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첫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

감독 첫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 ⓒ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에게 2018시즌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10일 현재 65승 55패, 승률 0.542로 승패마진 +10을 기록 중인 한화는 2007시즌 이후 무려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 한화가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역시 오랜만이다.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던 2007시즌 당시 준플레이오프 1선발로 나섰던 류현진은 현재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LA 다저스의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다. 선발투수뿐이 아니다. 당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출전했던 선수 중 현재 팀에 남아있는 것은 안영명과 김태균뿐이다.

그만큼 긴 세월이 지났다. 2007년 이후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팀과 팬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간 한화 구단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외부 FA 영입과 고액의 외국인 선수를 포함 김응룡, 김성근 등 우승 경험이 있는 노장감독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수장 자리에 앉히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에 가까웠다. 시대 착오적인 야구로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팀의 평균연봉은 치솟았으며 FA 영입의 결과로 젊은 선수들이 대거 유출되어 팀의 연령대는 높아져만 갔다. 지난 시즌 8위였던 한화는 당장의 성적뿐만 아니라 미래도 불투명한 팀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한화 출신 한용덕 감독을 영입하고 성적에 대한 과한 기대치를 내려놓고 팀 전력에 맞는 야구를 펼치자 그간 꼬였던 문제들이 풀리기 시작했다. 정우람, 송은범 등 기본적으로 좋은 능력들을 가지고 있던 FA 선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이태양, 박상원, 김재영 등 잠재력이 뛰어난 유망주들이 기대치 이상의 활약을 함에 따라 한화는 기막힌 시너지 효과를 냈다.

특히 저비용 고효율 외국인 선수 호잉과 샘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우승을 노리며 100만 달러 이상의 거액을 투자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타 구단과 달리 한화는 올시즌 외국인 선수에 대해 큰 투자를 하지 않았다.

샘슨과 호잉은 모두 총액 70만 달러의 금액으로 한화와 계약을 했다. 경력이 화려한 메이저리그 선수들 대신 젊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활약은 금액 이상이었다. 

샘슨은 전반기에만 10승을 달성하며 한화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현재 18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2위 소사와 18개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샘슨은 남은 기간 이변이 없는한 탈삼진왕 등극이 유력하다. 리그최강인 불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발진이 헐거운 한화에 샘슨의 활약이 없었다면 현재 성적은 불가능했다.
 
 올시즌 한화 타선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타자 호잉

올시즌 한화 타선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타자 호잉 ⓒ 한화 이글스


호잉 역시 마찬가지다. 올시즌 한화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권이다. 한화의 팀 OPS는 0.758로 최하위 NC(0.726)에만 앞설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얼음판 승부를 대부분 잡아낼 수 있었던 것은 호잉이 고비마다 알토란 같은 타격을 해줬기에 가능했다.

비단 호잉뿐 아니라 올시즌 한화 선수단이 보여준 집중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현재 리그 3위인 한화지만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를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한 전문가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올시즌 개인 투·타의 성적을 합산하더라도 중하위권 기록인 것이 사실이다.

팀 득점과 팀 실점을 따져 해당 팀이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승률 수치를 계산한 '기대승률'만 살펴봐도 그렇다. 현재 실제 승률 0.542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화의 기대승률은 0.486로 10개구단 중 6위다. 5할이 채 되지 않는 기대승률로 3위에 올라있는 셈이다.

▲ 2018시즌 팀 승률-기대승률 비교
 2018시즌 팀 승률과 기대승률 비교 수치(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8시즌 팀 승률과 기대승률 비교 수치(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시즌 중 기대승률보다 승률이 좋은 팀은 대개 1,2점차 박빙의 승부에서 거둔 승리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한화 선수들이 그만큼 좋은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한화의 경기를 본 이들은 알겠지만 시즌 중반까지 1,2점차 승부에서 경기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한화 선수들의 경기력은 무섭게 올라가곤 했다.

하지만 폭염이 시작된 후반기 이후 한화의 기세가 약해졌던 것은 사실이다. 살얼음판 승부를 많이 이겨낸 만큼 체력소모도 극심했기 때문이다. 탄탄한 불펜을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올시즌 한화의 경기 스타일상 시즌 막판 고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2위 SK에 1.5경기차로 뒤져있는 한화의 남은 시즌 목표는 2위 탈환을 통한 플레이오프 직행이다. 포스트시즌 체제가 5강으로 바뀐 이후, 2위와 3위의 격차는 그만큼 크다. 특히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11년만에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게 된다.

큰 경기 경험이 적기에 포스트시즌에서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한화의 바로 아래 위치해 있는 넥센은 박병호를 중심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14시즌을 연상시킬만큼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 계단이라도 더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것이 여러모로 한화가 꾸고 있는 대망에 다가서기에 유리하다. 올시즌 야구팬들에게 가장 큰 놀라움을 안겨준 한용덕 감독과 한화의 2018시즌은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3연패에 빠진 한화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2위 추격의 고삐를 당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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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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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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