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의 또 다른 이지은들'이라는 독특한 소개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페르소나>가 오는 4월 5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다. 영화관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는 유통방식뿐 아니라 여러모로 독특한 점이 많은 실험적 작품이다. 배우 이지은(아이유) 한 사람을 두고 네 명의 감독이 각각 단편영화를 만들어 한 데 모은 것이 <페르소나>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페르소나>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페르소나>를 기획하며 영화 기획자로 변신한 윤종신과 영화의 주인공인 이지은, 그리고 임필성-전고운-김종관 감독이 참석했다(이경미 감독은 영화 촬영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MC는 박경림이 맡았다.

네 가지 다른 이야기, 네 가지 다른 이지은    
 
'페르소나' 이지은의 또 다른 이지은 배우 이지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보고회에서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
<페르소나>는 이경미 감독,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시리즈로, 이지은(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네 명의 개성 있는 감독들과 문화기획자 윤종신의 첫 제작 작품이다. 4월 5일 공개.

▲ '페르소나' 이지은의 또 다른 이지은 배우 이지은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 이정민

 
"이런 제안이 온 것도 신기하고 다 새로웠다. 제가 네 분의 영화를 원래 좋아했고 봤다는 것도 신기했다. 제가 낯가림이 있는 편인데 감독님들과 저에 대해 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더라. '벌써 합이 좋다'는 생각을 첫 만남부터 하게 됐다." (이지은) 

1. 이경미 감독, <러브세트>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못한 이경미 감독을 대신해 윤종신은 <러브세트>를 소개했다. 그는 "이지은의 모든 감정이 다 들어간 작품"이라며 "분함이 95%이긴 한데, 마지막에 나오는 이지은의 표정은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그 표정이 짠했다"고 말했다.  

이지은은 "다혈질적이면서 감정에 솔직한 역할이다. 원래의 제게 없는 모습 중 하나가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이다. 화를 터뜨리는 버릇을 안 해서 이 연기를 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경림은 "제가 지은씨를 중학생 때부터 봤는데 참 차분하고, 화내는 것도 못 봤는데 연기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2. 임필성 감독, <썩지 않게 아주 오래>

임필성 감독은 "지은씨의 노래 '잼잼'에서 영감을 받았다. 제목도 노래 가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 이지은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는 "지은씨는 감성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의 밸런스가 좋았다"며 "본인을 내려놓는 순간에 보이는 진공상태를 보면서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고 답했다.

이어 이지은은 임 감독의 작품에 관해 "사실 가장 어려운 캐릭터였다"며 "자유분방하고 독특한 캐릭터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잘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페르소나' 임필성-전고운-김종관 감독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보고회에서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페르소나>는 이경미 감독,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시리즈로, 이지은(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네 명의 개성 있는 감독들과 문화기획자 윤종신의 첫 제작 작품이다. 4월 5일 공개.

▲ '페르소나' 임필성-전고운-김종관 감독 ⓒ 이정민

 

3. 전고운 감독, <키스가 죄>

여고에 다녔다는 전고운 감독은 자신의 여고시절에서 영감을 얻어 <키스가 죄>라는, 가부장제에 대한 반발이 담긴 영화를 만들었다. 전고운 감독은 <소공녀> 이후 긴 휴지기에 들어가려는 차에 이런 제안이 와서 뜻밖의 구직을 할 수 있었다며 참여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지은은 "전고운 감독님과 같이 한 작업방식이 가장 독특했다"며 "대본을 보고 읽는 리딩이 아니라 상대배우인 심달기씨와 마주보고 즉흥적으로 서로의 상태를 읽어내게 하셨다. 그렇게 연기를 이끌어낸다는 게 놀라웠고 감독님의 리더십에 놀랐다"고 말했다. 

