박과 설명을 하는 건 당연히 언론사로서 할 수 있는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는 현재 한일관계가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된 가운데, 과연 우리 언론이 지금껏 한일관계를 제대로 보도했는가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활발해졌다는 부분에서 저희 프로그램이 역할을 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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