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의 한 장면
전주영화제
김복동 할머니는 15세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23세가 돼서야 겨우 돌아올 수 있었다. 8년의 시간은 지옥과도 같았고, 감내하기 쉽지 않은 고통의 나날이기도 했다. 1992년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게 어려웠던 시절, 그는 일부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과거를 밝힌다. 일본의 사과를 받겠다며 결연한 의지로 나선 그는 전 세계를 돌며 평화-인권운동가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명확했다. 전쟁 범죄를 감추는 일본에 대한 비판과 잊지 말아야 할 역사에 대한 직시다. 김복동 할머니는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 자신의 거처였던 부산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갔다. 그리고 지난 1월 숨이 멈추는 순간까지 김복동 언제나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외쳤다.
김복동 할머니는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그 싸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다큐 <김복동>은 일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반드시 사과 받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만드는 작품이다.
<김복동>을 연출한 송원근 감독 등 제작진 또한 '기억'에 초점을 맞췄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놓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할머니들의 대응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할머니들에 대한 기억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6일 상영 직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송원근 감독은 "기억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맞춰서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할머니들이 얼마 남지 않았고 돌아가시면 끝이기에 할머니들을 기억해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송 감독은 "할머니들이 (대부분) 지병을 앓고 계셔서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 보여줄까 고민이 되었다"면서 "(할머니들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구나 하는 부분을 많은 분들이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 분 안 남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실 때까지 일본이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남은 사람들이 끝까지 이를 관철시켜 내야 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