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추적 YG 성 접대 의혹 2부'의 한 장면

24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추적 YG 성 접대 의혹 2부'의 한 장면ⓒ MBC

 
결자해지다. 버닝썬 사태가 터진 이후 경찰과 유착관계, 그리고 성접대와 마약 유통의 배후로 YG를 겨냥했던 MBC <스트레이트>가 보다 더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제시했다. 24일 오후 방송된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핵심 내용은 양현석과 싸이가 동남아 재력가를 여러 차례 만났고, 나아가 유흥업소 여성들이 동남아 재력가가 소유한 2600억 원 상당의 요트에 머무는 등 여행을 떠났는데, 그 여행의 배후가 바로 YG였다고 보도했다.

양현석은 그간 동남아 재력가 성접대 의혹에 "사실 무근", "지인의 초대로 한번 참석했을 뿐 식사비 또한 내가 계산하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부인해왔다. 과연 사실일까. 

<스트레이트>는 이미 지난달 27일 방송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동남아 부호들에 대한 YG의 은밀한 접대' 편에서는 클럽을 찾았다가 GHB(물뽕) 피해를 입은 피해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태국 재력가와 YG 직원, 마약 투여를 시인했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간의 연관 관계를 파고들었다. YG와 마약, 그리고 성접대를 잇는 중요한 진술이었다. 

YG 관련 의혹에 부실 수사로 화답했던 경찰

5월 27일 방송은 '버닝썬 사태' 발생 후 민갑룡 경찰청장이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 "경찰의 명운을 걸겠다"며 두 달간 조사한 이후 사건의 핵심인물이었던 가수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아무개 대표 등의 성매매, 성매매알선, 횡령 등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던 직후에 나온 것이었다.

'승리가 승리했다'는 말과 함께 버닝썬 영업종료 이후 새로 개장한 또 다른 클럽에서 해당 사건을 꾸준히 방송해 온 프로그램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을 틀고 영업하는 풍경을 전하며 <스트레이트>는 양현석 전 YG 대표의 성접대 정황의 증거를 전했다.

2014년 9월, 태국인 재력가 밥과 말레이시아 재력가 조 로우가 YG 양현석 대표와 YG 소속 한류스타 가수가 함께 세 차례 이상 만났고, 이들이 유흥업소 여성들과 숙소로 사라지곤 했다는 사실을 복수의 목격자를 통해 전달한 <스트레이트>였다. 당시 방송에선 정 마담이라는 유흥업소 사장이 여성들을 동원했다는 사실 또한 덧붙였다.

6월 24일 방송에선 지난 회차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았던 한류스타 가수의 이름을 공개했다. 바로 싸이였다. 싸이 역시 관련 의혹에 SNS를 통해 "지인이 있어 인사하러 갔을 뿐"이라 해명하며 성접대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스트레이트> 방송 직전인 지난 16일 싸이는 참고인 신분으로 양현석 성접대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사실 5월 27일 방송 이전에 이미 적극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했고, 진전된 결과가 나왔어야 했다. <스트레이트> 역시 4월 22일 방송을 통해 강남 클럽과 경찰과의 유착관계를 집중보도했다. 마약 유통 정황과 불법 성매매 흔적을 지우는 일명 소각팀의 실체까지 전했지만 이후 경찰 조사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횡령 및 성매매알선 등의 혐의로 청구된 승리와 유 모 대표의 사전 구속 영장은 기각됐고, 유 대표에게 클럽 단속 정보를 알려주고 수차례 접대와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윤아무개 총경에 대해선 비밀누설 항목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이와 관련된 인물들의 사건을 경찰이 어떻게 처리했는지 되짚어 보면 더욱 가관이다. 최근 최종훈, 로이킴, 에디킴 등과 함께 일명 '승리 단톡방 멤버' 중 하나였던 가수 정준영은 지난 2016년 여자친구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당시 경찰 수사팀장과 정씨의 변호사가 공모해 부실 수사를 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진 바 있다. 이외에 최종훈, 로이킴, 에디킴 등도 카톡방에 음란물을 유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양현석 물러난다고 될 일? "이제 시작인데..."
 
 24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추적 YG 성 접대 의혹 2부'의 한 장면

24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추적 YG 성 접대 의혹 2부'의 한 장면ⓒ MBC


다시 <스트레이트> 방송으로 돌아가 보자. 복수의 목격자와 피해자 인터뷰로 경찰의 늦장 수사와 모르쇠, 나아가 양현석과 싸이의 성 접대 정황을 전해왔음에도 현재까지 수사는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을 제작진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24일 방송이 택한 건 보다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였다. 2014년 9월 한국을 찾은 조 로우와 양현석이 만났고 정 마담이 운영하는 유흥업소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YG 직원이 조 로우 일행과 여성들이 따로 묵을 숙소 또한 결제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사람은 <스트레이트> 측에 룸에서 조 로우와 양현석, 싸이가 누구와 어느 자리에 앉아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마담이 나 때문에 고생했는데 술 많이 팔아줘야지. 알아서 넣어 줘"라는 양현석 대표의 말은 덤이었다. 

