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차전 승리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1로 승리한 두산 마무리 투수 함덕주와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에서 기뻐하고 있다. 2018.11.9

▲ 두산 4차전 승리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1로 승리한 두산 마무리 투수 함덕주와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에서 기뻐하고 있다. 2018.11.9 ⓒ 연합뉴스

 
두산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9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조쉬 린드블럼의 호투와 정수빈의 역전 투런 홈런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두산이 4차전 승리로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면서 2018 한국시리즈는 인천이 아닌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우승팀이 가려지게 됐다.

두산은 선발 린드블럼이 7회까지 114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3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고 8회 팀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타석에서는 정수빈이 결승 투런 홈런을 터트린 가운데 최주환이 3안타, 양의지와 백민기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반면에 SK는 선발 김광현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차전 이후 4일을 쉰 앙헬 산체스가 정수빈에게 역전 홈런을 맞은 것이 뼈 아팠다.

에이스 김광현의 노련한 투구 속 3회에 터진 김강민의 선제 타점

하늘이 한국시리즈의 열기를 시기한 것일까. 3차전이 열렸던 7일에는 강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더니 급기야 4차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8일에는 비로 경기가 순연됐다. 비로 인한 휴식은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혈전을 치르며 체력적으로 힘든 SK에게 그리 나쁠 게 없다. SK는 4차전에서 예정대로 김광현이 선발로 등판했고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 대비해 김동엽(7번 좌익수)과 박승욱(9번 2루수)을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반면에 3차전 패배로 비상이 걸린 두산은 4차전에서 이영하 대신 1차전 패전 투수 린드블럼을 등판시켰다. 린드블럼은 4일 1차전에서 99개의 공을 던졌지만 8일 비가 오면서 휴식일을 벌었다. 옆구리 부상을 당한 김재환이 4차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가운데 두산은 최주환, 양의지, 김재호로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3차전까지 한국시리즈 출전 기록이 없는 백민기도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하며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올해 부상 복귀 시즌이었음에도 11승 8패 평균자책점 2.98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가을야구에서는 2경기에서 11.2이닝 8실점(ERA 6.17)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산은 1회 박승욱의 실책과 양의지의 안타로 2사 2,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김재호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1차전에서 6.1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린드블럼도 1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김광현이 3회초 2사1,2루의 위기에서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자 SK 타선은 3회말 귀중한 선취점을 올렸다. SK는 김성현의 볼넷과 박승욱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루 기회에서 김강민의 빚 맞은 타구가 넓은 1,2루 간을 빠져 나가면서 김성현이 홈까지 파고 들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이어진 1사 만루 위기에서 제이미 로맥과 박정권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4회에도 삼진 2개를 추가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한 두산은 5회에도 1사 후 백민기의 내야 안타로 출루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광현은 노련한 투구로 후속타자들에게 범타를 유도하며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플레이오프에서 11.2이닝 동안 18탈삼진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이날 5회까지 안타 5개를 맞고 삼진은 4개에 불과(?)했지만 두산 타선에게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실속 있는 투구를 이어갔다. 

4일 휴식 후 등판한 린드블럼, 투혼의 114구 10K 역투 
 
린드블럼, 좋았어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2사 1루. 두산 투수 린드블럼이 sk 김동엽을 3루수 앞 땅볼 아웃으로 처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8.11.9

▲ 린드블럼, 좋았어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2회말 2사 1루. 두산 투수 린드블럼이 sk 김동엽을 3루수 앞 땅볼 아웃으로 처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18.11.9 ⓒ 연합뉴스

 
두산은 6회 선두타자 최주환이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4번타자로 출전한 양의지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됐다. 타선의 침묵으로 다소 빛이 바랬지만 두산의 선발 린드블럼 역시 7회까지 114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하며 3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1차전의 부진을 씻는 호투를 기록했다. SK는 7회부터 김광현 대신 우완 앙헬 산체스를 투입하며 본격적인 불펜 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두산에는 2015년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이 있었다. 두산은 8회 백민기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정수빈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린드블럼에 이어 8회부터 곧바로 마무리 함덕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함덕주는 류지혁의 호수비에 도움을 받아 8회를 세 타자로 처리했고 9회에도 1피안타 무실점으로 SK타선을 막으며 두산의 승리를 지켰다.

린드블럼은 한국야구 4년 차에 접어 들었지만 가을야구 경험은 작년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등판했던 경험이 전부였다. 작년에는 14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1승 ERA 1.93으로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린드블럼의 '가을DNA'를 논하기에는 표본이 너무 적었다. 린드블럼은 첫 한국시리즈 등판이었던 지난 4일 1차전에서 한동민과 박정권에게 홈런을 맞으며 6.1이닝5실점으로 부진했다.

린드블럼이 단 4일을 쉬고 4차전 선발로 등판할 때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정규 시즌 평균자책점 1위(2.88)와 제5회 최동원상 수상자답게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냈다. 3회에만 사사구 3개와 안타 1개를 허용하며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고비마다 뛰어난 구위로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SK의 홈런군단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7회까지 0-1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던 두산은 8회 두 번째 이닝을 소화하는 산체스를 공략해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며 정규 시즌 1위팀의 저력을 과시했다. 홈런군단 SK를 4안타로 묶은 후 역전 홈런이 터져 두산으로서는 사기가 더욱 올라갈 수 있는 승리였다. 반면에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에서 믿었던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무너지며 충격이 제법 큰 패배를 당했다. 이제 두산과 SK는 3전2선승제의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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