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계약이 지지부진하다. 16일 현재 15명의 FA 신청 선수 중 4명만이 계약을 완료했을 뿐 11명은 미 계약 상황이다. 지난 11월 21일부터 FA 선수들의 자유로운 계약이 가능해졌지만 약 25일 동안의 계약률은 27%에 불과하다. 
 
 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송광민과 김민성 (사진: 한화/넥센)

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송광민과 김민성 (사진: 한화/넥센) ⓒ 케이비리포트

 
올 FA 시장이 개장되기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은 이미 예견되었다. 소위 'FA 대어'를 제외하면 준척급 FA의 자유로운 이적은 쉽지 않은 추세가 지난해도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FA 대어' 최정이 6년 총액 106억 원, 이재원이 4년 총액 69억 원에 나란히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에 잔류했다. 올 FA 최대어 양의지는 4년 총액 125억 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일각에 제기되던 구단들의 'FA 총액 상한선 80억 원 담합설'은 양의지 앞에서 와르르 무너졌다. 2018년 타율 0.358 23홈런 7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1.012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6.8을 기록한 리그 최강의 공수 겸장 포수의 시장 가치는 역시나 80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금년 FA 시장에서 유일한 이적 사례 NC 양의지

금년 FA 시장에서 유일한 이적 사례 NC 양의지 ⓒ NC 다이노스

 
그렇다면 양의지를 끝으로 올 FA 시장은 닫히는 걸까? FA 대어의 계약이 모두 완료되어 외형적으로는 더 이상 외부 FA 영입에 나서는 팀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FA 선수의 잔류에 소극적인 원 소속팀이라면 추가적인 이적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를테면 김민성이 좋은 예다. 넥센 히어로즈는 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FA 선수가 아니라면 잔류에 소극적인 구단이다. 젊은 선수들 위주의 팀 구성을 추구한다. 
 
 거취가 주목되는 FA 내야수 김민성

거취가 주목되는 FA 내야수 김민성 ⓒ 넥센 히어로즈

 
올해 김민성은 타율 0.283 10홈런 45타점 OPS 0.765 WAR 1.3에 그쳤다. 설령 김민성이 타 팀으로 이적해도 넥센은 포스트시즌에서 활약을 펼친 송성문과 같이 젊은 내야수로 핫코너 대체가 가능하다. 

1년 전 FA 자격을 취득한 뒤 올해 1월 넥센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채태인의 사례처럼 '사인 앤 트레이드'를 넓은 범위의 FA 이적으로 본다면 김민성의 이적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다. FA 보상 선수 출혈이 부담스러운 팀들이 '사인 앤 트레이드'의 적기를 수면 하에서 저울질하고 있을 수 있다. 

▲ FA 김민성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FA 김민성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FA 김민성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보상 선수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젊은 유망주들을 대거 입대시킨 뒤 내년 초에 FA 영입에 나서는 구단이 나타날 수도 있다. 만일 김민성이 넥센에 끝내 잔류한다면 '나비효과'로 인해 역시 3루수 FA인 송광민이 사인 앤 트레이드로 이적하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화 역시 한용덕 감독이 '젊은 팀'으로의 리빌딩을 추구하고 있다.   
 
 롯데 잔류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노경은

롯데 잔류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노경은 ⓒ 롯데 자이언츠

 
올 FA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발 투수인 노경은의 거취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올해 33경기에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팀 사정 상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도 선발로만 9승을 챙겼다. 만일 그가 풀타임 선발 투수였다면 10승은 훌쩍 넘겼을 것이라는 평가다. KBO리그에서 국내 선발 투수가 품귀 현상인 가운데 노경은의 가치를 높게 보는 롯데 외의 타 구단이 나타날지도 궁금하다. 

KBO리그에서 FA 자격 취득 선수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준척급 FA 상당수는 제대로 된 FA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준척급 FA 선수의 자유로운 이적을 위한 'FA 등급제'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지만 KBO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로 인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올해 KBO는 FA 총액 80억 상한제와 FA 등급제를 패키지로 묶어 밀어붙이려 했으나 FA 시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판단이었음이 양의지의 사례에서 드러났다. 정운찬 총재의 취임 후 1년이 되어가지만 그 사이 KBO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준척급 FA의 자유로운 이적이 더 활발해지는 KBO리그는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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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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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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