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포스터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포스터ⓒ MBC


20여 년 만에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탐사보도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이하 스트레이트)>가 지난 4일 베일을 벗고 시청자에게 첫 선을 보였다 <스트레이트>는 주진우 시사IN 기자와 배우 김의성씨가 진행을 맡아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현직 검사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 폭로로 문을 연 <스트레이트>는 삼성 승계 작업의 비밀, 막대한 손해를 본 이명박 정부의 해외 자원 투자, DAS 미국법인에 대한 비밀 등 네 개의 아이템으로 진행됐다. 이날 첫 방송은 밤 11시대였음에도 시청률 4.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제작기가 궁금해 지난 12일 서울 상암 MBC 사옥에서 <스트레이트> 담당인 전영우 보도제작국 보도제작2부장과 곽동건 취재기자를 만나 첫 방송에 대한 반응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왜 제목이 '스트레이트'냐고요?

- 지난 4일 탐사 기획 프로그램인 <스트레이트>가 첫 방송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잖아요. 예상하셨어요?
전영우 부장(이하 전): "드라마도 첫 회에 다 결판이 나지는 않잖아요, 3회, 4회 가며 시청률도 오르고 화제도 되는 건데 생각보다 처음부터 반응이 뜨거웠고요. 앞으로 잘하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전: "비유를 하자면 늘 성적 90점 받던 사람이 93점 맞으면 사람들이 크게 칭찬하지 않잖아요. 그러나 MBC는 지난 몇 년 동안 낙제생이었다가 그래도 60~70점짜리 방송을 하니 시청자들이 용기를 북돋아 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곽동건 기자는 탐사프로그램이 처음인 걸로 아는데 해보니 어때요?
곽동건 기자(이하 곽): "저는 탐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모든 게 다 처음이에요. 사실 4년 동안 사실상 경찰 취재 밖에는 못 해봤거든요. 모든 게 새롭게 배우는 순간이라서 처음 입사했을 때로 되돌아간 느낌이에요."

- MBC는 <시사 매거진 2580(이하 2580)>'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인지도도 높았는데 폐지하고 <스트레이트>로 바꾼 건가요?
전: "< 2580>이 폐지된 건 아닙니다. MBC 대표 탐사 프로그램이잖아요. 폐지는 아예 고려하지 않았어요. < 2580> 시즌1을 마무리하고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2580> 대신 <스트레이트>를 시작한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 2580>은 한 회에 아이템이 3개씩 들어가고 3주 간격으로 기자들이 만들었어요. 그러려면 기자가 부장과 데스크를 포함해 13~14명은 있어야 해요.

그러나 저희는 저까지 7명뿐이거든요. 전원이 취재해도 벅찬 상황이죠. 이 인원으로 매주 아이템 3개씩 하면서 < 2580> 수준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포맷 변화가 필요했죠. < 2580>은 취재기자와 카메라 기자의 협업 체제가 이뤄져 아주 수준 높은 < 2580>만의 맛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아요. 그런데 과거의 절반인 지금 인력 상황으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던 거죠, 곧 < 2580>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할 겁니다."

 <스트레이트>의 전영우 부장(좌). 곽동건 기자(우)

