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유다이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와 케이타 역을 맡은 니노미야 케이타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유다이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와 케이타 역을 맡은 니노미야 케이타 ⓒ (주)티브로드폭스코리아


평생을 함께해 온 부모님. 물론 사이가 안 좋고 멀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전 세계 75억 인구 중에서 정으로든, 혈연으로든 누구보다 가깝게 연결된 사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연하게 생각한 나머지 우리가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부모님의 품은 우리의 소속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소속 욕구는 인간의 기본 욕구 중에 하나다. 그만큼 대다수가 어딘가에 속하는 것에 목말라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세상으로 나와 처음 눈을 떴을 때 우리는 부모님의 품에 안긴 채 욕구가 채워진다. 그러므로 가장 처음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우리의 소속은 가족이다.

그런데 만약 같이 살아온 가족이 사실 유전자적으로 생판 남이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아니면 이제껏 함께 지내온 자녀가 진짜 내 아이가 아니라면. 생각만 해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 것만 같다. 이처럼 흥미로운 가정을 다룬 작품이 있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는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 미도리(오노 마치코) 부부와 유다이(릴리 프랭키), 유카리(마키 요코) 부부가 나온다. 둘 다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이 자녀 양육에 열심이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부부는 각자 키워온 아들들이 서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6년 만에 통보받는다. 우선 영화를 보다 극적이게 만드는 서로 다른 두 가족의 성격을 살펴보자.

뒤 바뀐 아들 둘... 대체하기 힘든 기른 정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료타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케이타 역을 맡은 니노미야 케이타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료타 역을 맡은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케이타 역을 맡은 니노미야 케이타 ⓒ (주)티브로드폭스코리아


먼저 료타는 대기업에 다니며 성공을 향해 열심히 달리는, 이른바 엘리트다. 성취욕과 승부욕이 강하고, 다소 차갑고 딱딱한 성미를 가졌다. 그래서인지 아들인 케이타(니노미야 케이타)의 교육에는 관심이 많지만, 같이 보내는 시간은 적다. 이에 반해 미도리는 다소 소극적이고 얌전하다. 반면 유다이, 유카리 부부는 정반대 양상을 띤다. 남편인 유다이는 직업적 성공에는 관심이 없다. 일보다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의사표현 또한 약하여 아내인 유카리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그리고 유카리는 자기주장이 확실하고, 거침이 없는 성격이다.

이 중에서 도드라지는 차이점 두 가지만 꼽자면 재정 상태와 자녀교육이다. 한쪽은 부유하지만, 규칙이 다소 엄격하다. 다른 쪽은 풍족하진 않지만, 자유롭고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다. 과연 아이들은 어느 쪽을 원할까. 실제로 자신을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결정이 쉽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 어리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쏟는 비용에 따라 교육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 하다못해 취미 생활만 하더라도 풍족한 집안과 그렇지 않은 집안은 큰 차이가 있다. 특히나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컴퓨터 등 기기를 갖고 노는 일이 많다. 결국 부에 따른 간극은 갈수록 더욱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어쩌면 돈보다 중요한 요인은 가족 간 정이다. 줄곧 의지하고, 바라보며 커진 애정은 무엇으로도 대체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물건이 아닌 고유한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홀로 지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그리고 물건이란 사용되어지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세상이 혼돈 속에 빠진 이유는 물건이 사랑을 받고 있고, 사람들이 사용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만약 애정보다 돈이 우선이 된다면 그 가족은 혼돈에 빠지기 쉽지 않을까.

어른들에 의해... 물건 교환하듯 교환된 아이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유다이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와 유카리 역을 맡은 마키 요코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유다이 역을 맡은 릴리 프랭키와 유카리 역을 맡은 마키 요코 ⓒ (주)티브로드폭스코리아


하지만 두 부부는 정작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는다. 물론 아직 미성숙한 6살이 겪을 혼란을 생각하여 묻지 않은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의 미래를 주로 두 부부 간에 또는 변호사, 해당 병원 관계자들과만 상의한다. 모두들 마치 물건을 교환하듯 말한다. 아이들 또한 존중받아야 할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사실 일이 이렇게 된 이유는 료타의 영향이 크다. 미도리와 유다이, 유카리 부부는 혈연에 상관없이 아이들과 정이 들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한다. 하지만 료타는 다르다. 애초에 자신의 성격과 능력을 닮지 않은 케이타에게 의구심을 가진 상태였기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쉽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의존적이고 경제적으로 부족한 유다이를 내심 무시한다. 그리하여 두 아이들 모두 자신이 거둬들이겠다는 오만한 말을 내뱉으며 유다이, 유카리 부부 뿐 아니라 미도리와도 충돌을 빚는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케이타 역을 맡은 니노미야 케이타와 미도리 역을 맡은 오노 마치코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케이타 역을 맡은 니노미야 케이타와 미도리 역을 맡은 오노 마치코 ⓒ (주)티브로드폭스코리아


이윽고 이들은 여러 고민과 갈등 끝에 주말마다 아이들을 바꿔서 집에 재우기 시작한다. 언뜻 아이들도 별다른 불만 없이 지내는 듯 보인다. 아마도 여행가는 기분이었으리라 싶다. 문제는 마침내 아이들을 바꾼 후에 발생한다. 아이들은 갑자기 바뀐 부모님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한다. 같이 지내온 어머니와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료타는 우연히 예전에 케이타와 함께 갖고 놀았던 카메라에 찍힌 사진들을 보게 된다. 카메라에는 모두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케이타는 항상 아버지를 지켜보며 그를 찍어왔던 것이다. 이에 영화 내내 차갑던 료타는 처음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이제야 케이타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를 되찾기 위해 찾아간다. 

이렇듯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료타의 변화를 통해 가족을 이루는 데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는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같이 지내며 키워온 애정이 중요하다는 이 답은 보는 이를 울컥하게 만들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물론 수긍하기 어려운 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직접 보며 확인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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