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은 지난 2013년8월 당시 페더급에서 '폭군'으로 군림하던 챔피언 조제 알도와 타이틀전을 치렀다. 한국인 UFC 파이터 최초의 타이틀전으로 국내 격투팬들에겐 매우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사실 정찬성의 타이틀전은 페더급의 먹이사슬을 깬 일종의 '특혜'였다. 정찬성은 2011년  UFC 입성 후 단 3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던 신예 파이터였기 때문이다.

정찬성이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타이틀전으로 직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트위스터 승리와 7초 KO 등 UFC 역사에 남을 만한 인상적인 장면들을 연속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정찬성은 채드 멘데스와 프랭키 에드가, 리카르도 라마스 등 페더급의 상위 랭커들 대신 타이틀전으로 직행할 수 있었다(물론 알도가 상위랭커들을 차례로 정리하면서 마땅한 도전자가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오는 9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 센터에서 열리는 UFC228 대회에서도 비슷한 성격의 타이틀전이 열린다. 당초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와 통합 타이틀전을 치를 예정이었던 잠정 챔피언 콜비 코빙턴이 부상을 당하면서 17승1무의 화려한 전적을 가진 젊은 파이터 대런 틸이 우들리와 타이틀전을 치른다. 과연 우들리는 만25세의 젊은 도전자에게 챔피언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동현 1분 KO시킨 우들리, 라울러 꺾고 챔피언 등극

 
 우들리는 챔피언에 등극하는 순간에도 환호보다는 야유를 더 많이 받았다.

우들리는 챔피언에 등극하는 순간에도 환호보다는 야유를 더 많이 받았다.ⓒ UFC.com 화면 캡처



175cm로 웰터급 파이터로는 다소 신장이 작은 우들리는 대학 시절 NCAA 디비전1에서 활약하며 두 번이나 올 아메리칸에 선정됐을 정도로 촉망 받는 레슬러였다. 2009년 미주리주의 중소단체를 통해 종합 격투기에 데뷔한 우들리는 단3경기만에 북미2위 단체 스트라이크포스(지금은 UFC에 흡수통합)에 입성했다.

우들리는 스트라이크포스에서도 내리 7연승을 거두며 타이틀전에 직행했지만 2012년7월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네이트 마쿼트에게 4라운드 KO로 무너지며 격투기 데뷔 후 첫 패배를 당했다. 마쿼트전을 끝으로 UFC로 자리를 옮긴 우들리는 조쉬 코스첵과 카를로스 콘딧을 KO로 꺾었지만 제이크 실즈나 로리 맥도널드 같은 노련하고 영리한 파이터들에겐 고전을 면치 못하며 무기력하게 패했다.

그리고 우들리는 2014년8월 '스턴건' 김동현과 대결하면서 국내 격투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김동현은 에릭 실바와 존 해서웨이를 연속KO로 제압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자신감이 한껏 오른 김동현은 우들리전에서 경기 초반 헤서웨이를 쓰러트렸던 백스핀 엘보우를 시도했지만 가볍게 피한 우들리가 김동현을 펀치로 쓰러트리면서 1라운드 KO로 승리했다.

2015년1월 신예 켈빈 가스텔럼을 판정으로 꺾고 타이틀전선에 합류한 우들리는 1년6개월 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고 기다렸다가 2016년7월 로비 라울러의 3차 방어전 상대로 낙점됐다. 대부분의 격투팬들이 라울러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1라운드 2분 만에 라울러의 안면에 강력한 펀치를 적중시킨 우들리의 KO승리였다.

우들리는 그토록 바라던 챔피언에 올랐지만 당시 웰터급에는 7연승 행진을 달리던 막강한 도전자 스티븐 톰슨이 있었다. 우들리는 톰슨과의 타이틀전에서 접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고 5개월 후에 열린 재대결에서는 판정승을 거뒀다. 톰슨도 평소와 달리 아웃파이팅으로 일관하며 실망스런 경기내용을 보여줬지만 그런 도전자를 상대로 한 발짝 뒤에서 카운터만을 노린 챔피언 역시 많은 박수를 받긴 힘들었다. 

'지루한 챔피언' 우들리, 만25세의 무패 도전자 만난다

 
 챔피언 우들리(왼쪽)는 신장과 나이, KO율 등에서 틸보다 열세에 있다.

챔피언 우들리(왼쪽)는 신장과 나이, KO율 등에서 틸보다 열세에 있다.ⓒ UFC.com 화면 캡처



우들리는 톰슨과의 2경기를 끝낸 후 UFC 컴백을 선언한 조르주 생피에르나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과의 슈퍼파이트를 원했다. 하지만 '지루한 챔피언'으로 낙인 찍힌 우들리의 슈퍼파이트는 성사되지 못했고 대신 우들리는 데미안 마이아와 3차 방어전을 치렀다. 그리고 마이아전은 타이틀전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희대의 '수면제 매치'가 벌어졌고 우들리는 승리를 거두고도 관중들의 야유를 들었다.

우들리가 마이아전 이후 어깨 수술을 받으며 공백을 갖는 사이 코빙턴은 하파엘 도스 안요스를 꺾고 잠정 챔피언에 등극했다. 하지만 코빙턴 역시 안요스전 이후 부상을 당하며 당장 타이틀전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UFC에서는 지난 5월 우들리와 두 차례 타이틀전을 치렀던 톰슨을 판정으로 꺾은 신예 대런 틸을  우들리의 4차 방어전 상대로 낙점했다.

영국 리버풀 출신의 파이터 틸은 은퇴한 비스핑의 뒤를 잇는 영국의 간판 파이터다. 183cm의 신장에 190cm의 리치를 자랑하는 틸은 골격이 커 상대보다 사이즈가 더욱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강력한 왼손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한다는 점은 코너 맥그리거를 연상케 하지만 킥복서 출신답게 킥공격도 꽤나 매섭다. 뛰어난 실력에 젊음, 그리고 스타성까지 갖추고 있어 UFC에서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하지만 우들리는 라울러나 톰슨,콘딧 같은 타격가들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던 경험이 있다. 틸이 패기만 믿고 덤벼들다간 우들리의 강력한 카운터에 걸려 들 수도 있다. 우들리 입장에서는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 틸의 체력을 고갈시킨다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지루한 챔피언'이라는 악명을 견디며 벨트를 지켜낸 우들리의 경험과 경기운영이 겁 없는 신예 틸에게 먹힐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UFC228의 코메인이벤트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니코 몬타뇨와 발렌티나 셰브첸코의 여성 플라이급 타이틀전은 챔피언 몬타뇨가 감량 도중 신장 이상을 일으키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체중을 맞추고 챔피언의 등장을 기다리던 셰브첸코는 "몬타뇨가 도망갔다"며 분노했다. 여성 플라이급 타이틀전이 취소되면서 UFC228의 코메인이벤트는 제시카 안드라지와 카롤리나 코발키에비츠의 여성 스트로급 경기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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