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우완 문승원

SK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우완 문승원 ⓒ SK 와이번스


올 시즌 37경기에서 홈런 118개가 터진 문학구장은 투수들에게 있어 가장 곤혹스러운 구장이다. KBO리그 구장들 중에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편에 속하는 데다가 펜스가 낮아서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구장이다.

특히 문학구장을 홈으로 쓰는 SK가 홈런군단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장타력을 갖춘 팀과 SK가 문학에서 맞붙을 경우 3연전 내내 홈런잔치가 열리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6월 중순 문학에서 펼쳐진 SK와 롯데의 주말시리즈에서는 3경기동안 무려 20개의 홈런포가 터지며 등판하는 투수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홈런 많은 문학구장, 뜬공 유도하는 문승원

그렇기 때문에 SK 마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투수들은 주로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땅볼형 투수들이 주를 이룬다. 김광현, 산체스, 켈리, 박종훈 4명의 선발투수 모두 뜬공보다 땅볼을 많이 유도해 내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단 문승원만 반대다. 문승원은 올 시즌 73개의 땅볼 아웃을 유도하는 동안 97개의 뜬공 아웃을 기록했다. 땅볼 투수들 중심인 SK 선발진에서 유일한 뜬공 투수인 셈이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 문학구장은 국내에서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구장 중 하나다. 그 구장을 홈으로 쓰는 '플라이볼 피쳐'인 문승원에게 피홈런이 많은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2018시즌 9이닝당 홈런 허용 비율 순위(기록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8시즌 9이닝당 홈런 허용 비율 순위(기록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올해 문승원은 9이닝당 1.55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중 피홈런 2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에도 문승원은 9이닝당 1.45개의 피홈런을 허용하며 올 시즌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이는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렇다면 문승원의 피홈런 문제는 심각한 성적부진으로 이어질 고민일까? 문승원의 올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 않다. 올해 문승원은 81.1이닝에서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하며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팀 외인투수 켈리(ERA 5.18)보다 좋은 기록이다.

문승원은 올 시즌 팀의 5선발로 시작한 투수다. 대다수 팀에서 5선발 역할을 맡은 투수가 규정이닝 조차 채우기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문승원은 주어진 역할 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뜬공 투수임에도 피홈런을 두려워하지 않고 빠른 승부를 가져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문승원은 9이닝당 1.99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상대 타자들에게 손쉽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문승원보다 9이닝당 볼넷을 적게 내준 국내 선발 투수는 고영표(1.47), 이재학(1.79), 양현종(1.81)뿐 이다.

'투수들의 지옥' 문학구장서도 꿋꿋한 문승원

 공격적인 투구로 3선발급 활약을 보이고 있는 SK 문승원

공격적인 투구로 3선발급 활약을 보이고 있는 SK 문승원 ⓒ SK 와이번스


타자 친화구장이 홈인 뜬공 투수들은 피홈런을 줄이기 위해 스타일을 바꾸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떨어지는 구종을 장착해 뜬공 비율을 줄이고 땅볼 비율을 높이는 노력을 한다. 다만 이런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홈런을 맞지 않기 위해 피해가는 승부를 하다 볼넷이 늘어나 성적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SK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문승원은 투수들의 지옥이라 불리는 문학 구장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본인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비록 피홈런을 허용할지라도 빠르게 승부해 아웃카운트를 늘려가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고 있다.

문승원이 문학에서도 당당하게 투구를 해준 덕에 SK는 선발진 운영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부상 복귀 첫 시즌인 김광현의 등판 간격을 조절해 줄 수 있는 것도 5선발 문승원이 여느팀 3선발급 활약을 보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야구에 정답은 없다.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라고 해서 플라이볼 피처가 반드시 부진한 것은 아니다. 문학구장에서 2승 ERA 3.45로 도리어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문승원이 원정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며 SK 선발진의 무게를 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견제구] 힐만 SK, 로이스터 롯데 한계 넘을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