나아가 조 로우는 한 달 뒤인 2014년 10월 유흥업소 여성과 일반인 여성 10명을 모나코로 초대한다. 정 마담도 당시 동행했으며 이들은 모두 에어프랑스 비즈니스석에 앉았다고 한다. 이들은 2600억 원대 초호화 요트에서 파티를 즐겼으며 한 명품매장을 찾아 수억 원에 달하는 제품을 선물로 받았다. 약 일주일간의 유럽 체류로 여성들이 받은 돈은 인당 1천 만 원에서 2천만 원가량. 

<스트레이트>는 당시 유럽 일정에 합류했던 한 여성 등의 말을 빌려 "매장이 닫는 시간인데도 조 로우가 지시해서 열게 하고 여행 마지막 날 선물을 줬다. 이 출장은 YG 직원이 기획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YG 직원이 출장을 주선하며 정 마담에게 여성 섭외를 의뢰했고, 그 여성들의 비용을 조 로우가 댄 것이다. 

물론 양현석 말대로 YG와 동남아 재력가 성접대가 무관할 가능성도 있다. 이 연결고리에 대해서도 <스트레이트>는 "정 마담이 여성들에게 돈 일부를 제대로 주지 않아 갈등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재력가들이 정 마담이 아닌 YG에게 항의했다. 그 때문에 정 마담과 양현석 간 관계가 잠시 어색해졌다"는 목격자 진술을 전하며 신빙성을 더하려 했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사실이 "접대가 아니었다", "5년 전 단 한 번 만났을 뿐", "지인의 초대로 식사만 했을 뿐 성접대가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라는 양현석과 싸이 주장과 배치된다. 여기에 더해 <스트레이트>는 양현석이 "성접대 의혹에 대해선 조만간 경찰에서 혐의없음으로 내사 종결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제작진에 전한 말도 함께 보도했다. 한 기업인이 공권력의 수사 상황까지 파악하고 있다는 정황이었다. 

조각난 사실, 그것을 꿰고 진실 밝혀야
 
 24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추적 YG 성 접대 의혹 2부'의 한 장면

24일 오후 방송된 MBC 탐사보도 <스트레이트> '추적 YG 성 접대 의혹 2부'의 한 장면ⓒ MBC


최근 팀 내 가장 모범적이었다는 아이콘의 리더 비아이의 마약 구매 사건이 재점화됐고, 이 과정에서 양현석의 수사 개입 의혹과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양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일선에서 모두 물러난다는 의사를 밝히고 모든 직책을 내려놓았다. 

과연 이걸로 갈음할 수 있을까. YG가 접대한 조 로우는 주진우 기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MB'라는 별명이 붙은 권력형 비리의 핵심인물이기도 하다. 태국 재력가 밥은 태국 전 부총리의 손자이자 전 방콕 시장의 사촌으로 알려져 있는 하이소(태국 상류층을 일컫는 말)다. <스트레이트>는 소속 가수 빅뱅의 수입에 상당 부분 의지하던 YG가 멤버들 군입대 이후 자구책 마련을 위해 동남아 지역에 각종 사업 진출을 하려 했고, 이를 위해 이런 재력가들과의 친분이 필요했을 것이라 보도했다. 

정리하면 자사의 수입 다각화를 위해 YG는 각종 범죄를 감추려 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 및 공권력과 유착 관계 일부가 드러난 셈이다. 물론 아직까진 혐의다. 그렇기에 양현석, 양민석 등 임원진의 사퇴가 더욱 전가의 보도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24일 방송 시작 무렵 진행자인 김의성이 "양현석 대표가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 것 같다. 이제 시작인데"라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이게 단순한 의혹이라고 보기에 어려울 것 같은데요. (중략) 이번에야말로 국민들의 의심을 지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버닝썬 사태 이후 드러난 연예인들의 범죄 행각 공권력과 유착 YG는 어떤 역할을 했고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철저히 파헤쳐주길 바랍니다." (김의성) 

한편 <스트레이트> 측은 25일 오전 <오마이뉴스>에 지난 5월 27일 방송과 6월 24일 방송에서 양현석과 싸이, 그리고 조 로우의 만남이 2014년 7월과 2014년 9월로 서로 다르게 방송된 것에 대해 "제보자의 제보에 따라 내용을 보도해 왔는데 최종적으로 2014년 9월이 맞다"고 알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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