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올림픽과 더불어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손꼽히는 월드컵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21회째를 맞이한 이번 월드컵은 오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동유럽 국가 최초로 러시아에서 열리게 된다.

'4강 신화'를 이룩했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매 대회 때마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응원가'가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과거 등장했던 다양한 응원가들과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노래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2002년 한일 월드컵 <꿈★은 이루어진다>

 붉은 악마가 제작한 첫번째 공식 응원 음반 꿈★은 이루어진다 표지.  '오 필승코리아', 'Into the Arena' 등 상당수 수록곡이 지금까지 애창될 만큼 모범적인 응원 음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붉은 악마가 제작한 첫번째 공식 응원 음반 꿈★은 이루어진다 표지. '오 필승코리아', 'Into the Arena' 등 상당수 수록곡이 지금까지 애창될 만큼 모범적인 응원 음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Stone Music Entertainment


우리가 흔히 공식 월드컵 축구 응원가라고 부르는 곡은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 악마'의 기획으로 준비된 노래들을 말한다. 매 대회마다 공식 음반(Official Album)을 꾸준히 제작·발표했고 올해 역시 대표팀 출정식을 통해 신곡을 공개하기도 했다.

수많은 응원가 음반의 시초는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아 발표된 <꿈★은 이루어진다>이다. 앞서 1998년 붉은 악마 1집 음반이 제작되긴 했지만 일반 시판용 음반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제는 친숙해진 길거리 대규모 응원전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린 것도 바로 이 대회였다.

수록곡 중 윤도현 밴드(현 YB)가 부른 '오 필승 코리아'는 지금까지 사랑받는 대표적인 축구 응원곡이 되었고 신해철이 녹음한 'Into The Arena', '아리랑' 역시 각종 축구 중계 음악으로 꾸준히 사용되면서 가장 모범적인 응원 음반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 Reds, Go Together >

 2006 남아공월드컵을 맞아 제작된 < Reds Go Together >표지

2006 남아공월드컵을 맞아 제작된 < Reds Go Together >표지ⓒ 케이와이미디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원정 첫 승을 거뒀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버즈 'Reds Go Together', 트랜스픽션 '승리를 위하여'가 큰 사랑을 받았다. 앞서 2002년 월드컵은 SK텔레콤이 후원했지만, 2006년엔 KTF(현 kt)의 지원으로 제작되면서 당시 응원전을 둘러싼 이동통신 업체 간의 치열한 신경전도 흥미를 더했다.

버즈가 부른 'Reds Go Together'는  당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고음불가' 팀의 버전으로 CF에 사용되기도 하면서 원곡과 더불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또 다른 록 그룹 트랜스픽션의 '승리를 위하여'는 앞서 발표된 '오 필승 코리아' 못잖게 지금도 각종 축구 대회 중계를 통해 널리 애창되는 명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곡은 이후 제작된 공식 음반 마다 새로운 편곡으로 재녹음되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 The Shouts Of Reds. United Korea >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제작된 < The Shouts Of Reds > 표지

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제작된 < The Shouts Of Reds > 표지ⓒ 지니뮤직


앞선 두 차례의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 대표팀이 선전을 펼치면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곤 다양한 응원곡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김연아, 트랜스픽션이 피처링한 빅뱅의 '승리의 함성'을 비롯해 슈퍼주니어 'Victory Korea', 카라 'We're with you', 티아라 'We are the one', 이승기-김연아 'Smile Boy', 싸이-김장훈  '울려줘 다시 한번' 등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 The Shouts Of Reds. United Korea >는 당시로선 이례적으로 리패키지 음반 포함 총 두 차례 출시될 만큼 심혈을 기울여 제작되었다. 먼저 공개된 '오리지널 버전'에선 신인 그룹 햄(HAM)과 붉은 악마,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부른 타이틀곡 '우리는 하나'를 비롯해 부활, 크라잉넛, 킹스턴루디스카, 이은미, 리쌍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 달 간격으로 추가 발매된 '리패키지 버전'에는 애프터스쿨의 'Dreams Again', 앞서 소개한 빅뱅 버전의 '승리의 함성'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이때부터 새로 제작된 공식 응원가를 비롯한 각종 월드컵 노래들의 인기는 예전만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많은 곡을 발표하다 보니 오히려 대중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말았다. 일부 곡은 급하게 만들다 보니 어설픈 완성도로 질타를 받기도 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 We Are The Reds >

 2014년 음원 음반 < We Are The Res > 표지

2014년 음원 음반 < We Are The Res > 표지ⓒ 롤링컬쳐원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열린 2014 월드컵에선 에일리가 부른 '투혼가', 김형중을 중심으로 결성된 프로젝트 더 프렌즈의 'I Love Korea' 등이 나왔다. 이밖에 응원가 단골 팀인 트랜스픽션을 비롯해서 브로큰 발렌타인, 딕펑스, AOA, 타이니지 등 록 그룹과 아이돌 그룹이 녹음한 신곡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대표팀의 졸전(1무 2패 예선 탈락)으로 인해 월드컵의 열기가 싸늘하게 식으면서 응원가 역시 마찬가지 신세가 되고 말았다. 실제로 이때 발표된 곡들을 기억해주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다. '오 필승 코리아', '승리를 위하여' 같은 명곡들은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새 응원가가 계속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 우리는 하나 We, the Reds! >

한국 축구대표팀,'We, The Reds!'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 참석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 한국 축구대표팀,'We, The Reds!'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 참석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유성호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지난 5월 21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출정식 무대를 통해 새 공식 응원곡을 선보였다. 경기의 뜨거운 열기를 연상케하는 떼창과 레오(빅스), 세정(구구단)의 시원스런 보컬이 어울어진 '우리는 하나(We, the Reds)'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는 대한민국'(락킷걸), '승리의 순간'(마르멜로) 등 총 4곡이 선공개 형태로 발표되었고 트랜스픽션-오마이걸의 '승리의 함성 2018'을 비롯한 나머지 수록곡은 7일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가요계에선 앞선 대회 때와 다르게 이렇다 할 '비공식 응원가' 발표가 없을 분위기이다. 과거 월드컵 특수를 노린 '응원송' 상당수가 기대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다 보니 이제 제작하는 걸 꺼리게 됐다는 것. 또한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북미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사회적인 이슈까지 겹치면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이전에 비해 가라앉은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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