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 23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 5번기에서 최종국까지 가는 접전끝에 한국 바둑의 미래 신진서(18) 9단이 살아있는 전설 이세돌(35) 9단을 3대 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세돌도 2승을 하며 잘 싸웠고, 신진서는 전설을 꺾었다.

다윗 신진서, 골리앗 이세돌을 꺾다

당초 이번 경기는 '다윗대 골리앗의 대결', '한국 바둑계의 신구 대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세돌 9단은 2000년대 세계 바둑계를 평정한 자타공인 한국 바둑계의 전설이다. GS칼텍스배에서도 7기, 11기, 17기 등 총 3회 우승을 차지하고 이번 기전에서 4번째 우승에 도전했으나 아깝게 실패했다. 반면, 신진서 9단은 GS칼텍스배 우승은 전무하고, 2015년 렛츠런파크배 우승이 유일한 커리어로, 이번 대결에서 3년 만에 도전에 성공하면서 감격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게다가, 이번 대결 전까지 신진서는 이세돌에게 상대전적 3전 전패를 기록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통산 50차례 우승경험이 있는 이세돌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신진서에게 넘기 쉽지 않은 강적이었기 때문에 이번 결승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두 기사는 수읽기가 매우 강하고, 복잡한 전투 바둑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로 인해 결승 5국 모두 제대로 된 '싸움 바둑'을 보여주면서 바둑팬들을 열광시켰다. 또한, 속기바둑으로 대국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TV중계 광고 시간을 지나고 오면 경기판도가 뒤바뀌어 해설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4국까지 두 기사는 모두 백번 필승이었다. 이런 결과로 인해, 최종국에서 누가 백을 잡게 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신진서 가 백을 쥐게 되었고, 결국 신진서가 5국도 가져가면서 백번필승을 이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이세돌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초반 포석이 백이 잘 짜여지고, 중앙 흑 요석이 잡히면서 형세가 기운 상황에서도 이세돌은 포기하지 않고 가장 껄끄러운 수를 두어가며 끈질기게 신진서를 흔들었다. 노장의 포기를 모르는 버티기 장면은 왜 이세돌이 지금까지 세계 정상권 기사로 인정받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고,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바둑의 묘미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한국 바둑의 현재이자 미래 신진서, 앞으로의 활약 기대된다

신진서는 이번 기전에서 우승하면서 한국 랭킹 2위 자리를 지켰다. KB바둑리그에서는 놀라운 경쟁력을 보여주었으나 세계대회나 국내 토너먼트 기전에서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신진서였기에 이번 GS칼텍스배 우승은 더욱 의미가 있다.

해설을 맡은 김영환 9단은 "빠른 수읽기 속도가 엄청나고, 착점으로 이어지는 결단력이 다른 기사들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며 감탄했다.

현재 바둑은 마인드스포츠로서 긴장감 조성과 관전의 재미를 위해 거의 모든 대회가 점차 속기 바둑화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서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기사가 바로 신진서 9단이다. 새천년둥이로 점차 전성기로 접어들고 있는 신진서 9단은 자타공인 국내 1인자 박정환과 더불어
한국 바둑의 현재이자 미래로서 세계 바둑계에서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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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이세돌 GS칼텍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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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사랑이 가득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교육이야기를 전하고자합니다. 또, 가정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바둑과 야구팀 NC다이노스를 좋아해서 스포츠 기사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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