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밴드로 데뷔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발매한다. 앨범명은 < Ithaca(이타카) >로, 오랜 시간 가슴 속에 품어왔던 꿈에 대한 이야기다.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하현우의 미니앨범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MC는 박지선이 맡았다.  

"가슴속에 이타카를 품어라"
 
하현우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첫 솔로앨범 < Ithaca(이타카) >를 발매했다. 이를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타이틀곡은 'Home'이다.

▲ 하현우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첫 솔로앨범 < Ithaca(이타카) >를 발매했다. 이를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하현우는 콘스탄틴 카바피의 시 '이타카'를 읽은 후 강하게 매료됐다. 그것이 워낙 강렬해 이타카란 섬으로 직접 가기에 이르렀고, 가슴에 타투로 시를 새겨 넣기도 했다. 그에게 이타카는 꿈의 상징, 이상향 같은 곳이다.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 이타카로 떠났고 그 여정에서 느낀 소중한 경험과 감정을 음악으로 기록해 이번 솔로 앨범을 내놓았다.

타이틀곡은 'Home'이다. 집을 떠난 자가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회귀의 여정에 관한 곡이다. 먼 낯선 땅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방황이 녹아든 곡으로 집에서부터 품고 온 꿈을 다시 밝혀가는 과정을 담은 노래다. 
 

수록곡 '항가'는 거리에서 노래한다는 의미의 곡이다. 마음에 꿈을 품고 밖으로 나가 여러 풍경 속에서 노래한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수록곡인 '무지개 소년'에는 순수함에 대한 하현우의 갈망이 잘 들어있다. 그는 "우리가 어린 아이였을 때 어떤 대가나 이유 없이 무지개가 뜨면 그걸 쫓아가곤 한다. 그런 순수함, 열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노래에는 하모니카 소리가 나오는데 같이 이타카로 갔던 개그맨 김준현이 불었다. 하현우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불었다. 연주를 꽤 잘하셨다"며 "전문 음악인이 아니면서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 김준현씨를 옆에서 지켜보니 딱 그런 사람이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너무 순수하고 뜨거웠다. 감동받았다"며 하모니카를 부탁한 배경도 설명했다. 

분노로 가득했던 젊은 날, 그리고 지금
 
하현우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첫 솔로앨범 < Ithaca(이타카) >를 발매했다. 이를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타이틀곡은 'Home'이다.

▲ 하현우 앨범의 타이틀곡은 'Home'이다. ⓒ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하현우는 처음 밴드활동 할 때를 돌아보며 패배주의와 분노, 화로 가득했던 때라고 회상했다. 그는 "국카스텐할 때 저희는 스스로를 불량품이라고 생각했다. 내 또래 애들은 다 여행가고 하는데 나는 왜 공사현장에서 먼지를 마셔야 하고 이렇게 살아야 하나,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며 "그래서 세상 다 부숴버리자 그런 말을 많이 했고, 합주하면서도 분노의 대상을 찾았다. 어릴 땐 멋모르고 세상이 우릴 알아주지 않는 것 같고 너무 불평등한 것 같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다보니 내가 그때 경험한 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 후의 어려운 것들을 잘 이겨낼 수 있는 훈련이었다. 20대에 몰아서 그런 훈련 같은 경험을 해서 감사하다. 공연을 하면 할수록 많은 분들이 저희 음악으로 행복해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도 저희 때문에 힘을 얻고 하는 거 보고 이런 식으로 쓰임이 되는,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낀다."

이어 하현우는 "이제는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갖고 (음악을) 하는 게 있고,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서 하는 것도 있고, 배움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분노로 가득했던 국카스텐의 음악과 달리 이번 솔로 앨범은 "정서적인 힐링일 수도 있고 정화작용일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이 솔로앨범을 통해서 전혀 다른 느낌으로, 전혀 다른 형식으로 작업하다보니 음악에 대한 열정 같은 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샘솟더라"고 말했다. 

꿈의 결과보다 꿈의 과정을!
 
하현우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첫 솔로앨범 < Ithaca(이타카) >를 발매했다. 이를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타이틀곡은 'Home'이다.

▲ 하현우 ⓒ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가슴에 새긴 문신에 대한 질문에 그는 "'가슴속에 이타카를 품어라'는 글귀를 새겼다"며 "항상 이타카를 품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타카로 상징되는 '꿈'에 대한 자신의 철학도 들려줬다.

"꿈이란 게 요즘은 되게 사치가 된 세상 같다. 요즘 제 또래 사람들 보면 결과주의로 인해 패배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꿈이 자동차와 집을 선물해주진 않잖나. 꿈은 나 스스로의 길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한다. 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고, 살아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누구나 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도현 선배님도 그런 말씀 하셨지만 <파랑새>란 동화 있잖나. 사실 정말 소중하고 가치 있는 건 늘 옆에 있었던 건데 그걸 잡으려면 달아난다. 저도 막상 꿈꿨던 상황이나 꿈꿨던 무대에 서면 생각했던 것 보다 덜 달콤하고, 더 밋밋하더라.

이타카 섬도 꿈꾸던 섬이었는데 막상 보니 조용한 시골 섬이었다. 그런데 이타카 섬에 뭔가 거대한 게 있어서 이타카에 가겠다란 게 아니고 이타카에 가는 과정 때문에 제가 이타카에 간 거다. 자기 스스로가 품고 있는 가능성, 과정에서 얻는 값진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경험에서 생각나는 철학, 살아가는 방식이 결과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꿈꿨을 때 우리 인간이 가장 아름답고 멋있는 것 같다. 꿈꾸는 순간의 가치 말이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과정의 하나로 건강을 언급했다. "국카스텐 멤버들끼리도 '무조건 건강하자. 건강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돈 같은 경우도 건강하기만 하면 나중에 생긴다'고 그랬다. 그래서 등산도 자주하고 각자 운동하면서 건강을 잘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국카스텐 1집 만들면서도 '과거에 우리가 빛났던 것에 목매지 말고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자'고 이야기했다. 시간이 흘러 '그때 한창 열심히 했지'라고 말하는 밴드가 아니라 '지금'도 뜨겁게 만들어내고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그게 가장 큰 꿈이다"고 밝혔다.
 
하현우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첫 솔로앨범 < Ithaca(이타카) >를 발매했다. 이를 기념해 26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홀에서 음악감상회를 열었다. 타이틀곡은 'Home'이다.

▲ 하현우 ⓒ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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