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16일 MBC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이들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법원 복직 결정 이후 우리는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 별도 공간에 격리됐고, 사내 전산망 접속이 차단됐다"라고 밝혔다.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16일 MBC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이들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법원 복직 결정 이후 우리는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 별도 공간에 격리됐고, 사내 전산망 접속이 차단됐다"라고 밝혔다.ⓒ 김윤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첫날 MBC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고용노동부에 MBC를 고발했다.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16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법원이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MBC 노동자다. 하지만 복직 결정 이후 우리는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 별도 공간에 격리됐고, 사내 전산망 접속이 차단돼 회사 소식을 알 수도 없다. 월급은 받고 있지만 회사는 업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MBC를 '직장 내 괴롭힘' 1호 사업장으로 신고했다.
 
MBC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전문계약직 아나운서' 11명을 뽑았다. 당시 MBC는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었고, 노조원인 MBC 아나운서들 대부분이 블랙리스트로 분류돼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2017년 9월 언론노조 MBC본부의 총파업이 시작됐고, 그 결과 김장겸 사장이 해임되고 같은 해 12월 최승호 사장이 취임하며 경영진이 교체됐다.
 
이들 아나운서들은 최승호 사장 체제 MBC에서 계약이 종료됐고 연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후 노동위원회에 '재계약 거절은 부당해고'라며 구제 신청과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채용 당시 MBC가 형식적으로만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한 것일 뿐, 정규직 아나운서와 같은 과정을 거쳐 채용됐고, 이전 경영진에게 '정규직' 약속을 수차례 들었다고 주장하며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계약 종료가 아닌 부당해고'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들의 계약갱신 기대권을 인정했고, 가처분 재판부는 "해고무효확인 사건의 판결 선고 시까지 아나운서들이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는 인용 결정을 내렸다. 본안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MBC 조치에 노동시민사회가 당혹하고 있다"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16일 MBC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이들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법원 복직 결정 이후 우리는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 별도 공간에 격리됐고, 사내 전산망 접속이 차단됐다"라고 밝혔다.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 16일 MBC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이들은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법원 복직 결정 이후 우리는 9층 아나운서국이 아닌 12층 별도 공간에 격리됐고, 사내 전산망 접속이 차단됐다"라고 밝혔다.ⓒ 김윤정


법원 결정에 따라 지난 5월부터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MBC에 출근하고 있지만, MBC는 본안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이들에게 업무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법원의 복직 결정에도 아나운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 근로기준법 76조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의 법률 대리인인 류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휴먼)는 "아나운서들은 지금 복직하지 않으면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는다"면서 "못 받은 돈은 받으면 되지만 젊은 노동자들의 시간은 돌려받을 수 없다. 커리어가 중단되지 않도록 당장 일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석호 전태일재단 50주기 사업위원장은 "MBC의 조치에 노동시민사회가 당혹하고 있다"면서 "최승호 사장 체제의 MBC가 이 결정을 슬기롭게 해결할 것으로 믿었으나, 이대로 간다면 적폐 경영진에 맞서 싸우던 MBC 구성원들과 함께 풍찬노숙하던 시민사회도 함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도 "굉장히 많은 직장 내 인권침해 사례를 봤지만, 공정방송을 만들기 위해 함께 싸운 지금의 MBC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면서 "관련 기사가 나갈 때마다 '적폐 아나운서'라는 댓글이 달린다. MBC가 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MBC가 이들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괴롭힘도 중단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진정서를 고용노동청에 접수했으며, 최승호 사장에게 면담을 신청했다.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