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잡을 수 없었다. 잔류시키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눈물을 머금고 보내야만 했다. FA 4년 125억 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이 확정된 FA 최대어 양의지에 대한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의 입장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별의 아쉬움을 추스릴 시간은 짧고 FA 보상선수 관련 입장을 확정해야만 한다. 실제로 두산은 지난 15일 NC로부터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전해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18일 중 최종 결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인 양의지 (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김재환-이정후 골글 수상... 로하스는? 편 중)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눈물을 보인 양의지 (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김재환-이정후 골글 수상... 로하스는?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이적한 양의지의 올 시즌 연봉은 6억 원이었다. KBO리그에서 FA선수가 타 팀으로 이적하게 되면 선수를 영입한 팀에서는 해당 선수의 원 소속팀에 일정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바로 이적 선수의 직전 연봉의 300%를 보상금으로 지금하거나 200%와 20인 보호명단 외의 보상선수 1명을 넘겨야만 한다.

보통 귀한 20인외의 선수를 얻기 위해 보상금과 선수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적한 양의지의 연봉은 6억 원이다. 단순하게 두산의 경우 6억 원과 보상선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 해당 보상선수는 6억 원의 가치를 지니게 되는 셈이다.

2016 시즌부터 3시즌 동안 FA 유출이 잦았던 두산의 경우 FA 보상선수를 택하는 것이 벌써 4번째다. 2016년을 앞두고 삼성으로 이적한 내야수 이원석을 시작으로 지난 해에는 김현수와 민병헌이 각각 LG와 롯데로 이적했다.

두산은 다양한 구단에서 보상선수를 추렸던 남다른 경험이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두산의 보상선수 지명은 기존의 틀을 깨는 예상밖의 지명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이적한 포수 이흥련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이적한 포수 이흥련 ⓒ 두산 베어스

 
시간을 돌려 2016년 겨울로 돌아가보자. 두산은 삼성으로 이적한 이원석의 보상선수로 포수 이흥련을 선택했다. 대다수의 예상을 깬 지명이었다. 당시 이흥련의 경우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두산처럼 우승권의 팀은 보통 즉시 전력감의 선수를 영입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두산은 군 입대로 2년 공백이 생기는 이흥련을 과감하게 지명했다.

또 이흥련의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당시만 해도 두산은 양의지와 박세혁은 물론이고 1년 후 한화로 이적해 주전 포수를 꿰차게 되는 최재훈마저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다른 포수 '뎁스'를 자랑하던 두산이었기에 포수로 보상선수를 지명한 것은 예상 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후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당시 두산의 선택은 재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 3번째 포수 최재훈은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고 주전포수 양의지는 FA로 이적했다. 기존의 포수 자원 중 1군 경험이 어느 정도 갖춰진 포수는 박세혁이 유일하다.

올시즌 막판 경찰청에서 제대해 팀으로 복귀한 포수 이흥련이 큰 힘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흥련은 삼성 시절 1군에서 244게임을 뛰었을 정도로 백업 포수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두산의 이흥련 지명은 내년 시즌 이후 진정한 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다.

두산은 지난해 롯데로 이적한 민병헌의 보상선수 역시 기존의 예상을 뒤엎는 지명을 했다. 당시 롯데에는 우완 불펜투수가 많아 보호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은 박시영이나 진명호를 지명해 불펜을 보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FA 민병헌 보상선수로 지명된 백민기

FA 민병헌 보상선수로 지명된 백민기 ⓒ 두산 베어스

 
하지만 두산은 보상선수로 외야수 백민기를 지명했다. 그는 지명 전까지 47경기 28타석 출장에 그쳤을 정도로 큰 주목을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3년 입단 후 주로 대수비나 대주자 역할을 수행하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2017년 시즌 도중 팀에 합류해 있던 상태였다. 

두산은 롯데에 몸을 담았던 조성환, 공필성, 김태균 코치의 조언을 듣고 백민기를 과감하게 지명했다. 지명 당시 의아함에 비하면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백민기는 두산 이적 후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선발 출장해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견인하기도 했다.

물론 두산이 이번에도 '깜짝 지명'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김현수의 보상선수로 LG에서 유망주 투수 유재유를 지명했을 때처럼 투수 지명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리그 최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는 두산은 공수의 핵심이던 양의지의 이적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두산은 그간 이런 위기를 극복해내고 말 그대로 기적같은 성적을 보여주었기에 '미라클 두산'이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그간 이흥련-백민기를 깜짝 지명한 두산이 양의지를 대신할 보상선수로 과연 누구를 택하게 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125억' 양의지 이적 후폭풍, '엘롯기'로 간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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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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