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탁구." 어떤 배우든 한 번쯤 자신의 이름이 아닌 배역으로 불리는 순간을 고대한다. 어쩌면 배우는 이름이 아닌 배역으로 불릴 때, 진짜 배우라는 이름을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배우 윤시윤에게도 다른 이름이 있다. '김탁구'. 2010년 KBS를 통해 방송돼 시청률 50%를 넘겼던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 '김탁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폭넓게 사랑받았다. <지붕뚫고 하이킥!>(2009)에서 '깜짝 신인'으로 데뷔하고 배우 2년차에 단 윤시윤의 새 이름은 김탁구였다.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그 사이에 군대를 다녀와 공백기가 있긴 했지만 여전히 윤시윤은 '김탁구'로 불린다. 그 사이에 윤시윤은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대중들의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었던 탓인지 '김탁구'처럼 널리 사랑받지 못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대군-사랑을 그리다>로 돌아온 윤시윤은 기운 찬 미소를 지어보였다. 목표로 했던 시청률 5%를 훌쩍 넘어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프리허그' 이벤트도 진행했다. 윤시윤은 "내가 안아주는 것이지만 (오히려) 대중 분들이 수고했다고 나를 다독이고 안아주는 주는 거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프리허그'를 하러 가기 직전인 9일 오후 배우 윤시윤을 만났다.

"<대군> 시작 전 무서웠다"

윤시윤은 <대군> 첫 촬영에 들어가기 전,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난 다음에 실패나 아쉬움의 요인을 내 부족함에서 찾게 되고 힘들어질까봐 그게 너무 무서웠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감사한 결과"가 나왔다. "개인적으로 <제빵왕 김탁구>를 좋아했던 분들에게 <대군>을 드릴 수 있어서 뿌듯하다. <김탁구>를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셨다는데 그런 좋은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내가 두 번이나 받지 않았나."

윤시윤은 <대군>에서 조선의 왕자 '이휘'(은성대군) 역할을 맡았다. 안평대군이라는 실존 인물이 배경이 됐다. 세종의 셋째 아들이자 수양대군에 의해 죽게 된 그 안평대군이다. 윤시윤은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안평대군이라는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며 "신념을 위해 강해지는 인물을 평소에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시윤은 <대군>이 많은 인기를 얻었던 배경에 '친절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군>은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안평대군과 수양대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중간부터 작품을 보셨던 분들도 보기 편하지 않았나 싶다." 윤시윤다운 겸손한 답변이었다.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만족스러웠던 성적을 낸 작품인만큼 윤시윤 스스로는 '김탁구'라는 제2의 이름을 벗었다고 생각했을까? 윤시윤은 "그건 내가 아니라 대중이 판단내려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중 연기자는 혼자 행위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대중이 판단을 내려주는 거다. 나를 < 1박2일>에서 보고 예능을 주로 하는 사람으로 여기면 나는 그런 사람인 거고 '김탁구'로 부르면 난 '김탁구'를 연기한 사람인 거다. 밖에서 만난 사람들이 <대군>을 잘 봤다고 말하면 그땐 넘어선 거겠지.

하지만 '김탁구'로 불러주셔도 감사하다. '나는 배우예요'라고 말한다고 배우가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내가 하고 싶다고 배우가 되는 게 아니라 대중이 배우라는 이름을 주는 것이니까. 하다 못해 내 여권에 '배우(ACTOR)'라고 쓸 수 있었던 작품이 '김탁구'니 감사하다. 하지만 그 이후 행보에 있어서 '김탁구'는 기준점도 된다. 아주 열심히 노력해서 그걸 뛰어넘지 않으면, 좋은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기준점인 거다."

