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포스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포스터 ⓒ 워너 브라더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가 25년 만에 주인공 전원을 아시안으로 캐스팅해 제작한 영화. 지난 8월 개봉해 3주 연속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영화. 화제의 그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드디어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공개된 영화는 유쾌했고, 코믹했고, 익숙했다.
 
영화는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다.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인 레이첼(콘스탄스 우 분)은 남자친구 닉(헨리 골딩 분)에게 함께 싱가포르에 다녀오자는 제안을 받는다. 닉은 친구의 결혼식 들러리가 되기 위해 싱가포르로 가야 했고, 고향의 친구와 가족들에게 레이첼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레이첼과 닉은 싱가포르로 향한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하니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늘 자신의 디저트를 뺏어 먹고, 허름한 체육관에서 허름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운동하던 닉이, 자신의 넷플릭스 아이디를 사용하던 닉이, 익숙하게 퍼스트 클래스 에스코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됐다. 닉이 싱가포르에서 최고로 잘 사는 집의 아들이라는 걸. 싱가포르에 도착한 레이첼은, 닉의 친구들과 가족을 만나 초특급 상류층의 삶을 체험한다.

막대한 재력 과시하며 이별 종용하는 남자친구 어머니
 
 영화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의 한 장면

영화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의 한 장면 ⓒ Warner Brothers Pictures


영화의 갈등은 자식의 교육부터 결혼까지, 모든 것에 간섭하려는 '아시아식 어머니'인 닉의 어머니 엘레노어(양자경 분)가, 평범한 집안 출신인 데다 미국식 사고를 가진 레이첼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면서 시작된다. 엘레노어는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이런 간섭과 통제가 결국 자식을 위해 나은 일이라고 믿는다.
 
잘난 내 아들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며느리가 마음에 들지 않고, 막대한 재력을 과시하며 이별을 종용하는 남자친구의 어머니. "돈이 목적이니? 내 아들과 헤어져!" 식의, 우리에겐 드라마에서 익숙하게 봐온 갈등 구조지만,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을 보면 서양인들에게는 꽤나 신선한 설정이었던 것 같다.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한국 관객들에게는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고 재미는 있지만, 익숙하고 틀에 박힌, 조금은 '뻔한' 스토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도 있다. 일단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결혼식에만 400억 원을 쏟아붓는, 엄청난 스케일의 싱가포르 재벌들의 라이프다. 이들이 먹고 놀고 마시는 싱가포르 곳곳의 모습은, 마치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만든 홍보 영상처럼, 싱가포르의 매력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 사진.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스틸 사진. ⓒ 워너 브라더스 픽쳐스

 영화 <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의 한 장면.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한 장면. ⓒ 워너 브라더스 픽쳐스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나 미드에서 익히 보았던 클리셰가 틀어진 데서 오는 재미도 있다. 그동안 뉴욕으로 배경으로 한 드라마마다, 미국인이 되기 위해 위장 결혼하는 캐릭터들이 등장하곤 한다. 그래서 레이첼이 뉴욕에서 나고 자란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닉의 어머니 엘레노어의 모습을 본 미국인들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여기에 영화 초반, 런던의 고급 호텔을 예약한 닉의 가족이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한 뒤, 그 호텔을 인수해버리는 에피소드는 내 돈도, 내 일도 아닌데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다.
 
한국계 미국인인 켄 정과 아콰피나를 비롯, 양자경, 젬마 찬, 니코 산토스 등 다양한 아시안 배우들의 열연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25일 개봉.
 
한 줄 평: 임성한 작가도 할리우드에 진출했으면.
별점 :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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