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5일 인천 SK 와이번스 사무실에서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을 한 뒤 손차훈(오른쪽) 단장, 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에이전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8.12.5

최정이 5일 인천 SK 와이번스 사무실에서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을 한 뒤 손차훈(오른쪽) 단장, 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에이전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18.12.5ⓒ SK와이번스/연합뉴스

 
SK의 간판타자 최정이 대형 장기계약을 통해 팀에 잔류했다.

SK 와이번스 구단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FA자격을 얻은 3루수 최정과 계약기간 6년에 옵션 포함 최대 106억 원(계약금 32억, 연봉 68억, 옵션 6억)짜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에서 '공식적으로' 6년 짜리 장기 FA계약이 나온 것은 2003 시즌이 끝난 후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던 정수근(6년 40억6000만 원) 이후 15년 만이다.

최정은 이미 2014 시즌이 끝난 후 첫 FA 자격을 얻어 SK와 4년 86억 원짜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정은 첫 FA계약 기간 동안 두 번의 홈런왕과 2개의 골든글러브를 포함해 138홈런 351타점을 기록했고 첫 계약을 능가하는 규모의 2번째 대박을 터트렸다. 내년 2월이면 만 32세가 되는 최정은 만 37세 시즌이 되는 2024년까지 SK와 동행하게 됐다.

KBO리그의 간판 3루수, 작년 생애 첫 홈런왕 등극

유신고 시절이던 2004년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고 내야 전포지션은 물론 투수와 포수까지 소화하던 고교야구 최고의 멀티 플레이어 최정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에 1차지명을 받았다. SK에서는 일찌감치 최정을 차세대 간판 타자로 점 찍고 3억 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투자했다. 2006년 만19세의 나이에 12홈런을 터트린 최정은 베테랑이 된 심정수로부터 '소년장사'라는 타이틀을 물려 받았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2007년부터 최정은 본격적으로 SK의 주전 3루수이자 간판스타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특히 2008 시즌에는 114경기에 출전해 타율 .328 12홈런61타점 19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 3루수로 이름을 날렸고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  MVP로 선정되며 전국구스타로 떠올랐다.

최정은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09년 타율이 .265까지 떨어지며 실력을 의심 받았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에 120개 이상의 안타,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며 SK 왕조 시대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실제로 최정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3루수로 인정 받았다.

FA를 앞둔 2014 시즌 7억 원의 연봉을 받은 최정은 허리와 어깨 통증으로 46경기에 결장했고 2013년 28개까지 끌어 올렸던 홈런이 14개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SK는 부상만 없다면 최고의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최정에게 4년 86억 원의 거액을 안기며 잔류시켰다. 최정은 FA 계약 첫 시즌 각종 잔부상에 시달리며 63경기에 결장했고 6년 만에 3할 타율도 깨졌다. 최정이 주춤한 2년 동안 3루수 골든글러브는 박석민(NC 다이노스)에게 돌아갔다.

최정은 2016년 6월까지 홈런 15개를 기록하고도 타율이 .256에 그치며 SK 간판타자로서 이름값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한 시대를 주름 잡았던 최정의 전성기가 일찌감치 저물었다고 섣불리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정은 7월부터 무섭게 타격감을 끌어 올렸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개인 최초로 40홈런을 터트리며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와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3년 만에 황금장갑을 되찾아 온 것은 당연했다.

비룡군단 영광의 시대 이끌었던 간판타자, 이승엽 홈런 기록 도전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9회초 2사 때 SK 최정이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오며 주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와의 6차전 경기. 9회초 2사 때 SK 최정이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뒤 홈에 들어오며 주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 시즌이 끝난 후 강력한 홈런왕 경쟁자였던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로 떠나자 최정에게는 적수가 없었다. 최정은 작년 시즌 리그에서 유일하게 40개 이상의 홈런(46개)을 기록하면서 홈런왕 2연패를 달성했다. 홈런 2위였던 윌린 로사리오의 홈런이 37개였으니 최정이 얼마나 독보적인 홈런 레이스를 펼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최정은 올 시즌에도 전반기까지 홈런 29개를 기록하면서 오직 장종훈과 이승엽, 박병호(히어로즈)에게만 허락된 영역이었던 3년 연속 홈런왕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최정은 7월 24일 두산전에서 허벅지 근육이 손상되는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최정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직전 1군으로 돌아왔지만 떨어진 경기 감각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타율 .244 35홈런74타점으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전반기에 벌어둔 홈런 수를 제외하면 명백히 실패한 시즌이었다.

최정은 한국시리즈에서도 6차전 4번째 타석까지 17타수 1안타(타율 .059) 무타점8삼진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최정은 역시 '스타'였다. 최정은 6차전 3-4로 뒤진 9회말 2아웃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두산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런럼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SK를 패배의 위기에서 구함과 동시에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최정이 올해 정규 시즌에서 다소 부진했음에도 두 번째 FA에서 이처럼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매년 홈런왕에 도전할 수 있는 뛰어난 장타력에 있다. 최정은 이미 통산 306 홈런으로 KBO리그 역대 9위에 올라 있다. 최정이 FA 계약기간 동안 평균 27개의 홈런을 때려낸다면 이승엽이 가진 역대 홈런 1위 기록(467개)을 넘어설 수 있다(통산 328홈런을 때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는 내년 시즌 한국 나이로 38세가 된다).

많은 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할 때 그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자의에 의해, 혹은 타의에 의해 선수 생활 중간에 팀을 떠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2005년 만 18세의 나이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여드름 자국이 선명했던 최정은 어느새 팀의 간판 선수가 됐다. 최정에게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차지한 SK의 간판 타자라는 타이틀은 두 번의 FA계약으로 받게 되는 180억 원이 넘는 엄청난 몸값 만큼이나 자랑스러운 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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