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 <블랙 팬서>를 본 사람이라면, '블랙팬서' 트찰라(채드윅 보스먼)가 동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를 미국으로 데리고 갔을 때, 슈리가 한 말을 기억할 것이다.

"미국 LA에 간다길래 코첼라나 디즈니 랜드에 가는 줄 알았더니!"
 
슈리에게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 팬에게 '미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뮤직 페스티벌이 바로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이다. '코첼라'는 매년 4월 캘리포니아 인디오에서 열리며 1999년에 소규모로 개최했을 때는 단발성 행사로 끝날 듯 했으나,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아웃도어 페스티벌이 되었다. 처음에는 록 페스티벌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일렉트로니카, 힙합, 알앤비,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고루 출연한다.
 
지금까지 코첼라에서는 음악 팬들이 놓칠 수 없는 역사적 순간들이 여럿 만들어졌다. 지난해 최초의 흑인 여성 뮤지션 헤드라이너로서 무대에 올랐던 비욘세는 '코첼라를 비첼라로 만들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2016년, 건즈앤로지스(Gun's N Roses)의 재결합 공연 역시 펼쳐졌다. 코첼라를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SNS로 올리면서 라이프 스타일을 과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제는 미국을 직접 노린다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출연한 블랙핑크.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 출연한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올해의 라인업에는 'This Is America'로 그래미를 석권한 차일디시 감비노, '힙스터들의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는 호주 밴드 테임 임팔라, 아리아나 그란데, 빌리 아일리쉬, 위저 등이 포진해 있다. 올해 코첼라의 라인업을 보다가 예기치 못한 이름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금요일 두번째 줄 라인업에 'BLACKPINK'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핑크뿐만 아니라 밴드 혁오, 잠비나이 역시 이번 코첼라에서 공연한다)

12일 오후(현지 시각) 블랙핑크가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의 사하라 스테이지에 섰다. 유튜브 실황 중계를 통해 이날 블랙핑크의 무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뚜두뚜두'와 함께 무대 위에 등장한 블랙핑크는 밴드 세션의 화려한 연주에 맞춰 깔끔한 안무를 보여 주었다. 'Forever Young', 'Stay', '휘파람', 'Kiss & Make Up', 'See U Later' 등 한 시간 동안 총 13곡을 선보였다. 제니도 자신의 솔로곡 'Solo'를 선보였다.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무대 직후 논란에 휩싸였던 ABC <굿모닝 아메리카>의 아쉬움을 상쇄할 만했다.

K팝 가수 특유의 조심스러운 멘트는 여전했으나, 춤을 추는 모습에는 기합이 잔뜩 들어간 듯 했다. 한 시간 동안 댄스 라이브에 흐트러짐 역시 거의 보이지 않았다. 블랙핑크는 "우리의 꿈이 이뤄졌다"고 화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공연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몹시 뜨겁다. 사하라 스테이지에 수만 명이 모여 이들의 무대에 열광했다. '뚜두뚜두'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는 관객들의 목소리는 우렁찼으며,  #BLACKPINKxCoachella_D1 이라는 해시태그가 전 세계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올랐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레이블인 인터스코프(Interscope)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시작했다. 신곡 'KILL THIS LOVE'의 유튜브 조회수 역시 가뿐히 1억 건의 조회 수를 돌파했고, '뚜두뚜두'의 55위보다 높은 순위 역시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임스 코든 쇼> 출연 역시 확정지었다.

해가 지날수록 K팝 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과거 K팝은 어디까지나 영미권의 팝을 바라보며 벤치마킹하는 입장이었지만, 이제 K팝은 미국 주류 시장의 심장을 향해 직진하고 있다. 블랙핑크의 코첼라 공연은 그 과정을 잘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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