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 MBC


"저는 연예인이 아니라 사무직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지난 5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송은이가 한 말이다.

지난 2016년 초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예능총회>에서 여성 예능인 대표로 출연한 김숙은 자신의 절친한 동료인 송은이가 사무직으로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겨줬다. 웃자고 한 이야기 같았지만, 마냥 농담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예능 프로그램에는 남성 MC 일색이었고, 여성 예능인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다.

콘텐츠 기획자 겸 제작자로 나선 송은이

방송에서 여성 예능인을 불러주지 않으니, 송은이는 절친한 동료 김숙과 의기투합하여 콘텐츠 제작사 '콘텝츠랩 비보(CONTENTS LAB VIVO)'를 설립했다. 콘텐츠랩 비보에서 제작한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 비밀보장> <판을 벌이는 여자들(이하 <판벌려>)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이다. 애초 <김생민의 영수증>은 <송은이 김숙 비밀보장>의 한 코너로 시작했다가 반응이 좋아 공중파 예능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시즌2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김생민으로 인해 폐지 수순을 밟아야했다.

콘텐츠 기획자로 변신한 송은이는 <송은이 김숙 비밀보장> <김생민의 영수증>과 같은 방송 콘텐츠 제작 외에도 신봉선, 안영미, 김영희, 김신영 등 후배 개그우먼들과 함께 걸그룹 '셀럽파이브'를 기획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오사카 토미오카 고교 댄스팀 TDC에서 판권을 사들어 런칭한 셀럽파이브는 이미 오리지널이 있는 터라 참신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송은이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킬러 콘텐츠 였다. 첫 무대에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인기를 얻은 셀럽파이브는 한동안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코미디언, 예능인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는 계기로 작용한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 MBC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 MBC


콘텐츠 기획자로서 성공을 거둔 송은이는 현재 MBC <전지적 참견시점> <하하랜드 시즌2> 고정 MC와 SBS <불타는 청춘>에도 출연하며 예능인으로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 3일 열린 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25년간 꾸준히 방송 활동에 임한 공로와 그간 제작한 예능 콘텐츠의 기획력을 인정받아 TV 부문 여성 예능상을 수상했다.

지난 5일 방영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예능인이자 콘텐츠 기획자로 활동 중인 송은이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전지적 참견 시점> 녹화 때처럼 수많은 카메라가 자신만 따라다니는 경험 자체가 처음이라는 송은이는 그야말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스케줄을 마친 뒤 화장을 지울 틈도 없이 컨텐츠랩 비보 사무실로 달려가 밤새도록 정산 업무를 하는 송은이에게는 10명 남짓한 직원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묵직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데뷔 26년 차이지만, 여전히 무대가 어렵고 낯설다는 송은이가 과한 분장에 의상이 돋보이는 셀럽파이브 멤버로 직접 나선 것도 콘텐츠 기획자이자 연예계 선배로서 후배 여성 예능인들을 이끌어야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었다. 지난 5일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송은이 스스로가 밝힌 것처럼, 그녀는 연예인으로서 활동할 때보다 콘텐츠 기획자 겸 제작자로 나설 때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다. 허나 여성 예능인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한국 예능계에서 그나마 방송인으로서 꾸준히 입지를 다져온 송은이는 여성 예능인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존재이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인물이다.

오랜 내공으로 다시 전성기 맞이한 이영자의 진가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 MBC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 MBC


콘텐츠 제작자로 변신한 송은이가 남다른 기획력과 아이디어로 후배 여성 예능인들을 이끌며 데뷔 이래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면,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다시금 주목받는 이영자는 삶의 연륜까지 붙은 그녀의 오랜 내공에 대중이 열띤 지지를 보이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장면은 이영자의 먹방이다. 단순히 잘 먹는 차원을 떠나서,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영자 특유의 감칠맛 나는 언어유희가 돋보이는 궁극의 맛 표현은 이영자가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이영자 먹방과 맛집 소개가 워낙 화제가 된 덕분에 <전지적 참견 시점>을 '영자미식회'로 오해할 법도 하다. 하지만 <전지적 참견 시점>을 즐겨보는 시청자라면 안다. 먹는 것을 정말 사랑하는 이영자 외에도 그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이영자의 다른 면모도 볼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엿볼 수 있는 이영자는 통이 매우 큰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고, 씀씀이도 남다르지만 주변인들에게 베푸는 마음 또한 남다르다. 맛있게 먹는 밥이 최고의 보약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이영자에게 음식은 그녀의 지인들을 위한 일종의 애정표현이다. 밥을 먹을 때도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한 감탄사와 만족감을 마구 분출하는 이영자는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행복하게 만든다. 지난 5일 이영자의 지인으로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홍진경은 이렇게 말했다. "평범한 음식도 이영자와 함께 먹으면 맛있다"고. 아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이영자와 함께 먹는 밥이 아닐까?

이영자의 먹방이 돋보이는 것은 그녀와 함께 일한지 갓 1년이 지난 매니저 송성호와 함께 한다는 것에 있다. 매니저를 위해 이영자는 자신이 아끼는 맛집을 소개하고,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매니저에게 권한다. 매니저뿐만 아니라 자신을 촬영하느라 끼니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스태프들에게 김치만두를 입에 넣어주는 이영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주변인들을 챙기고 그들의 허기를 채워준다.

<전참시>가 보여준 여성 예능인의 일상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 장면. ⓒ MBC


"성공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하다보니 직원이 10명이 됐다. 원동력은 책임감인 것 같다."
(5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의 송은이 인터뷰 중에서)

이영자, 송은이 등 연륜있는 여성 예능인들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전지적 참견 시점>은 그간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영자와 송은이의 일상을 통해 그들이 가진 진가를 발견하게 한다. 송은이가 자신이 이끄는 회사 직원들을 위해 밤늦게 스케줄이 끝나도 회사로 달려가 밀린 일을 처리하는 하루하루를 이어나간다면, 이영자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이 배고프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지만, 오랫동안 여성 예능인으로서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이영자와 송은이는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과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다. 자기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기보다 주변인들을 생각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넓은 아량을 가진 이영자와 송은이의 더 많은 활약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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