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성장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BURN THE STAGE: THE MOVIE)의 한 장면.

그룹 방탄소년단 성장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BURN THE STAGE: THE MOVIE)의 한 장면.ⓒ 연합뉴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9일과 10일 진행된 방탄소년단(약칭 BTS)의 영국 공연은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화제였다. 공영방송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도 앞다투어 BTS 소식을 다뤘다. 흔히 BTS를 '21세기의 비틀즈'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1964년 미국에서 비틀즈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 때 많은 평론가들은 "비틀즈의 음악은 계급과 인종 간의 벽을 허물었다"고 논평했다. 그렇다면 영국의 젊은 세대가 한국의 BTS에게 매료된 이유가 무엇일까?

2015년 축구스타 박지성 선수가 유학을 가 유명세를 탄 영국 중부의 드몽포트 대학교 학생들과 'BTS 현상'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인터뷰는 지난 21일부터 약 일주일간 이어졌다. 이들을 택한 것은 드몽포트 대학교가 기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제일 가까운 대학이기 때문이었다. 여건만 된다면 영국 북부과 남부의 대학생들과도 폭넓게 인터뷰를 하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 형편상 그럴 수가 없었다.
 
드몽포트 대학교에는 한국문화회(Korean Culture Society)가 있는데 학생 회원이 500명이 넘고 회원 중 압도적 다수는 영국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 캠퍼스에 모여서 한국 음식 맛보기, K-POP 듣기, 한국 문화 알기 등 다양한 한국 관련 행사를 한다. 이 행사에 평균 참여 인원은 30~60명 사이다.
 
기자는 이들 중 세 명의 대학생들과 BTS 관련 인터뷰를 했다. 조쉬는 한국문화회의 임원으로 컴퓨터공학과 2학년이며 지난 여름 한국의 고려대학교 여름학교에 다녀왔다. 로즈와 라라는 둘 다 미술을 전공하는 1학년으로 한국문화회의 열성 회원이다. 영국의 젊은 세대는 왜 BTS에 매료됐을까. 다음은 세 명의 영국 대학생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왼쪽부터 라라, 로즈, 조쉬

왼쪽부터 라라, 로즈, 조쉬ⓒ 오마이뉴스


"BTS, 개성 있으면서 서로 부딪히고 않고 조화 이뤄"
 
- 왜 BTS를 좋아하나? BTS의 무엇이 특별하다고 느끼나?

조쉬 "BTS의 노래는 재미있고 재치 있어서 좋다. 평소에 길을 걸을 때나 친구를 기다릴 때 항상 BTS 노래 가사를 흥얼거린다. 모두 잘생기고, 가창력이 좋고 춤도 잘 추는 것이 인상적이다. 청각뿐 아니라 시각도 즐겁게 해준다. 그러나 나는 BTS에 완전히 미친 팬은 아니다. 그저 BTS가 부럽다. 내가 남자라 그런지 아무래도 여성 그룹을 더 좋아한다, 하하!"

로즈 "BTS는 너무 개성이 있어서 좋다. BTS의 모든 가수들은 정말 열심히 하고 겸손하며, 서로 소통할 때 항상 재미있고 진지해 보인다. 전부 개성이 강하지만 서로 부딪히지 않고 조화를 이룬다. 박력이 넘치는 활동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라라 "BTS가 좋은 이유는 모든 멤버가 개성적이기 때문이다. 또 노래 가사도 음미할수록 깊은 의미를 풍긴다. 그들은 가식적이지 않고 공손하다. 팬들과 자신의 작품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 BTS의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하나? 그 이유는?

조쉬 "DNA다. 나는 항상 휘파람으로 이 노래를 따라 부른다. 또 (뮤직)비디오도 밝고 즐겁다. BTS의 노래를 듣거나 보고 있으면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로즈 "Not Today(낫 투데이)를 가장 좋아한다. 이 노래에선 역경을 이겨나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경쾌한 상승 기조의 음악과 강력한 톤은 항상 내게 힘을 준다. 내가 그림을 그릴 때 BTS 음악에서 종종 영감을 받는다."
 
라라 "Pied Piper(피리 부는 사나이)가 가장 좋다. 잘 만든 노래일 뿐 아니라, 곡이 너무 좋다. 가사도 좋다.  BTS 때문에 공부나 나의 다른 중요한 활동이 방해받아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가슴에 와 닿는다."
 
- BTS 중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또 그 이유는?

조쉬 "정국을 좋아한다. 그는 아주 인상적인 댄서다! 제이홉도 좋다. 내 친구들은 내가 제이홉을 닮았다고 한다!"
 
로즈 "리더 RM(알엠)을 좋아한다. 리더로서 빛이 난다. 어려운 시기에도 그룹을 하나로 이끈다. 그의 지혜를 존경하고, 유창한 영어로 세계의 팬들과 BTS를 하나로 연결하는 데 고마움을 느낀다."
 
라라 "민윤기(활동명 슈가)를 제일 좋아하는데, 자신이 만든 노래에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노래를 통해 도와준다. 내가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준다. 나는 그런 그를 너무 존경한다."

"예술은 국경이나 민족을 초월한다"
 
 로즈의 BTS 기념 소장품

로즈의 BTS 기념 소장품ⓒ 로즈

 
- 부모님, 가족, 친구들과 BTS에 대해 이야기 하나? 이야기할 때 듣는 이들의 반응은 어떤가?

조쉬 "부모님들은 내가 왜 BTS를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시지만 그래도 내 취향을 존중해주신다. 처음 아빠는 내가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BTS를 좋아한다고 하니 '의심스러운데?'라고 하셨다. 내 영국 친구들 중에는 내가 한국 음악과 한국을 좋아한다고 놀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친구들은 자기가 무엇을 놓치고 사는지 모르는 것 같아 내가 오히려 그들을 볼 때 안타깝다. 하하!"
 