<스트레이트>의 전영우 부장(좌). 곽동건 기자(우)ⓒ 이영광


- < 2580>이 세 꼭지라고 하셨는데 <스트레이트> 첫 방송은 네 꼭지예요.
전: "첫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인상을 깊게 남기기 위해서 네 꼭지를 내보낸 거고 다음부터는 인력 구조상 두 꼭지를 넘어가는 건 힘들어서 매회 두 꼭지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 다른 탐사프로그램은 아이템 하나로 하는 경우도 있던데.
전: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요. 보통 하나의 아이템으로 가는 프로그램은 개념이 뭐냐면 A부터 Z까지 완결성 있는 걸 추구하거든요. 그러나 저희는 한 주제를 한 번 방송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똑같은 주제라도 새로운 팩트나 변화가 있으면 계속 반복적으로 방송하는 개념이거든요. 그래서 한 회로 가는 것보다 잘라서 두 개로 가는 게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제목을 '스트레이트'라고 정했는데 의미는 무엇인가요?
곽: "'스트레이트'라는 게 앞으로 쭉 가는 이미지잖아요. 앞뒤를 재고 따지는 거 없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진해서 끝까지 추적한다는 취지로 지었어요. 권투할 때의 스트레이트 펀치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고요. 야구로 치면 여러 가지 변화구가 아닌 직구를 던지겠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전: "정직하게 승부한다는 거예요. 기사도 스트레이트 기사가 있고 박스 기사가 있잖아요. 저희는 되도록 새로운 사실을 찾아서 무엇이 진실인가를 밝히기 위한 스트레이트를 추구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끝까지 계속 직진한다는 의미도 있죠."

- <스트레이트>는 어디에 중점을 두셨어요?
전: "지난 몇 년 동안 MBC에선 소재 제한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가리는 것 없이 시민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달려가 취재한다는 데에 중점을 뒀어요. 그리고 기존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한 번 보도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계속 반복적으로 보도해서 문제가 해결되거나 의문점이 풀릴 때까지 추적한다는 겁니다. 저희 프로그램 모토가 '포기 없는 탐사 저널리즘',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이거든요."

"<블랙하우스>와는 지향이, <스포트라이트>와는 형식이 다르다"

- 다른 방송과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전: "SBS에서 비슷한 게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그리고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등이 있을 텐데요. <블랙하우스>는 새로운 스트레이트를 발굴한다기보다는 각종 현안을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정리해 주는 데 강점이 있는 것 같아요. 시청자들이 재밌게 보면서도 쉽게 이슈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시사 예능'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게 아닌가 싶고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비슷한데 하나의 주제를 완결성 있게  다루는 형식이죠. 그러나 저희는 기자들이 새로운 팩트를 찾아내는 걸 가장 주된 목표로 하고, 계속 추적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알려드린다는 면에서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는 형식이 다르고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와는 지향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 주진우 <시사IN> 기자와 배우 김의성씨가 진행하시잖아요. 섭외 뒷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전: "두 분 다 MBC 기자들과 친분이 있었어요. 예전 <뉴스 후> 때나 < PD수첩>에서 시사저널 사태를 몇 번씩 다뤄서 그때부터 현 시사IN 기자들과 안면이 생기기 시작했거든요. 그 이후 보도부문 선후배들하고 <시사IN> 기자들의 교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섭외가 이뤄질 수 있었던 거죠.

김의성씨도 개념 배우라고 하잖아요. 시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이죠. 또 진행자 두 분이 서로 아는 사이예요. 두 사람 조합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섭외했어요. 특히 해외에서는 방송 매체 기자들하고 활자 기자가 협업을 많이 해요. 저희가 그것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고요. 주 기자는 10년 가까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진지하면서도 끈질기게 탐사 보도에 종사해온 기자잖아요. 저희 방송 기자와 활자 매체 기자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면 시너지가 있을 걸로 생각했어요."

 <스트레이트>의 전영우 부장(좌). 곽동건 기자(우(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스트레이트>의 전영우 부장(좌). 곽동건 기자(우(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영광


- 주 기자는 첫 방송이라 그런지 긴장한 것 같더라고요.
곽: "저도 긴장이 됐는데 주진우 기자 같은 경우에는 방송 출연 경험이 거의 없었잖아요. 녹화할 때는 시선이나 자세, 표정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긴장한 티가 난 거라고 생각하고요. 계속 방송을 이어가다 보면 금방 자연스러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출연 경험이 많지 않아서 굉장히 떨리더라고요. 처음부터 잘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방송매체와 활자매체 기자의 결합, 그래서 주진우 떠올려

- 첫 방송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안미현 검사의 강원랜드 관련 수사 외압 폭로예요. 이걸 첫 아이템으로 내세운 이유 있을까요?
전: "이 기사가 강렬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직 검사가 스스로 방송에 출연해서 수사 외압과 같은 문제점을 직접 얘기한 적은 없었잖아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뉴스에서도 톱으로 나오는 기사가 중요하고 강렬하죠. 저희도 똑같아요."

