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7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슛을 하고 있다. 2019.1.8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7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UAE 조별 라운드 C조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황의조가 슛을 하고 있다. 2019.1.8ⓒ 연합뉴스

 
한국이 필리핀에게 고전 끝에 가까스로 승리를 따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에서 황의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평가전이 아닌 첫 번째 실전 대회의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면서 부임 후 8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 오는 12일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편 앞서 열린 중국과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중국이 전반 42분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후반 두 골을 넣으며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후반5분에 나온 동점골은 키르기스스탄 골키퍼의 황당한 실수에서 나온 자책골이었고, 중국은 기대한 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중국 슈퍼리그 득점왕이자 대표팀의 에이스로 꼽히던 우레이는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막혀 위협적인 장면 만들지 못한 전반45분

필리핀은 116위의 피파랭킹이 말해주듯 조별리그 C조 최약체로 꼽히는 팀이다. 당연히 월드컵 본선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것도 참가팀이 24개국으로 늘어난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한국은 필리핀과 A매치에서 총 7번 만나 36골 0실점이라는 완벽한 수준 차이를 보이며 전승을 거뒀다. 한국에게 필리핀은 승리 여부보다는 얼마나 압도적인 차이로 다득점 경기를 펼치느냐가 관건일 정도.

하지만 한국은 변수가 많은 첫 실전 경기의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필리핀은 세계적인 명장 스벤 에릭손 감독을 영입하고 작년 스즈키컵에서 4강의 성과를 거두며 내심 이번 대회 돌풍을 노리고 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를 원톱으로 황희찬(함부르크SV), 이재성(홀슈타인 킬), 기성용(뉴캐슬), 김영권(광저우 헝다), 이용·김민재(이상 전북 현대) 등을 주전으로 출전시켰다. 골키퍼 장갑은 평가전에서 가장 많이 기용됐던 김승규(빗셀 고베)에게 맡겼다.

조금은 공격적인 4-2-3-1 전술을 들고 나온 한국은 초반부터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전반 6분에는 기성용의 프리킥이 김민재의 머리와 정우영(알 사드)의 오른발에 살짝 미치지 못하면서 첫 번째 기회가 무산됐다. 밀집 수비를 통해 한국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던  필리핀도 간헐적인 역습으로 반격 기회를 엿봤다. 

경기 초반 오른쪽의 이용을 활용한 공격이 많았던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왼쪽의 황희찬과 김진수(전북)의 공격 빈도가 늘어나면서 공격을 다양화했다. 한국은 수비 일변도의 전술을 들고 나온 필리핀을 상대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면서도 필리핀의 많은 수비숫자에 막히고 문전 앞에서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면서 유효슈팅으로 연결될 만한 확실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30분 구자철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었지만 정우영의 슛이 너무 높이 떠버렸고, 전반 33분 황의조의 슈팅 과정에서는 다소 석연치 않은 반칙 판정이 나오기도 했다. 전반 39분과 40분에는 황의조가 특유의 턴 동작에 이은 유효 슈팅을 때렸지만 필리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중거리슛을 끝으로 선제골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 45분을 마쳤다. 

이청용과 황희찬·황의조의 콤비플레이로 만든 결승골

벤투 감독의 필리핀전 계획은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기록한 후 다급해진 필리핀을 상대로 대량득점을 터트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71%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도 필리핀의 밀집 수비에 막혀 선제골을 터트리지 못한 채 초조하게 후반을 맞게 됐다. 그나마 전반 막판 황의조를 비롯한 공격수들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많은 기회를 만든 것이 위안 거리였다.

지난 6일 B조 조별리그 호주전에서 요르단이 그랬던 것처럼 약체로 꼽히는 팀은 후반 중반 이후가 되면 승점을 따내기 위해 시간 끌기 전략을 들고 나올 확률이 높다. 한국이 후반 30분 내로 반드시 선제골을 따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은 후반에도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공격을 펼쳐 나갔다. 후반 3분에는 뒷공간을 노린 패스가 김진수의 기습적인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몸을 날린 필리핀 수비에게 막혔다.

후반 8분 어수선한 틈을 타 필리핀의 하비에르 파티뇨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한 한국은 기성용이 부상을 당하며 황인범(대전 시티즌)으로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다. 한국은 16분 구자철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황의조의 슛이 벽을 통과하지 못했고 후반 18분에는 구자철 대신 이청용(VfL 보훔)을 투입하며 두 번째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이청용이 투입된 지 3분 만에 한국은 드디어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다.

한국은 후반 21분 이청용이 중앙에서 측면을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황희찬의 한 박자 빠른 크로스를 황의조가 빠른 터치 후에 곧바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하면서 필리핀의 골문을 흔들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답답했던 골 갈증을 풀어준 시원한 골이었다. 무엇보다 교체로 투입된 이청용으로부터 시작된 기회를 벤투호의 주전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마무리했던 고무적인 장면이었다.

선취골을 기록한 한국은 한결 여유를 찾았고 필리핀을 몰아 붙이며 추가골의 기회를 노렸다. 한국은 후반 28분 황희찬의 저돌적인 돌파에 이어 황의조가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필리핀도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한국은 높은 점유율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일방적인 내용의 경기를 펼친 끝에 1-0 스코어를 지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내심 다득점 승리를 노렸던 한국 입장에서는 필리핀전의 경기 내용이 결코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의 1차 목표는 승점 3점이었고, 한국은 1-0 승리를 통해 목표했던 승점 3점을 챙겼다. 중원의 사령관 기성용이 부상으로 교체된 것과 경고를 3장이나 받은 것은 악재였지만, 대회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호흡이 맞으면 한국의 경기력은 점점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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