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이 23일 잠실 실내체육관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A조 3차전 홍콩과의 경기에서 낙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잠시 득점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별다른 위기 없이 93-72로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실질적 초점은 26일 뉴질랜드전에 맞춰져있다는 전망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표팀에게 홍콩전은 이른바 호흡을 맞춰가는 경기였다. 전력차가 많이 나는지라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은 희박했기 때문이다.

FIBA 랭킹 82위의 홍콩은 아시아에서도 약체로 꼽힐 만큼 참가국 가운데 하위권 전력의 팀이다. 지난 11월 예선에서 중국, 뉴질랜드에게 각각 52점, 59점차로 패배하는 등 사실상 A조 최약체다. 물론 스포츠에서 절대적인 것은 없다.

특히 단체스포츠에서 특정팀이 흐름을 타기 시작하고 상대의 조직력이 흔들리는 경우 예상외 업셋이 만들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허감독 역시 경기 초반에는 베스트라인업을 내보내며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하는 모습이었다.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성공적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성공적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 서울 삼성


성공적 데뷔전 치른 라틀리프

홍콩은 CBA(중국프로농구) 저장 골든 불스 소속 귀화선수 던컨 리드(28·204cm)가 기둥이다. 탄력 넘치는 뛰어난 테크니션은 아니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묵묵하게 골밑을 지켜주는 안정감 넘치는 포스트 플레이가 돋보인다. 시야역시 좋은 편인지라 빈 공간에 동료들이 발견되면 좋은 패스를 뿌려준다. 상황에 따라 본인이 게임조립에 참여하기도 한다. 리드의 골밑플레이와 그로인해 파생되는 외곽슛은 홍콩의 주요한 공격루트다.

포스트에 리드가 있다면 앞선에서는 홍콩 이스턴 롱 라이온스 소속의 리 키(31·180cm)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외곽슛이 장기인 공격형 포인트가드로 리드와 함께 홍콩의 주득점라인을 책임지는 에이스다.

사실 이번 홍콩전은 다른 의미에서 국내 농구팬과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름 아닌 국내 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삼성 썬더스 소속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2cm)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귀화선수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최종 낙점된 선수가 바로 라틀리프다.

예상대로 홍콩은 초반부터 리드가 공격에서 전면에 나섰다. 훅슛, 미들슛, 페이드어웨이 등 다양한 루트로 공격을 성공시키며 페이스를 바싹 끌어올렸다. 라틀리프도 지지 않았다. 팀 던컨을 연상시키는 미들 뱅크샷으로 국가대표 데뷔전 첫 득점을 만들어내는 등 달라진 분위기에도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힘과 탄력이 좋은 라틀리프가 수비에 나서자 리드는 좋은 컨디션을 오래가져가지 못했다. 리드의 초반 공격이 잘 먹히자 홍콩에서는 대놓고 일대일 공격을 가져갔지만 어느 정도 몸이 풀린 라틀리프에게는 잘 통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리드를 압도해갔다.

라틀리프의 국가대표 데뷔전은 적응이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 소속팀 삼성에서 그랬듯이 상황에 맞는 움직임으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며 공수에서 코트 곳곳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본인이 리바운드를 잡고 빠르게 치고나와 빈 공간에 있던 전준범에게 좋은 패스를 건네 속공 3점슛도 만들어낸 것을 비롯 베이스라인에서 패스를 받아 수비 두명을 뚫고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속공 상황에서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빠르게 달리며 핑거롤 공격으로 바스켓카운터도 얻어냈다.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도 깔끔하게 꽂아 넣었다.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면서도 이타적인 라틀리프는 기존 빅맨들과도 손발이 잘 맞았다. 노련한 플레이와 미들슛이 일품인 오세근(31·200cm), 빠르고 탄력 넘치는 김종규(27·207cm), 궂은일에 능한 살림꾼 빅맨 최부경(29·200cm) 등 어떤 조합에서도 자연스럽게 묻어갔다.

양팀의 전력차로 인해 많은 시간을 뛰지는 않았지만 15분 18초 동안 13득점 9리바운드를 올린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느 정도 몸이 풀린 순간부터는 홍콩 귀화선수 리드를 비롯 누구도 일대일로 감당하기 어려웠다.

라틀리프의 골밑장악이 이뤄지자 외곽도 안정적으로 득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 전준범, 두경민, 허웅 등 나오는 선수마다 외곽슛을 작렬시켰다. 특히 전천후 2번으로 명성 높은 이정현(31·191cm)은 대표팀에서는 슈터 역할에 주로 집중하며 20점(3점슛 5개)을 몰아쳤다. 홍콩은 리드가 15점 12리바운드, 리 키가 23점(3점슛 5개)을 쏟아냈으나 양팀의 전력차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라틀리프라는 신무기 예열까지 끝낸 대표팀이 26일 뉴질랜드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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