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18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 경기 모습

대한민국 2018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 경기 모습 ⓒ 아시아배구연맹


결전의 시간이 왔다. 한국과 중국 여자배구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구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맞대결을 펼친다. 배구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전 종목을 통틀어도 '최고 빅매치'로 손꼽힌다. 우선 두 팀의 수준과 전력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이다.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여자배구 '세계 최강'이다. 현재도 세계랭킹 1위이자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 국가이다. 한국도 세계랭킹 10위에 올라 있다.

'세계 최고 선수의 대결'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한민국 김연경(에자즈바쉬)은 전 세계 배구 선수 중 최고의 연봉을 받는다. 또한 공격, 수비, 서브, 리더십 등 다방면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완성형 공격수이다. 중국 주팅(바크프방크)도 가공할 파워와 타점으로 각종 대회에서 MVP를 휩쓴 최정상급 공격수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여자배구 세계 최고봉인 터키 리그에서 활약한다. 포지션도 공격과 수비를 모두 담당하는 레프트로 같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될 대목도 있다. 두 선수의 스타일과 처한 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주팅은 공격력에 비해 리시브·디그 등 수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서브 리시브 참여율도 김연경보다 적다. 반면 김연경은 가는 팀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핵심 역할을 한다.

두 선수가 속한 대표팀과 소속팀의 환경도 다르다. 주팅은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호화 군단에서 주로 활약해 왔다. 김연경은 정반대다. 대표팀에서 유일한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소속팀에서도 직전 시즌 최하위 팀을 단숨에 우승 팀으로 만드는 '신묘한 능력'을 발휘해 왔다. 국제대회 대표팀 성적과 개인상 숫자만으로 두 선수를 비교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김연경-주팅, 스타일·소속팀 상황 '다르다'

중국은 아시안게임 1라운드 조별 리그에서 베트남과 대만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제압하며 B조 1위에 올라 있다. 한국도 인도와 카자흐스탄을 연파하며 2연승 중이다. 한국-중국전의 승패에 따라 사실상 B조 1위가 결정된다. 8강전은 1라운드 각 조(A·B조)의 1위-4위, 2-3위가 크로스로 맞대결해 승자들이 4강에 진출한다.

각 팀의 주전 멤버 윤곽도 드러났다. 중국의 주전 멤버는 레프트 주팅(25세·198cm), 류샤오퉁(29세·188cm), 라이트 쩡춘레이(30세·187cm) 또는 궁샹위(22세·186cm), 센터 위안신웨(23세·201cm), 옌니(32세·192cm), 세터 딩샤(29세·180cm), 리베로 린리(27세·171cm)이다.

전 포지션이 세계 정상급 선수로 구성됐다. 중국이 국제대회에서 많은 우승을 거둔 이유이다. 주전 멤버 중 쩡춘레이를 제외하고 모두 리우 올림픽 금메달 멤버들이다. 주팅, 위안신웨, 딩샤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여기에 지난 시즌 중국리그 득점왕인 신예 리잉잉(19세·192cm)까지 가세했다.

한국의 주전 멤버는 레프트 김연경(31세·192cm), 이재영(23세·178cm), 라이트 박정아(26세·187cm), 센터 양효진(30세·190cm), 김수지(32세·188cm), 세터 이효희(39세·173cm), 리베로 임명옥(33세·175cm)이다. 교체 멤버로는 프로 선수인 황민경(29세·174cm), 이다영(23세·179cm)과 고교 장신 유 주 3인방인 정호영(190cm), 박은진(188cm), 이주아(186cm)가 주로 나선다.

