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발굴단'을 통해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재밌는 다큐들, 이야깃거리가 많은 다큐들을 찾아보고 더욱 사람들이 많이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기자 말.

잉여인간. 사회에서 쓰이지 않는 나머지의 인간. 지금의 내 모습을 이렇게 잘 나타내는 단어가 있을까 싶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고 아직 회사에는 취업하지 못했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대학교 도서관 열람실에는 두꺼운 책을 가득 안고 밥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공부에 열중하는 이들이 많다. 모두 아직은 사회로부터 쓰이지 못한 이들. 잔혹할지 모르지만 '잉여인간'에 가까운 그들.

그래도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마무리 되면 어딘가에서 훌륭히 맡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아직 젊은 나이이기에 괜찮은 상황일지도 모르겠다. 1, 2년 아니 내가 대학교에 있었던 6년의 시간 동안에도 여전히 도서관을 오가며 회색빛이 되어가는 사람들에 비하면. 잉여들의 저항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변화는 잉여인간들에게 긍정적이지 않아 보인다. 4월 2일 방송된 < MBC 스페셜> '10년 후의 세계 2부-잉여 인간, 저항의 시작' 편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플랫폼 기업 및 인공지능과 그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인간의 저항에 대해 다룬다. 과연 잉여인간들은 기술에 잡아먹히지 않고 삶을 지켜낼 수 있을까.

빛나는 기술의 발전, 그 이면에 숨겨진 그늘

 4월 2일 방송된 < MBC 스페셜> '10년 후의 세계' 2부-잉여 인간, 저항의 시작 편의 한 장면.

4월 2일 방송된 < MBC 스페셜> '10년 후의 세계' 2부-잉여 인간, 저항의 시작 편의 한 장면. ⓒ MBC


인류의 기술은 계속 발전해 왔고 사람들의 삶은 점점 편해졌다. 일일이 통행권을 받고 돈을 지불하면서 지나야 했던 고속도로의 톨게이트는 하이패스라는 기술이 도입된 뒤 자동으로 금액을 지불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더 빠른 시간에 고속도로를 통과할 수 있게 되었고 따로 잔돈을 마련할 필요도 없어졌다.

하지만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윤희씨에게는 이 발전이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그녀는 원래 톨게이트에서 일하던 요금 징수원이었다. 기술의 발전은 윤희씨의 필요성을 없애버렸고 그녀와 동료들은 더 이상 일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트럭 운전기사라는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만 했다.

집 전세금 정도의 금액을 들여 트럭을 마련했지만, 수입은 절반 정도로 줄어 그녀는 걱정이 태산이다. 여전히 트럭 할부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020년에는 무인 트럭이 운행될 수 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2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소식, 그녀는 또 다시 기술의 발전이 자리를 뺏어갈까 걱정스럽다. 이를 이용할 회사는 이득이겠지만 그녀와 같은 노동자들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다.

10년 후 인공지능이 75%의 대체율을 보인다는 크레인 기사. 10명 중 7명 이상은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크레인 기사로 일하던 삼재씨는 기술의 발전보다도 빠르게 일자리를 잃었다. 조선업 시장의 불황으로 그는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먹여 살려야 하는 가족이 있는 그는 어떤 일이라도 하려고 하지만 그의 자리는 없다. 한숨만 나온다.

누군가에게는 행운, 누군가에게는 불행

 ‘우버’의 기사인 자비드씨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수수료 25%, 보험료 450만원(1년), 라이센스비 40만원(1년), 정기검사비 15만원(1년), 차량 유지비 180만원(1년)을 지불하고 있다. 요금을 정하는 것도 일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우버’인 상황에서 그는 회사만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다.

‘우버’의 기사인 자비드씨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수수료 25%, 보험료 450만원(1년), 라이센스비 40만원(1년), 정기검사비 15만원(1년), 차량 유지비 180만원(1년)을 지불하고 있다. 요금을 정하는 것도 일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우버’인 상황에서 그는 회사만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다. ⓒ MBC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인 걸까. 아니었다. 외국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균 4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할 수 있다는 런던의 명물 택시 블랙캡. 어려운 면허 취득 과정만큼이나  높은 연봉에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던 블랙캡 택시 운전기사들은 최근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몰렸다. 바로 '우버'의 등장 때문이다. 수익을 나누는 데 동의한다면 자신의 차량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택시 서비스인 '우버'는 블랙캡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택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블랙캡 기사들에게 '우버'의 기사들은 눈엣가시다.

'우버'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기사들의 사정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블랙캡의 기사들보다 전혀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우버'의 기사인 자비드씨는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수수료 25%, 보험료 450만 원(1년), 라이센스비 40만 원(1년), 정기검사비 15만 원(1년), 차량 유지비 180만 원(1년)을 지불하고 있다. 요금을 정하는 것도 일하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우버'인 상황에서 그는 회사만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쉬는 날 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저렴한 요금과 늘어나는 기사 틈바구니에서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다.

음식을 배달하는 플랫폼인 '딜리버루'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식당의 배달원이었던 그는 '딜리버루'와 같은 플랫폼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었고 어쩔 수 없이 '딜리버루'의 배달원이 됐다. 그가 최저임금을 벌려면 매일 12시간을 일해야만 한다. 서울대 공학부 교수 유기윤씨는 말한다.

"모든 산업 분야는 개인이건 조직이건 간에 다 플랫폼화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플랫폼화 현상은 플랫폼의 소유주에게 거의 모든 권력과 부를 집중시키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무게 차이가 격해지면 넘어질 수밖에 없다

 “모든 산업 분야는 개인이건 조직이건 간에 다 플랫폼화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플랫폼화 현상은 플랫폼의 소유주에게 거의 모든 권력과 부를 집중시키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라고 서울대 교수 유기윤씨는 말한다.

“모든 산업 분야는 개인이건 조직이건 간에 다 플랫폼화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플랫폼화 현상은 플랫폼의 소유주에게 거의 모든 권력과 부를 집중시키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라고 서울대 교수 유기윤씨는 말한다. ⓒ MBC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었던 기술의 발전. 그게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몇몇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기득권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이미 기득권들이 사회의 붕괴를 예상하며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벙커를 짓고 있는 상황이다. 수영장에 영화관까지, 실리콘밸리의 발전과 함께 많은 부를 축적한 이들은 부가 재분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자신들의 안전한 낙원을 만들고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모습은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지금의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예고편 같다.

삼재씨는 미래를 생각하며 로봇이 할 수 없는 분야의 일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그는 3D 프린터 관련 일을 배워보고 싶지만 당장의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어려워 섣불리 시작할 수 없다. 그는 결국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쇳물을 녹이는 주조원의 일을 택했다. 주조원의 10년 후의 대체율은 85.88%다.

결국에는 잘 살고자 시작된 기술의 발전인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를 늘리는 것에도 가속도를 붙여버렸다. 우려되는 것은 무게 차이가 심해진 사회는 결국 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기득권에게도, 대다수의 우리들에게도 결코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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