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월드컵 4강 대진표가 프랑스-벨기에, 잉글랜드-크로아티아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대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질 '골든볼'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리 케인부터 모드리치까지, 골든볼 후보들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2차전 잉글랜드와 파나만의 경기.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재로서 가장 눈에 띄는 후보는 역시 해리 케인(잉글랜드)이다. 잉글랜드의 주장이자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 중인 케인은 벌써 6골을 터트리며 대회 득점 선두로 유력한 골든부츠(득점왕) 후보이기도 하다. 평균 연령 26세의 '젊은 피' 잉글랜드를 28년 만에 월드컵 4강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인은 8강전까지 오르는 동안 무려 3경기에서 MVP를 수상했다. 토너먼트에 접어들며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맹활약도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케인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케인이 올린 득점의 절반이 PK라는 점은 옥의 티다. 역대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선수가 골든볼을 수상한 경우는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조국을 우승으로 이끈 바비 찰튼이 유일하다. 잉글랜드 출신 월드컵 득점왕 역시 1986년 멕시코 대회 수상자인 게리 리네커(6골) 이후 32년 만의 도전이다.

4강 진출한 대표팀들 중 프랑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앙투안 그리즈만, 폴 포그바 등 쟁쟁한 스타 플레이어가 넘쳐나는 프랑스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고있는 선수는 단연 킬리앙 음바페다.

만 19세에 불과한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벌써 3골을 터뜨렸다. 조별리그 페루전과 16강 아르헨티나전에서 두 경기 연속 MVP로 선정돼 러시아 월드컵 최고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특히 아르헨티나전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를 압도하는 활약을 선보인 것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미 월드컵 영플레이어상은 예약해놨다는 평가이며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대회 최연소 골든볼 수상자로 등극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와 로멜로 루카쿠가 돋보인다. 아자르는 벨기에 선수로는 유일하게 2경기에서 MVP를 수상했다.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네이마르와의 에이스 대결에서 사실상 판정승을 거둔 장면이 돋보였다. 전매특허인 화려한 드리블과 킬패스 능력은 우수한 미드필더가 넘쳐나는 벨기에 선수단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다. 주포인 루카쿠는 4골을 터뜨리며 벨기에 팀내 최다득점자이자 케인과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여러 포지션을 넘나들며 살림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케빈 데 브라위너 역시 다크호스다.

크로아티아에는 루카 모드리치와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가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꼽히는 모드리치는 이번 대회에서 벌써 3경기나 MVP에 선정됐다. 다크호스지만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지는 않았던 크로아티아가 무려 20년 만에 4강까지 올라올수 있었던 것은 모드리치의 탁월한 경기 조율과 창조적인 패싱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 PK를 실축하는 등 아쉬운 장면도 몇 차례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 월드컵에서 모드리치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친 미드필더는 찾기 힘들다. 모드리치는 소속팀 레알 마드리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며 월드컵까지 차지할 수 있다면 다음 시즌 호날두-메시를 제치고 유력한 발롱도르 후보로도 급부상할 전망이다.

우승팀 프리미엄은 없다? 올해는 어떨까

 2018년 6월 18일(현지시간), 파나마와 벨기에의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018년 6월 18일(현지시간), 파나마와 벨기에의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 선수가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수바시치는 토너먼트에서 결정적인 선방으로 팀을 여러 차례 위기에서 구해냈다. 크로아티아는 16강과 8강에서 연속으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며 드라마틱하게 준결승까지 올라왔다. 덴마크와의 16강전에서는 무려 3명의 키커를 홀로 막아냈고, 러시아와의 8강전에서는 경기 중 당한 햄스트링 부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골문을 지키는 부상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수바시치는 이번 대회에서만 4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1990년 이탈리아 대회의 세르히오 고이코체아와 함께 역대 월드컵 한 대회 승부차기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도 세웠다. 골키퍼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현대축구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올리버 칸(독일)에 이어 16년만의 골키퍼 골든볼 수상자에 도전할 자격이 충분한 기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골든볼에서는 '우승팀 프리미엄'이 큰 변수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994년 미국 대회의 호마리우(브라질)을 마지막으로 최근 20년간 우승팀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배출되지 못했다. 1998년 프랑스 대회의 호나우두(브라질), 2002년 한일 대회의 올리버 칸(독일), 2006년 지네딘 지단(프랑스), 2014년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까지 최근 5번의 대회 중 4번이나 준우승팀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왔다. 심지어 2010년 남아공 대회 수상자인 디에고 포를란이 속한 우루과이의 성적은 4위였다.

최근 골든볼 수상자들의 경우 팀보다 개인의 퍼포먼스가 뚜렷하게 돋보인 경우가 많았고, 해당 선수의 명성과 인기도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우승팀에서 여러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다보니 오히려 확실한 후보에게 표가 몰리지 못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현재로서는 케인-음바페-모드리치의 3자 구도가 골든볼 수상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다. 4강에 오른 팀이 결승과 3, 4위전까지 최소한 2경기를 남겨놓게 되면서 역전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이 등장하게 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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