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SBS


몇 년 전까지만 해도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KBS 2TV <해피투게더> 등 한정된 몇몇 고정 프로그램 위주로 활약하던 '유느님' 유재석의 보폭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15년 말 첫 종편 예능 프로그램 JTBC <투유프로젝트: 슈가맨>으로 변화의 몸풀기를 시작한 이래 올해 들어선 점차 가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슈가맨> 시즌2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에 출연하는가 하면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으로 케이블 채널까지 진출했다. 2018년에만 벌써 3개의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며, JTBC <요즘 애들>도 곧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또 하나 유재석이 새롭게 선택한 예능은 SBS <미추리 8-1000>이다.

대부분 시즌제에 기반을 둔 유재석의 새 예능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SBS

 
2015, 2016년에 걸쳐 방영된 SBS <동상이몽-괜찮아, 괜찮아>, 그리고 이번 <미추리>를 제외하면 유재석이 택한 새 프로그램은 대부분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종편, VOD 서비스다. 게다가 이는 대부분 짧은 회차로 진행되는 시즌제를 겨냥한 프로그램들이었다.

시즌제 적용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이나 종편, 웹 기반 VOD 서비스 등은 시즌제 활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채널들이다. '케이블 드라마, 예능 왕국'으로 불리는 tvN은 탄탄한 기획을 토대로 방영 초기의 시행 착오를 줄이고 부족했던 부분은 다음 시즌에서 보완해 적용하기도 한다.

결국 유재석이 시즌제 예능 위주로 새 작품을 선택하는 것 역시 현재의 예능 트렌드에 발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지상파 새 예능 프로그램인 <미추리> 역시 6부작의 짧은 회차로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일관적이다.

과거 프로그램 속 인연 vs. 아예 초면... 극과 극 인적 구성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SBS

 
그동안 유재석이 새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함께하는 패널 출연진은 대부분 앞선 고정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춰 온 인물들이었다. 실제로 <범인은 바로 너> 이광수, <유퀴즈온더블럭> 조세호, <미추리> 양세형만 하더라도 각각 <런닝맨> <무한도전>에서 비교적 오랜 기간 함께 출연했던 인물들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유재석이 항상 똑같은 인물들과 방송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미추리>에서는 그동안 예능 노출이 거의 없었던 인물들이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배우 김상호, 송강, 강기영, 블랙핑크 제니 등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출연자 최종 선정 여부는 제작진의 결정이다. 그러나 앞선 유재석의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리 익숙함과 낯섦을 적절히 안배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미추리>를 신선하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기존 프로그램 연상...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의 부활?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SBS

  
16일 첫 방송된 <미추리>의 큰 틀은 크게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다. 각종 단서를 찾아 최종 상금 1000만 원을 획득하는 추리 예능이라지만, 시골 마을에서 단체로 각종 게임 등을 진행하는 건 이미 10년 전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여줬던 것들과 다르지 않다.

또한 팀 대항전에서 자신이 찾은 단서를 다른 팀원에겐 숨기려는 행동은 <런닝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다음 회 예고편으로 잠시 보여준, 아침 일찍 일어난 후 차례로 MC 유재석이 출제하는 문제를 맞추는 것 역시 2001년 종영한 MBC <동고동락>을 떠올리게 한다.

프로그램 제작의 독창성 측면에선 분명 감점 요인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 미추리 >는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얻으며 시청률(3.3%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대비 화제몰이를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에 대한 향수가 아니겠냐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10년새 예능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고 이제 <패밀리가 떴다>와 같은 예전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미추리>에 대한 인기는, 이미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에 대한 향수로 볼 수도 있다는 것. 최근 특색없이 찍어내는 '관찰 예능'에 대한 피로감 및 반발 심리가 <미추리>의 인기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방송가에서 외면 받았던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미추리>의 남은 회차들을 주목해 볼 만하다.

손담비 등 예능 늦깎이 원석 발굴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추리 8-100 > 캡처.ⓒ SBS

 
<미추리> 첫 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인물은 배우 임수향과 가수 손담비였다. 지난 9월 종영한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임수향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임수향은 이번 예능에서 완전히 상반된 매력을 선보였다. 손담비 역시 예상 밖이었다. 그동안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였던 손담비는 첫 회 방영분에서 기대 이상의 쉼 없는 웃음을 만들어냈다. 상금 획득에 대한 나름의 야망을 불태우지만 허당에 가까운 모습을 여러 차례 선보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남성 출연자들의 주목도는 크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배우 김상호, 강기영 등은 각각 조세호와 남창희 닮은 꼴로 초반 캐릭터를 형성했고 어설픈 행동으로 재밌는 상황을 만들며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아직 예능 경험이 부족한 송강, 제니 역시 미약하나마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이후 방영분에서의 기대감을 높였다.

개그맨 양세형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무한도전>이나 <전지적 참견시점>에서의 모습과 <미추리>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양세형은 특유의 깐족거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지만, 친한 동료 개그우먼 장도연을 놀리는 모습을 두고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불편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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