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KBO리그가 약 2주 가량의 휴식기(8/17~9/3)에 돌입한 상태다. 예년과 달리 혹서기에 주어진 긴 휴식기는 선수들이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재정비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맞아 각 구단별 주요 체크포인트를 확인해보자.

#두산 베어스(113경기 73승 40패 승률 0.646, 1위)
 2위 SK와 10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

2위 SK와 10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는 두산 ⓒ 두산 베어스


1.두산 공수의 핵심 양의지, MVP 가능성은?

2018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하는 양의지는 현재 타율 0.366(2위) OPS 1.040(3위)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6.0(1위)로 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시즌 홈런 20개에, 0.371(3위)의 도루 저지율까지 기록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포수다.

6월 16일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할 정도로 맹타를 휘둘렀다.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도 통산 네 번째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은 물론 총액 100억 원 이상의 FA도 가능하다.

다만 역대급 활약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MVP 수상 가능성은 점점 불투명해져 가고 있다. OPS 1위(1.155) 넥센 박병호가 맹렬한 기세로 홈런왕에 접근하고 있고, 박병호와 같은 팀인 이정후도 1경기 5안타를 몰아치는 활약으로 양의지를 타율 선두에서 끌어내렸다. 동료 투수 후랭코프(다승 1위)와 린드블럼(ERA 1위)까지 MVP 경쟁에 가세한 상황이라 아시안게임 후 양의지의 활약이 주목된다.

2. 위기의 좌완 선발, 휴식기 통해 살아날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장원준-유희관 (사진: 두산 베어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 장원준-유희관 (사진: 두산 베어스) ⓒ 케이비리포트


'장꾸준'이란 별명이 말해주듯, 장원준은 매 시즌 꾸준히 10승 이상을 거뒀다. 무난하게 9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리라 기대를 모았지만 올시즌 15경기에 등판 3승 6패, EAR 10.48, 세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될 정도로 역대급 부진을 겪고 있다.

6년 연속 10승에 도전하는 유희관은 장원준에 비하면 사정은 낫지만 22경기 6승 8패 ERA 7.24로 고전 중이다. 유희관 역시 5월 5일 엔트리 말소를 겪고 10일 뒤 복귀했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두산은 현재 2위 SK와 10경기차로 압도적인 1위를 질주 중이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30승을 합작하며 새로운 원투펀치를 형성했지만 터줏대감인 좌완 선발 듀오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지난해까지 위용을 떨쳤던 '판타스틱4'는 이제 유명무실하다. 따라서 굳건한 선발진의 존재가 관건인 한국시리즈까지 고려했을 때, 장원준과 유희관이 휴식기 재정비를 통해 원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통합우승의 관건이다.

3. 외야의 중심 박건우, 재활은 순항 중?

지난 2일 박건우는 잠실 LG전 도중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4회초를 앞두고 교체됐다. 당초 가벼운 부상으로 보였지만 외복사근 손상으로 상태가 심각했다. 결국 두산은 3일 박건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켜야 했다.
 부상으로 국가대표 승선도 무산된 두산 박건우

부상으로 국가대표 승선도 무산된 두산 박건우 ⓒ 두산 베어스


올시즌 박건우는 정확히 10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8 OPS 0.832 WAR 2.1을 기록하고 있었다. 타율 2위(0.366), WAR 4위(7.0)를 차지했던 지난해 수준엔 미치지 못하지만 8월 2경기 5안타로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차에 당한 부상이라 아쉬움이 크다.

공교롭게도 두산 타선은 박건우가 자리를 비우자 주춤한 상태다. 8월 경기당 팀 득점은 5.62로 8위, 팀 OPS 역시 0.825로 7위로 처지는 등 팀 타격 주요 지표들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AG 휴식기 이후 두산이 평소의 막강한 화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심타자 박건우의 건강한 복귀가 필수적이다.

4. 홈런 날린 반슬라이크, 방망이 터질까?

지난 6월 26일 두산은 최악의 외국인 야수 파레디스를 대체할 타자로 LA 다저스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반슬라이크를 영입(총액 32만달러)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류현진 도우미로 주목받기도 했었지만 두산 입단 후 12경기 타율 0.128 OPS 0.436 WAR -0.6으로 파레디스와 별반 다를바 없는 모습이다.

위안은 있다. 지난 9일 2군에서 타격폼을 점검하고 복귀한 반슬라이크는 11일 롯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며 반전을 예고했다. 이후 3경기에서 10타수 1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휴식기 동안의 조정을 통해 타격감을 좀더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반슬라이크가 휴식기 이후 타팀 외국인 선수만큼의 활약을 보여준다면 두산은 좀더 수월하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5. 이번에도 국대베어스, 돌아온 다음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하는 두산 투타 5인(왼쪽부터) (사진: 두산 베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하는 두산 투타 5인(왼쪽부터) (사진: 두산 베어스) ⓒ 케이비리포트


이번 아시안게임에도 두산은 어김없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이른바 '국대 베어스'의 위용을 보였다. 국내 최고 포수 양의지를 비롯해 박치국, 함덕주 등 총 5명이 선동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올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아시안게임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그러나 투타의 핵심 전력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건 불안요소다. 선수층이 두터운 두산이지만 시즌 종료까지는 아직 31경기가 남아 있다. 지난해 WBC처럼 주축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후유증으로 부상과 부진을 겪는다면 손해가 막심하다. 두산이 현재와 같은 압도적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선 이들이 아시안게임에서 무사 귀환해야 한다.

*총평

올시즌 KBO리그 최강팀이 두산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FA를 앞둔 양의지가 포수로서 역대급 활약을 보이고 있고, 최주환과 주장 오재원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두산이 역대 최소 경기로 70승 고지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다만 지난 수년 간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좌완 선발 장원준과 유희관의 동반 부진, 외야수 박건우의 부상 이탈과 새 외국인 야수 반슬라이크의 부진은 적지 않은 고민이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쉬지 못하고 국가대표로 경기를 치뤄야할 핵심 전력 5인의 복귀 후유증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이다. 주축 선수들이 부진한 경우에도 대체 선수들을 통해 그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현재 전력만 유지해도 2년만의 통합우승이 유력하다. 금번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숨고르기의 성격이 강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두산의 압도적인 선두 질주는 휴식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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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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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김호연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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