4. 김종관 감독, <밤을 걷다>

"제가 이 프로젝트 때문에 처음 이지은 배우를 만났을 때의 인상은, 굉장히 차분하고 나른하면서, 강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의 쓸쓸함 같은 게 보였다. 그런 부분들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녹여보면 어떨까 싶었다." (김종관 감독)

이에 이지은은 "원래 김종관 감독님을 좋아했는데 대본을 읽고 특유의 감성이 느껴졌다"며 "촬영을 할 때 운이 좋게 습기가 전혀 없고 쾌적한 여름밤의 날씨여서, 여름의 3일 동안 새벽에 거리를 걸으면서 꿈을 꾸듯이 촬영했다"고 말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들

 
'페르소나' 화이팅!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보고회에서 윤종신 문화기획자, 전고운 감독, 배우 이지은, 김종관 감독, 임필성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페르소나>는 이경미 감독,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시리즈로, 이지은(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네 명의 개성 있는 감독들과 문화기획자 윤종신의 첫 제작 작품이다. 4월 5일 공개.

▲ '페르소나' 화이팅! <페르소나>는 이경미 감독,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이다. ⓒ 이정민

 

"제 SNS 프로필에 '노래는 이야기'라고 적혀있는데 이게 제 철학이다. 모든 게 다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좋은 이야기들을 모으고 싶어서 기획해보게 됐다. 저는 음악쪽으로 기획하는 걸 2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이걸 좋아할까?'란 질문을 항상 한다. 하지만 그런 마인드로, 사람들이 원하는 걸 찾아서 만들어주는 사람이 되는 거라면 업자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나 이거 좋아하는데 대중도 이걸 좋아하게 만들어볼까'란 생각으로 내가 좋아하는 걸 제안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고, 이게 우리 직업이다. 사람들이 안하는 것, 안 돌아 보는 곳에 답이 꽤 있는데 그런 아이디어들을 감독님들이 많이 갖고 있다." (윤종신)

이지은에게는 이번 작품이 영화에 데뷔하는 첫 작품이라서 의미가 남다를 듯하다. 그에게 "연기를 진지하게 대하게 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을 묻는 질문이 주어졌다. 이에 이지은은 "하나의 작품이 생각나진 않는다"면서 "어릴 때부터 워낙 연기하는 걸 꿈꿔왔고, 가수 데뷔 전부터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서 데뷔했다. 항상 연기를 대하는 건 진실 돼 왔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네 단편 중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장 달랐던 작품을 묻는 질문에 이지은은 "'러브세트'와 '썩지 않게 아주 오래' 이 두 작품을 찍으면서 '저한테서 이런 모습을 보셨다고요?' 생각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윤종신은 "예전에도 음악작업으로 만났을 때 새로운 거 받아들이는 똘망똘망한 이지은의 눈빛이 있었는데 이번에 제안할 때도 그런 눈빛을 볼 수 있었다"며 "아이콘들은 굳이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를 깨면서까지 새로운 걸 할 필요가 없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플랫폼의 장점

윤종신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의 장점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영화든 음악이든 콘텐츠가 풀리는 과정에서 창작자와 제작자가 허무해지는 경우가 많다. 3년을 준비했는데 단 며칠, 몇 시간 만에 승부가 난다"며 "하지만 넷플릭스는 길게 작품의 피드백을 즐기는 게 가능하다. 콘텐츠가 이렇게 소비되는 건 정말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르소나'의 시리즈화를 예고하며 "이지은 편이 첫 번째이고 앞으로 계속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원래 저는 넷플릭스 팬이다. 전 세계에서 제 영화가 틀어진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구직활동을 기대하고 있다(웃음)." (전고운 감독)

 
'페르소나' 이지은-윤종신, 환상조합 탄생 배우 이지은과 윤종신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페르소나>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페르소나>는 이경미 감독, 임필성 감독, 전고운 감독, 김종관 감독이 페르소나 이지은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낸 4개의 단편 영화 묶음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시리즈로, 이지은(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네 명의 개성 있는 감독들과 문화기획자 윤종신의 첫 제작 작품이다. 4월 5일 공개.

▲ '페르소나' 이지은-윤종신 '페르소나'는 이지은(아이유)의 첫 영화이자 네 명의 개성 있는 감독들과 문화기획자 윤종신의 첫 제작 작품이다. 4월 5일 공개.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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