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대중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마룬파이브(Maroon 5)의 'Girls Like You' 뮤직비디오 갈무리

마룬파이브(Maroon 5)의 'Girls Like You' 뮤직비디오 갈무리ⓒ 유니버설뮤직


요즘 '페미니즘' 만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도 많지 않다. '진정한 페미니즘이 무엇이냐'는 다툼은 이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발견할 수 있다. 담론의 확산은 유명인들의 행동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타임지는 2017 '올해의 인물'로 '침묵을 깬 사람들'(The Silence Breakers)을 손꼽았다. '침묵을 깬 사람들'이란 미국 연예 산업, 정재계에 만연했던 성범죄를 고발한 모든 이들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페미니즘 메시지에 동조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억압이 실존하고 있으며, 성별에 상관없이 이 모순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남성 스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셜록 홈즈'와 '닥터 스트레인지'로 유명한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여성 배우와 동등한 임금을 보장받지 않을 경우 출연에 응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팬층을 보유한 팝 밴드 마룬 파이브(Maroon 5)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Girls Like You'는 지난 해 발표된 마룬파이브의 여섯 번째 정규 앨범 < Red Pill Blues >에 수록된 곡이다. 23일 차트 기준,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 5위에 오르며 또 다른 히트곡으로 자리매김했다. 'Girls Like You'는 흡입력있는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코러스가 지배적인 곡으로, 언뜻 부드러운 러브송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곡에 진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뮤직비디오다.

카밀라 카베요, 엘렌, 메리 제이... 주인공이 된 여성들

 마룬파이브(Maroon 5)의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여성 셀러브리티들이 등장한다.

마룬파이브(Maroon 5)의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여성 셀러브리티들이 등장한다.ⓒ 유니버설뮤직


이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마룬파이브가 아니다. 보컬 애덤 리바인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은 바로 여성 셀러브리티들이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화려하게 빛을 내고 있는 인물들이며, 이 중에는 사회적인 이슈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페미니스트들도 많이 있다. 우선 팝스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Havanna' 열풍의 주인공인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리타 오라(Rita Ora) 그리고 알앤비의 전설인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 역시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녀는 4년 전, 자신의 노래 'Doubt'에서 '누군가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리더이며 여왕이 되었다'고 당당하게 노래한 바 있다. 미국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 엘렌 디제너러스(Ellen Dgenerous) 역시 스스로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인물들이다.

스포츠계 인사들도 찾아볼 수 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최연소 여성 금메달리스트가 된 클로에 킴의 얼굴은 반갑다. 미국 여성 축구를 상징하는 인물 알렉스 모건(Alex Morgan) 역시 등장했다. 그녀는 피파 2016 표지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와 함께 표지를 상징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 높은 위상을 가진 인물이다. 사람들은 알렉스 모건의 외모와 축구 실력에 집중하지만, 그녀는 운동가(Activist)이기도 하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세 차례의 여자 월드컵 우승, 네 차례의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냈지만, 남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보다 40% 적은 임금을 받았다. 알렉스 모건은 칼리 로이드 등 동료들과 함께 이러한 현실을 꼬집고, 동일 임금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선수다.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앨리 레이즈먼(Aly Raisman) 역시 'Girls Like You'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다. 그녀는 열다섯 살 때부터 대표팀 주치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고발하며 미투(Me Too) 운동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 외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이 뮤직비디오에서 한 몫을 한다. 마룬파이브가 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상당히 의도적이다. 직접적이면서도 유연한 방식으로 '미투'를 지지하고, 여성의 삶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녀들이 웃는 표정으로 서 있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 뮤직비디오를 끝까지 다 보고 나면, 'Girls Like You'에 피쳐링한 랩퍼 카디비(Cardi.B)의 랩이 조금은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I don't really want a white horse and a carriage
(나는 백마 탄 왕자와 마차도 원하지 않아.)

I'm thinking more of a white Porsche and karats.
(나는 하얀 포르쉐와 캐럿. 그 이상의 것을 생각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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