- 취재 뒷이야기가 있을까요?
전: "사실 방송을 내기까지 내부적 진통이 있었어요. 왜냐면 현직 검사로서 자기 조직의 이런 문제점을 고발한다는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수사 외압과 관련한 물적 증거를 안 검사에게 제시받은 건 아니거든요. 사실 저희가 가진 기존 취재 문법으로 얘기하면 반론 정도는 받았지만, 크로스 체크가 무척 어려운 사안이었죠. 하지만 저희가 볼 때 이분 얘기가 충분히 사회적으로 논의를 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톱으로 기사를 낸 거죠."

- 곽 기자는 삼성 취재하셨잖아요? 이재용 부회장의 2심 판결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곽: "판결문을 저도 읽어봤는데 잘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많이 있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취재를 하고 있어요. 이후 대법원에서 판결이 어떻게 나오는지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재판부를 비판하는 집회나 기자회견도 많이 있고요. 개인적으론 계속 취재해야 할 숙제가 또 하나 더 주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 주 기자는 같이 취재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전: "도움이 많이 되죠. 사실 저희 개인의 취재력은 물론 MBC 자체 취재력이 이전에 비해 많이 약화된 게 사살입니다. 저희가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주 기자 도움을 주기도 하죠. 하지만 주 기자가 기존에 취재해온 부분이라도 저희가 취재를 진행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스트레이트를 찾아낸 부분도 있어요. 예를 들어 고은상 기자가 하베스트 사건과 관련해서 '날(narl)'이라는 정유공장에 맥쿼리가 개입한 사실을 찾아냈어요. 또, 나세웅 기자는 김경준씨의 스위스 계좌에 기존에 알려진 금액의 두 배인 3백억 원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죠. 주 기자가 꾸준히 취재해온 사안들이지만, 그걸 바탕으로 저희가 새롭게 찾아낼 수 있는 팩트들도 여전히 남아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협업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곽: "첫 방송 후에 평창 올림픽 덕분에 재정비할 시간이 주어진 거잖아요. 여러 가지 포맷이 가진 특징이라든지 편집의 완성도나 프로그램 방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논의를 계속하고 있어요. 프로그램 제작과 별개로 취재 그 자체도 큰 부담이에요.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계속 여러 가지를 시도해야겠죠.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속 시원히 밝혀줄 수 있는 기사를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 "저희 인력이 부족해서 기자와 스태프들이 과로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나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 앞으로 계획은 당연히 좋은 기사를 많이 쓰는 겁니다. 시민들에게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저희가 그동안 못했던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려는 겁니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좌고우면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취재해서 시민과 시청자들에게 사안의 핵심과 본질을 전달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씩 해주세요.
곽: "저도 그렇지만 저희 프로그램도 첫걸음을 내딛는 거라 여러 가지 모자란 점도 많고 앞으로 고쳐 나가야 할 점도 많아요. 첫 방송 후 보내주신 반응처럼 꾸준히 관심을 가져 주시면 더 빨리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처음엔 어설펐지만, 점점 좋아지는 걸 같이 지켜볼 수 있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요?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전: "저희가 이런 탐사 보도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게 MBC 구성원 힘만으로 이룬 게 아니라 시민과 시청자의 힘에 저희가 얹혀가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만큼 시민과 시청자가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 주시고, 좋은 점이 있으면 칭찬도 해주시고 잘못된 건 언제든 지적해 주시면 그 지적 숙고해서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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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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