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 롯데 이적 후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채태인

고향팀 롯데 이적 후 준수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채태인 ⓒ 롯데 자이언츠


'알짜 FA'.

올 시즌을 앞두고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을 통해 롯데로 이적한 채태인을 지칭할 때 종종 앞에 붙는 수식어다.

지난 겨울, 채태인은 답답한 심정으로 차갑게 얼어붙은 FA 시장을 지켜봐야만 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넥센까지. 10년 동안 준수한 활약을 펼친 그였다. 타격 생산력이 검증된 좌타자라는 점과 여전히 최고 수준의 1루 수비를 장점으로 삼고 있는 채태인이었지만 FA 시장에서 그에게 손을 내미는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된 이유는 채태인의 적지 않은 나이와 건강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1982년생으로 37세 시즌을 맞는 채태인에 대해 보상 선수까지 내주며 영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대다수 구단의 공통적인 판단이었다.

설상가상으로 FA 선언 당시 채태인의 원 소속팀이었던 넥센에는 같은 1루수인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복귀했다.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넥센이기 때문에 1루수 자리에 고액 연봉자인 박병호와 채태인을 동시에 쓰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여러가지로 꼬인 상황 때문에 답답한 처지이던 채태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고향 팀 롯데였다. 채태인과 동갑내기인 이대호를 제외하면 1루수를 볼 만한 마땅한 야수가 없었고 좌타 거포에 대한 갈증이 있던 롯데는 전부터 채태인에 대한 관심이 큰 팀이었다.

거기에 고교 졸업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채태인은 부산에서 쭉 나고 자란 선수였다. 이런 여러 사장이 맞아 떨어져 롯데와 채태인, 그리고 넥센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사인 앤 트레이드'였다. 넥센은 2년 10억의 총액으로 채태인과 FA 계약을 맺은 이후 곧바로 롯데의 좌완투수 박성민과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사실상 롯데와 채태인의 FA 계약을 넥센이 대신해서 맺어준 셈이다. 채태인의 사례는 프로야구 사상 거의 최초로 시행되는 사인 앤 트레이드였다.

채태인이 물꼬를 트자 이적팀을 찾지 못하고 강제은퇴 위기에 몰렸던 최준석 역시 사인 앤 트레이드로 NC에서 선수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 롯데 채태인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롯데 채태인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채태인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우여곡절끝에 롯데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은 알짜 FA라고 불러도 좋을 만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만루홈런을 두 차례나 터뜨리는 등 꼭 필요한 순간 결정적 타점을 기록하며 팀 득점력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현재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큰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채태인은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홈런 생산력을 보이고 있다.

성공적인 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 채태인의 사례는 어쩌면 향후 FA시장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번 시즌 이전까지 채태인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베테랑 선수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원소속팀과 1년 계약을 하거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은퇴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는 선수의 기량보다는 많은 나이와 보상선수로 인해 발생하는 상황이다. 베테랑 채태인의 사인 앤 트레이드 사례는 FA 보상선수 제도가 개선되기 전까지 각 구단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전력 강화 방안이다.

보상선수보다 적은 출혈로 원하는 즉전감(즉시전력감)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것은 성적 향상을 노리는 팀의 주요 전력 보강 수단이 될 수 있다. 당장 채태인 이후로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있던 최준석이 같은 방식으로 팀을 찾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구나 올 시즌 채태인의 활약이 준수했기에 향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채태인이 노쇠화로 인한 기량 하락으로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면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이 활성화되긴 어려웠다. 하지만 채태인이 올 시즌 보인 활약 덕분에 올시즌 이후 베테랑 FA들에 대한 구단들의 시선이 좀더 우호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향팀에서 현역 후반기를 보내게 된 채태인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되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채태인 뿐 아니라 대다수 롯데 팬들 역시 그간 팀에 없던 스타일의 타자인 채태인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올시즌 이후에도 채태인의 경우처럼  성공적인 사인 앤 트레이드 사례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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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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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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