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이 14일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일본과의 3차 예선에서 1-4로 패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터뜨렸다.

일본은 분명 한국보다 한 수 위였지만 앞서 만난 스위스나 스웨덴보다는 약한 상대였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에다가 한일전이라는 부담 탓인지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다. 상대의 공세에 수비만 하다가 결국 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공격도 해보지 못하고 1피리어드 1분 7초 만에 일본의 베테랑 공격수 구보 하나에의 샷에 골을 허용한 한국은 곧이어 골리 신소정이 상대의 중거리 슛을 선방했지만 리바운드 된 퍽을 오노 사코에게 빼앗기며 추가골까지 내줬다.

남북 단일팀,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 기록

단일팀 첫 골! 휘날리는 한반도기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코리아팀의 희수 그리핀(37번)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자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 단일팀 첫 골! 휘날리는 한반도기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코리아팀의 희수 그리핀(37번) 선수가 골을 성공시키자 관중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 이희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단일팀은 반격에 나섰다. 몸을 날려 퍽을 막아내고 강력한 포어체킹으로 경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1피리어드 9분 49초 박채린이 첫 유효슈팅을 때린 한국은 이진규가 속공 찬스를 슛까지 연결했으나 아쉽게 상대 골리에 막히고 말았다.

몸이 풀린 단일팀은 박종아가 주도하는 공격으로 일본을 압박했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일본도 반격에 나섰으나 신소정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며 1피리어드를 마쳤다.

2피리어드가 되자 경기는 더욱 팽팽해졌다. 한국은 추격에 나섰고, 2골 차로는 안심할 수 없는 일본도 공격적으로 나왔다. 비록 탈락이 확정됐으나 올림픽 첫 승리에 목마른 양 팀 선수들은 경기가 과열되자 감정 섞인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공격 전개가 한층 매끄러워진 단일팀은 마침내 2피리어드 9분 31초 랜디 희수 그리핀이 샷을 날렸고 일본 골리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며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이 나왔다. 앞선 2경기의 패배를 모두 잊게 해주는 감동적인 골이었다.

단일팀의 첫 골이 터지자 경기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고,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의 몸놀림도 더욱 활발해졌다. 다급해진 일본은 포어체킹으로 추격 분위기를 끊으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3피리어드 초반 일본의 파워플레이(수적 우위)를 무사히 넘긴 단일팀은 빙판을 넓게 활용하는 역습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일본도 퍽을 빼앗으면 바로 역습에 나섰지만 신소정의 선방에 막혔다.

마지막에 승부수 던졌으나 아쉽게 패배... 앞으로 2경기 남아

1대1 상황에서 슛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이진규 선수가 골리와 1대1 상황에서 날린 퍽이 골대를 벗어나고 있다.

▲ 1대1 상황에서 슛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이진규 선수가 골리와 1대1 상황에서 날린 퍽이 골대를 벗어나고 있다. ⓒ 이희훈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코리아)과 일본의 경기에서 황충금 선수(39번)가 일본선수와 퍽을 다투고 있다.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코리아)과 일본의 경기에서 황충금 선수(39번)가 일본선수와 퍽을 다투고 있다. ⓒ 이희훈


비록 일본이 유효슈팅에서 크게 앞섰지만 단일팀의 압박에 경기 분위기는 대등했다. 승리가 절실한 일본도 단일팀이 샷을 날리면 육탄 방어를 망설이지 않았다. 12분여를 남겨두고 단일팀이 결정적인 샷 기회를 잡았지만 퍽이 빗맞기도 했다.

하지만 연거푸 맞은 페널티 위기를 넘지 못했다. 한 명이 적은 상황에서 힘겹게 버티던 단일팀은 8분 10초를 남겨두고 고이케 시오리의 날카로운 중거리슛에 다시 한 골을 내주며 1-3으로 벌어졌다.

일본은 단일팀 수비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계속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신소정의 선방이 빛났다. 위기를 넘기자 이번에는 상대가 반칙으로 퇴장당하며 1명이 더 많은 파워플레이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골문 앞에서의 아쉬운 패스미스와 스틱을 높이 들어 올리는 하이스틱 반칙이 나오면서 만회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파워플레이를 마쳤다. 벼랑 끝에 몰린 단일팀은 2분을 남겨두고 골리 신소정을 빼고 모든 선두를 공격에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이 역습으로 4번째 골을 터뜨리며 승부수는 실패로 끝났고, 아쉬운 패배를 당했지만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을 격려했다. 이번 경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단일팀은 앞으로 순위 결정을 위해 2경기 더 치르게 된다.

희수그리핀, 단일팀 첫 골!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코리아팀의 희수 그리핀(37번) 선수가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부둥켜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 희수그리핀, 단일팀 첫 골! 14일 오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코리아팀의 희수 그리핀(37번) 선수가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부둥켜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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