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FC서울 감독이 지난 7월 31일 오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 강원 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지난 2017년 7월 31일 오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K리그 FC서울, 강원 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8 시즌을 준비하는 FC서울의 이번 이적시장 모토는 확실하다. '리빌딩'이 바로 그것이다. 황선홍 감독 3년차, FC서울의 리빌딩은 안녕한지 살펴보자.

지난 시즌 서울은 부진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5위에 그치며 2018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 실패했다. 또, FA컵에서는 16강에 머물렀다. 2017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K리그 클래식 우승, FA컵 준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의 성적을 거둔 2016년과 비교하면 초라한 결과였다.

황선홍 감독은 부진의 원인으로 팀의 '노쇠화'를 꼽았고, 이번시즌에 앞서 '리빌딩'을 천명했다. 지난 시즌 프로축구연맹에 기재되어 있는 서울 선수단 33명(이적, 임대 제외) 중 14명이 30대 선수들이었다. 비율로 봤을 때 42%를 차지하는데 이는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축구에서 '리빌딩'이란 팀의 모토에 부합하지 않는 선수들을 내보내고, 팀 컬러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오는 것으로 정의내릴 수 있겠다. 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은 새 시즌을 앞두고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데얀(37)을 내보내고, U-20월드컵에서 활약한 '신예' 조영욱(19)을 데려왔다. 새 주장에 신광훈을, 부주장에 고요한을 선임한 것도 기동력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축구에 대한 의지를 잘 드러내준다.

공격 : 높은 데얀 의존도->박주영과 에반드로가 분담할 수 있을까?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8강 FC서울 대 산둥 루넝 경기. FC서울의 박주영의 오른쪽 측면에서 두번째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8강 FC서울 대 산둥 루넝 경기. FC서울의 박주영의 오른쪽 측면에서 두번째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데얀을 내보내는 대신에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주영(33)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대구FC의 하위스플릿 돌풍을 이끈 에반드로(31)를 영입했다. 에반드로는 힘과 스피드에 기술까지 갖췄고, 윙포워드까지 소화가 가능해 데얀보다 공격진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다만 K리그 2년차에 접어든 에반드로가 데얀의 대체자라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공격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지난 시즌 데얀이 리그에서 19골을 넣으며 팀에서 최다 득점을 올렸다. 데얀에게 집중됐던 공격 비중을 이번 시즌에는 박주영과 에반드로가 분담해야 한다.

윤일록(26)이 J리그로 이적했지만 서울은 대학축구의 간판 '조구에로' 조영욱을 데려왔고, 레알마드리드 유스 출신인 김우홍(23)을 영입했다. 전성기의 나이에 접어든 윤일록이 요코하마로 이적한 공백을 조영욱, 김우홍이 프로 3년차를 맞는 윤승원(23)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며 메울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결국에는 신예의 활약이 중요한 이번시즌이 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6차전 FC서울과 우라와 레즈의 경기. 서울 윤승원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6차전 FC서울과 우라와 레즈의 경기. 서울 윤승원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미드필더 : 경험 많은 기존의 중원에 기동력을 더하다

이명주(28)와 주세종(28)이 군 입대를 하면서 아산 무궁화 축구단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한편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도 있다. 2016년 군 입대 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신진호(30)가 돌아왔다. 신진호의 가세는 팀에게 희망적인 부분이다.

이어 서울은 성남에서 김성준(30)을 영입했다. 넓은 시야와 빠른 패스 능력을 갖춰 연계플레이에 능한 동시에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다부지게 압박을 수행하는 김성준은 황선홍 감독이 목표하는 기동력의 축구에 한 축을 맡을 전망이다.

서울은 경남의 K리그1 승격을 이끌었던 미드필더 정현철(23)도 영입했다. 정현철은 프로 데뷔 3년차로 수비와 미드필드는 물론 헤더 능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 가담을 통해 지난 시즌 7골 3도움의 맹활약을 올린 멀티 자원이다. 수준 높은 빌드업 능력과 함께 빠른 수비 전환에도 능한 공수 밸런스가 잘 잡혀 있는 선수다. 무엇보다 올해 24세로 향후 FC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전도유망한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프랑스와 호주, UAE에서 활약했던 송진형(31)의 가세도 팀에 경험치를 더해줄 전망이다.

수비 : 제2의 황현수 나올까

팀에 오랜 기간 헌신했던 '베테랑' 김치우(35), 조찬호(32)와 작별한 FC서울 수비진의 중추엔 여전히 곽태휘(37)가 있다. 곽태휘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 지난 시즌 맹활약한 'U-23 대표팀 주장' 황현수(23)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황현수의 발견은 FC서울 수비진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이번 시즌에 서울은 제2의 황현수가 되길 바라며 박동진(24)과 박준영(23)을 영입했다. 올림픽 대표 출신인 박동진은 광주FC에서 활약했던 젊은 수비수로 K리그의 차세대 수비수로 꼽힌다. 박준영은 서울 유스팀인 오산고 출신으로 광운대에서 U리그를 통해 활약하다 우선지명으로 영입됐다. 박준영은 황현수, 윤승원과 서울 유스팀인 오산고 동기로 서울의 노쇠화한 스쿼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FC서울 8강 진출 환호 2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FC서울 대 우라와 레즈 경기. FC서울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 FC서울 8강 진출 환호 지난 2016년 5월 2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FC서울 대 우라와 레즈 경기. FC서울이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의 이번 이적시장 행보는 황선홍 감독이 말하는 기동력 중심의 축구를 위한 스쿼드 재정비라는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값 있는 선수들을 다수 내보냈지만 경험이 많은 박주영, 하대성, 오스마르, 곽태휘 등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뼈대를 구성하고 스쿼드 전반에 걸쳐 조영욱, 정현철, 박동진 등의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품에 안았다.

허나 자긍심 높은 서울 팬들이 지난 시즌 크게 실망한 만큼 이번 시즌 이러한 이적시장 행보에 불만을 가지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서울의 리빌딩은 올 한해로 모두 완성되는 것이 아니겠지만 서울은 이번시즌 최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이상의 성적은 거둬야 할 당위성이 있다.

서울은 이번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우승경쟁을 하는 다른 팀들보다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여유를 가질 것이다. 잔뼈 굵은 선수들을 대신할 신예선수들의 리그에서의 활약이 올시즌 FC서울 '리빌딩'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신구조화'에 성공한다면 FC서울은 이번시즌 재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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