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LG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또 충격의 4연패에 빠졌다. 연패 탈출 후 전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면서 더 큰 위기에 빠지는 모양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22일 마산 야구장에서 진행된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5-4로 패배했다.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 히어로즈에 1-0으로 승리한 이후 4연패다. NC는 주중 넥센전에서도 나성범만 홀로 고군분투했을뿐 전체적인 타선 침체 속에서 왕웨이중과 정수민, 이민호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마운드의 힘으로 9연패를 탈출했다.

그래서 LG와의 주말 3연전은 NC의 반등 가능성을 살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리즈였다. 하지만 NC는 LG에게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스윕'을 당했다. 팀 4연패, 마산 홈구장 8연패를 기록하며 궂은 날씨에도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을 쓸쓸하게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구창모의 제구 난조, 소사의 위력투에 꽁꽁 묶여

20일 1차전에서 NC타자들은 LG의 선발투수 소사의 구위에 완전히 밀려 7회까지 단 1득점에 그치며 끌려 갔다. 소사의 150km/h을 넘나드는 빠른 공에는 대처하지 못했고 변화구 역시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허무하게 타석에서 물러났다. 종전 기록상 소사에게 강했던 박민우조차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반면 NC 선발 구창모는 직구 구속이 130km/h 후반에서 주로 형성되면서 위력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변화구 역시 제구 난조 속에 완전히 무너졌다. 1회를 불안하게 출발했던 구창모는 2회에 2타자 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고 높은 공으로 LG 타자에게 장타를 연이어 맞았다. 결국 2회에만 6실점을 허용하면서 조기 강판됐다. 구창모에 이어 롱릴르프로 나온 김건태가 6이닝동안 2실점으로 버텨준 점과 8회에 스크럭스가 3점 홈런을 터뜨렸다는 것이 그나마 패배 속 위안거리였다.

이재학의 조기강판, 무사만루 공포증 NC

컨디션 좋은 NC 이재학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5회 초 NC 선발 이재학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다. 5이닝까지 무실점했다. 2018.3.29

▲ 컨디션 좋은 NC 이재학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경기. 5회 초 NC 선발 이재학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다. 5이닝까지 무실점했다. 2018.3.29 ⓒ 연합뉴스


21일 2차전은 이재학 대 임찬규의 토종 선발대결이었다. 최근 이재학은 직전 등판까지 모든 경기에서 QS를 기록하면서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기 때문에 선발투수 싸움에서는 NC의 우위가 예상됐다. 연패로 인한 부담감이 이재학의 어깨를 무겁게 했기 때문일까. 이날 이재학의 직구는 볼 판정을 받았고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해졌다. 체인지업도 먹히지 않자 이재학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재학은 결국 4회를 끝내지 못하고 4실점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올 시즌 최소 이닝 투구였다.

에이스가 항상 잘 던질 수는 없다. 진정한 강팀이라면 에이스가 무너지더라도 타선이 힘을 내줘야 한다. 그러나 이날 NC 타선은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 상대 선발 임찬규에게도 2회 2점을 냈지만 6회까지 6대 2로 끌려갔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6회말 NC 공격이었다. 나성범과 스크럭스의 연속 안타와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만루 찬스가 만들어졌고 임찬규를 강판시키며 최고의 빅이닝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NC의 공격은 여기까지였다. 모창민, 최준석, 김성욱의 연속 삼진으로 허무하게 공격이 끝났다. 물론 상대 투수 김지용의 공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그 흔한 땅볼 희생플라이조차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무기력하게 이닝이 끝났다. 나성범과 김성욱의 홈런과 경기 후반 노성호의 4이닝 무실점 호투가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1선발 왕웨이중 냈지만 타선의 응집력 부족

22일 NC는 3차전만큼은 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경기가 안 풀려도 너무 안 풀렸다. 1선발 왕웨이중은 6과 3분의 1이닝 3실점(2자책)으로 제 몫을 했으나 결정적인 실책과 타선의 응집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왕웨이중은 1회 이형종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내주었고, 2회 2사 만루위기를 자초하며 흔들렸다. 이 때 직전타석 홈런을 기록했던 이형종이 등장했다. 왕웨이중은 체인지업을 낮게 던지며 땅볼을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무리 짓는 줄 알았다. 하지만 3루수 박석민이 볼을 놓치며 1실점했다. 결과적으로 1점 차 패배를 당한 NC입장에서 이 실책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NC는 이날 13안타와 3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면서 오랜만에 많은 출루에 성공했다. 하지만 점수는 4점밖에 얻지 못했다. 그것도 스크럭스의 2점 홈런을 빼면 적시타로 얻은 점수는 단 2점에 불과했다. 타선의 응집력이 아쉬웠다는 얘기다. 이날 7회말 공격은 21일 '잔루 만루의 악몽'을 또 한 번 보는 듯한 장면이었다. 이상호의 볼넷과 이종욱의 안타로 만들어낸 무사 1, 3루의 절호의 찬스에서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섰다. 나성범은 이날 3안타로 최고의 타격감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성범의 잘맞은 타구는 1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나성범과 3루 주자 이상호의 병살로 이어졌다. 결국 스크럭스의 범타로 득점하지 못했고 경기장은 한 순간에 조용해졌다.

왕웨이중 다음으로 나온 배재환은 7회의 위기는 잘 넘겼으나 8회를 넘지 못했다. 공이 높게 들어가면서 채은성과 양석환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고 9회말 2사후 나성범과 스크럭스의 연속 안타로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박석민이 땅볼을 치며 결국 경기는 허무하게 끝났다. 이날 NC의 주축 타자인 박민우의 무기력한 모습과 박석민의 실책은 NC 팬들을 실망하게 했다.

NC 다이노스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처럼 가자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NC 선발 왕웨이중이 4회초를 마무리한 뒤 지석훈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지금처럼 가자 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NC 선발 왕웨이중이 4회초를 마무리한 뒤 지석훈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 연합뉴스


NC가 다시 한 번 4연패 하면서 순위는 결국 8위까지 떨어졌다. 9위 삼성과 10위 롯데와는 불과 한 게임 차다. NC는 창단 첫 해를 제외하면 이후 매년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NC의 저조한 성적은 팬들에게 매우 낯설 수밖에 없다.

NC는 22일 타격의 3개 지표인 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 모든 부분에서 꼴찌를 기록 중이다. 3할 6푼을 치고 있는 나성범을 제외하면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이 아무도 없다. 박민우, 스크럭스, 모창민, 김성욱 등 NC의 주요 타자들도 2할대 초반에 머무른다.

이제 NC는 변화를 보여줘야 할 때다. 이미 NC는 시즌 초반 9연패를 당한 바 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뚝심 야구를 유지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NC는 전혀 반등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 다시 4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전반적인 타격 침체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컨디션이 저조한 선수들을 2군으로 보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2군에서 러브콜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을 1군으로 올려 다양한 타선을 짜볼 수도 있다.

부상과 부진으로 빠져있는 주축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 헤드샷 후유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주장 손시헌과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권희동이 합류한다면 타선의 짜임새가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현재 불펜이 약한 NC는 경기 후반 추격할 힘을 내기조차 어렵다. 지난 15일 복귀한 이민호는 불펜에서 활약하면서 필승조 불펜의 중요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과연 NC 다이노스가 부진의 4월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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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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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사랑이 가득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교육이야기를 전하고자합니다. 또, 가정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바둑과 야구팀 NC다이노스를 좋아해서 스포츠 기사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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