로즈 "BTS에 대해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 팬이 아닌 경우에는 BTS를 이해 못하고 왜 내가 외국 노래를 좋아하는지 이해 못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친구들을 오히려 이해 못 한다. 예술은 국경이나 민족을 초월한다. BTS를 아는 사람들은 BTS 각 멤버들의 소질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라라 "부모님들에게 BTS 이야기를 많이 한다. 부모님은 BTS 노래를 좋아하는 세대는 아니다. 하지만 BTS가 아주 소질 있고, 특별히 가사가 젊은 세대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하신다."
 
- BTS 때문에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그리고 한국에 대해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뭔가?

조쉬 "사실 한국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되었고 BTS는 나중에 알게 되었다! 처음에 유튜브에서 한국의 인디송을 발견하고 한국에 대해 궁금증이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 방학 때 고려대학교 여름학교에 갔는데 한국의 음식과 패션이 너무 좋았다! 한국인들의 패션 감각은 영국인들보다 훨씬 좋다. 그리고 나는 너무나 한국의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로즈 "한국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 후 BTS를 알게 됐다. 한국 문화를 알고 이에 동화할수록 BTS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거 같다. BTS를 통해서 한국 문화를 점점 더 알아가고 즐기게 되었다. 나는 특별히 한국의 음식 문화에 관심이 많다."
 
라라 "한국에 흥미를 갖고 있던 차에 유튜브를 통해 BTS를 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 더 배우게 되었다. 지금은 한국어 공부도 하고, 한국 음식도 즐긴다. 한국문화를 알수록 너무 재미있다."

떡볶이, 김치, 삼겹살, 소주, 닭꼬치... "와!"
 
 라라의 BTS기념 소장품

라라의 BTS기념 소장품ⓒ 라라

 
- 장래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나? 한국을 (또) 방문하면 한국에서 뭘 하고 싶나?

조쉬 "물론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립다! 양념치킨!! 김밥! 소주! 김치찌개!! 내가 너무 좋아하는 한국 음식이다!"
 
로즈 "내년에 한국을 방문한다. 와! 떡볶이, 김치, 삼겹살, 소주, 닭꼬치, 김밥, 라면, 자장면을 좋아하는데, 새로운 한국 음식도 먹어볼 예정이다. 그리고 한국 문화를 더욱 깊이 알고 싶다."
 
라라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 외국 관광객들이 자주 가는 곳도 가고 싶지만 보통 한국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그 모습도 보고 싶다."
 
- 한국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조쉬 "한국인들이다. 내게 한국어를 가르쳐준 선생님은 최고의 선생님이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가 한국에서 만난 모든 한국인들이 한명의 예외도 없이 나를 너무나 다정하게 대해주었다. 한국인들은 배려심이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한국의 이방인이었고 외국인이었지만 나를 전혀 배척하지 않았고 따듯하게 맞아주었다."
 
로즈 "한국 음식을 가장 좋아한다. 사람은 먹어야 산다!"
 
라라 "한국 문화가 내가 자란 영국 문화와 다른 것이 너무 좋다. 그래서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다. 한국 음식도 너무 맛있다."

방탄소년단에게 묻고 싶은 말 "잠은 안 자나요?"
 
 로즈가 BTS의 영감을 받고 그린 자화상

로즈가 BTS의 영감을 받고 그린 자화상ⓒ 로즈

  
- BTS가 왜 요즘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나?

조쉬 "젊은 세대들에게 상상력을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은 일상 생활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BTS가 그 답을 준다. 일반인들은 장시간 일하고 좁은 집에서 산다. 뉴스는 전쟁, 피난민, 브렉시트, 트럼프 같은 이슈로 도배된다. 사람들은 이런 부정적인 뉴스에 염증을 느낀다. 그러나 BTS는 행복하고, 멋지고, 부티나고, 유명하고, 능숙하고, 예의가 바르다. 매일 쏟아지는 부정적인 뉴스와는 달리 BTS는 삶의 긍정적인 면과 희망을 보여준다!"
 
로즈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통해서 전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BTS가 보여주었다. 팬들과 소통할 때 항상 겸손하고 진지한 것도 감동을 준다. BTS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의미를 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팬들은 경쾌한 음악이나 좋은 리듬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또 다른 팬들은 BTS의 가공하지 않은 서정적인 가사와 강력한 메시지에서 감동과 영감을 받거나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얻는 것 같다."
 
라라 "음악이 아주 따라하기 쉽고 장르와 주제가 아주 다양하다. 많은 BTS 노래들의 가사와 운율이 팬들이 처한 상황에 잘 들어맞는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내게 개인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 마지막으로 BTS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쉬 "BTS를 만난다면 이렇게 묻고 싶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나요? 잠은 안 자나요?' 그들은 정말 엄청나게 일을 많이 하는데 나도 그 비결을 알고 싶다!"
 
로즈 "전 세계 젊은 세대들에게 당신들은 놀라운 롤모델입니다.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줘요. 당신들은 내 예술 활동에 영감과 동기 부여를 해줍니다. 당신들이 한 모든 것을 존중하고 존경해요. 그러나 아무리 바쁘더라도 휴식을 취하는 것도 꼭 잊지 마세요. 모두가 당신들 열심히 살고 좋은 일하는 것을 감사해하지만, 우리는 또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건강하세요!"
 
라라 "당신들이 준 영감에 고맙습니다. 또 주류 언론이 다루기 두려워하는 정신 건강 같은 주제를 음악을 통해 드러내줘서 감사해요. 무엇보다도 당신들의 음악은 내게 큰 행복감을 불러일으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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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국민권익위윈회 청렴포럼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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