전력 차이 명백... 그러나 '이긴 경험'도 있다

 중국 2018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 경기 모습

중국 2018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들 경기 모습 ⓒ 아시아배구연맹


한국과 중국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분명히 있다. 국제대회 성적에서 큰 차이가 난다. 중국은 2015 월드컵 우승,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 2017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우승 등 주요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한국은 2013년 이후 리우 올림픽 공동 5위가 최고 성적이다. 물론 이것도 대단한 업적이다. 다만, 중국과 비교하면 역부족이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차이가 존재한다. 최근 5년 동안 한국과 중국의 1군 주전 멤버가 출전한 대회에서 맞대결한 상대 전적도 한국이 열세이다. 대표팀 1군 주전의 맞대결은 지난 2015년 월드컵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한국은 중국에 1-3으로 패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특히 4세트에서 21-17로 앞서가다 막판에 역전패한 것이 뼈아팠다. 충분히 5세트로 갈 수 있는 경기였다.

드물지만, 승리한 경험도 있다. 2013년 아시아선수권 3-4위 결정전이다. 한국이 중국에게 3-2로 대역전승을 거두었다. 2세트를 먼저 내주고 3~5세트를 모두 이겼다. 짜릿한 '리버스 스윕'이었다.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 팀의 감독이 현재 차해원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었다.

지난 5월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도 차해원 감독이 이끈 한국이 중국에게 3-0으로 압승을 거두었다. 중국 언론은 충격에 휩싸였다. 실제로 한국 여자배구가 중국 홈구장에서 중국 성인 대표팀에게 승리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경기 직전까지만 해도 한국이 1세트라도 따내면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중국은 당시 주팅, 장창닝, 쩡춘레이가 빠진 점을 강조하며 패배의 위안으로 삼았다. 그리고 한국에게 설욕할 날만을 기다려 왔다. 중국 언론도 한국전 참패를 반드시 설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연경 "지고 싶지 않다"... 차해원 "최고 전력으로 맞붙겠다"

결국 한국과 중국의 '1군 주전 맞대결'이 3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성사됐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에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 김연경은 지난 21일 카자흐스탄전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에게 지고 싶지 않다. 최고의 전력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전을 통해) 지금까지 안 됐던 부분을 수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이기면 8강, 4강에서 쉬운 상대를 만나는 것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차해원 감독도 총력전을 예고했다. 그는 "중국전도 주전 멤버가 들어간다. 이기려는 마음을 갖고 할 것"이라며 "절대 꽁무니 빼지 않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국에게 중국전은 승패와 상관없이 큰 의미가 있다. 올해 가장 중요한 2018 여자배구 세계선수권 대회(9월 29일~10월 20일, 일본)를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총력전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설사 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아시안게임에서 세계 강호인 중국·일본 주전들과 거세게 맞붙어야 한다. 그런 경험을 통해 대표팀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점검하고, 더 철저히 세계선수권과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승패 못지않게 경기 내용도 중요한 이유이다.

설욕 다짐 중국, 지나칠 정도로 '한국 경계'

 '세계 최고 공격수' 김연경(한국)과 주팅(중국)

'세계 최고 공격수' 김연경(한국)과 주팅(중국) ⓒ 박진철/아시아배구연맹


중국 대표팀도 한국전에 임하는 각오가 대단하다. 지나칠 정도로 한국 팀에 신경을 쓰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랑핑 감독은 21일 대만전 승리 직후 <시나 스포츠> 등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싸우려면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랑핑 감독이 약팀들과 경기에서 핵심 주전을 풀가동한 것은 한국전에 선수들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최상으로 맞추겠다는 전략이 드러난 셈이다.

실제로 랑핑 감독은 세계랭킹 45위 베트남, 55위 대만에게 큰 점수 차이로 앞서가는 데도 핵심인 주팅과 위안신웨를 단 한 세트도 빼지 않았다. 2경기 연속 풀로 뛰게 했다. 이는 예상을 크게 뒤엎은 경기 운영이었다. 약팀과 경기에서는 핵심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한국-중국전은 흥미진진한 대결이 됐다. 이 경기는 23일 오후 6시 30분부터 국내 지상파(KBS 2TV)에서 생중계한다. 태풍 뉴스 특보 관계로 생중계 채널이 KBS 1TV에서 KBS 2TV로 변경됐다. 이숙자 해설위윈이 자카르타 현지에서 해설에 나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