윤시윤은 "작품을 한다는 건 연애하는 거랑 비슷하다"며 "그 전에 사랑했던 사람(작품)이랑 헤어지고 지금의 여자친구(<대군>)에게 다 쏟아부었다"고 비유했다. 그만큼 모든 것을 아낌없이 연기했다고 봐도 괜찮지 않을까. "지금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해 쏟아붓고 더 사랑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는지를 판단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제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야지. 여기서 끝내면 안 되지 않나." 말을 마치고 윤시윤은 슬그머니 웃었다. 그는 이미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라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확정 지었다.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모든 배우가 열심히 한다. 사랑을 쏟아붓고 사랑했음에도 대중의 사랑이 부족했던 작품들이 있다. <나도 꽃!>(2011) 같은 경우 시청률이 9% 가량 나왔음에도 시청률 50%를 찍고 난 후에 나오니까 '망했다'고 도장을 찍어버리는 상황이 됐다. 그런 아쉬움은 있다. 작품이 숫자로 판단되는 것 같아서.

그래도 지금은 철저하게 자기 반성을 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하는 때인 것 같다. 야구선수들도 슬럼프가 오면 이전에 잘 쳤던 자세를 한 번 더 보라고 하지 않나. 결국 어떤 작품이 실패를 했다면 나의 좋은 장점을 발휘하지 못해서라고 본다. 대중들이 좋아해주는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덜 보여줬기 때문은 아닐까."

"선한 삶을 동경해왔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커다란 성공에 윤시윤은 "갑자기 어느 날 잘 되니 무서웠고 그래서 점점 더 숨게 됐다"고 고백했다. "나는 데뷔 전에는 주목 받는 사람도 아니었고 인기가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냥 너무 평범한 사람이었고 그저 연기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들이 '진짜 내 모습을 알게 되면 어쩌지' 싶어 숨었다." 숨어있던 윤시윤에게 용기가 되어주었던 건 예능 < 1박2일>이었다.

활동명으로 쓰던 윤시윤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본명 '윤동구'로 < 1박2일>을 통해 자신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자아를 만나게 됐다. "동구로서 살아가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걸 윤시윤은 < 1박2일>을 통해 깨달았다고 한다. "바보 같고 나약하고 나태하고 옹졸하고 소심하고 할 줄 아는 것 없고 의욕만 앞서는 동구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 1박2일>에 들어가기 전에는 "많이 두려웠다"고 한다.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 1박2일> 모니터를 하면서 울었다. 혹시나 잘못 나올까봐. 건방지게 나오면 어떡하지 오해하면 욕하면 어떡하지 두려웠다. 자연인인 윤시윤 이전의 윤동구라는 패키지까지 과연 사랑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인 것 같다. '그런 모습은 TV에 나오면 안 돼'라고 생각했고 자연인 윤시윤을 최대한 감추고 가리고 싶었다. 인간 윤시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게 곧 좋은 배우의 자질이라고 생각했다. 대중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가 거듭할수록 제작진과 멤버들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더 많은 걸 경험해보고 싶었다. 배우를 떠나 예능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카메라 앞에 당당해지니까 연기자로서도 당당해졌다. < 1박2일>은 많은 것들을 깰 수 있는 작업이었다. 나로서 살 때 연기도 풍성해지는 것 같다는 걸 이제서야 느꼈다. 나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더 편한 연기를 하게 되더라."

하지만 윤시윤은 연기와 예능 둘 다 할 수 없다면 "정중히 < 1박2일>에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1박2일>은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다. 좋은 예능인들이 너무 많다. 여기서 내 책임을 다 하지 않으면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제 득 볼 거 다 보고 빠지냐'고 욕을 먹고 오해를 하더라도 나오는 게 맞다."

 지난 9일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을 마친 배우 윤시윤이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대군'은 TV조선 창사 이래 최고 시청률(5.6%)을 거두고 종영한 드라마. 윤시윤은 극 중 조선의 왕자 '이휘' 역할을 맡았다.

ⓒ 모아엔터테인먼트


앞으로 윤시윤에게서 '착하고 선한 남자'가 아닌 '악역'도 볼 수 있을까. 윤시윤은 냉정하게 답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누군가 원해야 하고, 그 수준만큼 해낼 때 가능할 것이다. 물론 나도 하고 싶지만 내가 원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사항은 쪽지로 남겨주세요.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