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저로 덮인 야구장 지난 25일 롯데-SK전이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2만명이 넘는 관중과 양 팀 선수들은 약 3시간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돼야만 했다.

▲ 미세먼저로 덮인 야구장 지난 25일 롯데-SK전이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2만명이 넘는 관중과 양 팀 선수들은 약 3시간 동안 미세먼지에 노출돼야만 했다. ⓒ 유준상


추위가 물러가고 미세먼지가 찾아왔다. 파란 하늘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연일 하늘에는 미세먼지가 가득하다. 지난 주말에도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나쁨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서 야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24일 KBO리그가 개막한 야구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틀간 경기가 취소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팬들 모두 쾌적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현장은 물론이고 중계화면으로 보더라도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경기장이 뿌옇게 보였다.

그런 가운데 25일 롯데-SK전이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는 마스크가 등장했다. 지정된 장소에서 팬들이 구단 직원에 티켓을 제시하면, 마스크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홈 팀을 응원하든 그렇지 않든 티켓만 소지하고 있다면 누구나 마스크를 가져갈 수 있었다.

 많은 팬들이 마스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많은 팬들이 마스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 유준상


무료 마스크 배포, '팬들 위한 세심함' 돋보였다

특히나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은 전날 미세먼지가 극심했던 구장 중 하나로, 25일 일요일에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이날 인천 지역은 오후에 들어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매우 나쁨'까지 올라가면서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

그럼에도 롯데-SK전을 찾은 관중은 22765명으로, 경기장에는 2만 명이 훌쩍 넘는 야구팬이 입장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광현의 올시즌 첫 등판이었던 만큼 개막전만큼이나 팬들의 관심이 뜨거운 경기였다. 내야석뿐만 아니라 외야석도 빈 자리가 거의 없었다.

'마스크 무료 배포'는 그러한 관심에 보답하기 위한 팬서비스의 일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구단 굿즈와 관련된 것도 아니고 약국에 가면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이지만, 팬들을 위한 세심함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칭찬받아 마땅하다. 실제로 배포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지켜본 팬들이 많았다.

경기에서는 정진기, 나주환, 한동민 세 명의 타자가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한 SK가 5-0으로 완승을 거뒀다. 복귀전을 치른 김광현은 5이닝 동안 78구를 소화하면서 3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흠 잡을 곳 없는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다.

마스크와 함께 조금이나마 안전한 환경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응원 팀의 개막 2연승까지 눈으로 확인했다. 경기력도, 팬서비스도 '으뜸'이었다. 집으로 향하는 SK팬들의 발걸음이 가벼울 수밖에 없었다.

 티켓을 제시한 이후 받을 수 있었던 마스크다.

티켓을 제시한 이후 받을 수 있었던 마스크다. ⓒ 유준상


극심한 미세먼지 속에서 경기 치러야 하는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

경기가 취소되는 이유는 주로 많은 비 또는 눈 때문이다.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이젠 미세먼지가 가득한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봐야 할 때가 왔다.

다만, 현실적으로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경기를 취소할 만한 뚜렷한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KBO 야구 규약에는 황사주의보, 황사경보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나와 있지만 미세먼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재작년을 기점으로 미세먼지가 규약 내에 언급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기준, '수치'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또한 구단에서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배포하거나 미세먼지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항도 없다. 다시 말해서 따로 마스크를 준비하지 않을 경우 경기장 내에 있는 모든 인원이 오랜 시간 동안 나쁜 공기를 그대로 들이마셔야 한다.

경기장 뒤로는 뿌연 하늘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한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경기장 뒤로 보이는 하늘이 뿌옇다.

▲ 경기장 뒤로는 뿌연 하늘 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한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삼성 대 두산 경기. 경기장 뒤로 보이는 하늘이 뿌옇다. ⓒ 연합뉴스


특히 8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최로 인해 정규시즌이 중단된다. 원활한 일정 소화를 위해 시범경기, 정규시즌 일정이 예년보다 빨리 시작됐다. 우천취소도 신중하게 결정한다고 밝힌 만큼 미세먼지로 경기를 취소하는 게 쉽진 않아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4년 미세먼지를 1군(Group 1)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또한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다.

주말 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미세먼지, 마스크, 미세먼지 마스크 등의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만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KBO리그도 대책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세먼지도 막을 수 없는 야구 열정 2018 프로야구가 개막한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모여있다.

▲ 미세먼지도 막을 수 없는 야구 열정 2018 프로야구가 개막한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경기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모여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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