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정현이 지난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2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 ⓒ 연합뉴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지난 20일, 정현(21·세계랭킹 58위)은 호주 오픈 16강에 오른 뒤 포부를 밝혔다. 개인 첫 그랜드슬램 16강, 한국 선수 최초 호주 오픈 16강 등극이라는 기록을 썼지만 정현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22일, 그 약속을 지켰다. 정현이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14위)를 꺾고 한 단계 더 나아갔다.

3-0. 2년 전, 정현은 호주 오픈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프로 데뷔 3년차로 접어들며 이름을 차차 알리던 그는 1라운드부터 조코비치를 만났다. 열정적이고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조코비치는 정현의 롤모델이었다.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를 상대로 정현은 3-0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상황이 뒤바뀌었다. 비록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된 조코비치라지만, 정현은 자신의 롤모델을 3-0으로 완벽히 꺾었다.

계속 성장 중인 정현, 조코비치와 재대결서 승리

경기 초반부터 정현이 앞서나갔다. 베이스라인을 벗어나지 않고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는 전략으로 나섰고, 조코비치는 계속해서 에러를 범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1세트 정현은 4-0까지 앞섰지만, 조코비치가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다. 예전 같았으면 세트를 내주며 경기를 끌려갔겠지만, 2년 사이 정현은 성장했다.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강인하게 버텼고 결국 세트를 따냈다.

2년 전 맞대결에서 정현은 조코비치의 서브를 막지 못했다. 10개의 서브 에이스를 허용하고 15점밖에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대처가 적절했다. 리턴 포인트에서 58-56으로 오히려 앞섰다. 당시엔 부족했던 네트 플레이도 미리 알아채며 빠르게 대응했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정현은 힘을 냈다. 랠리가 길어지면 점수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두 사람의 접전 속에 코트의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호주 오픈의 황태자 조코비치와 떠오르는 신예 정현의 대결은 모든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그리고 정현은 그 순간을 즐겼다. 2년이라는 기간 동안 경험을 쌓으며 큰 무대에 익숙해졌다. 멋진 샷으로 분위기를 가져오면 관중의 환호를 유도했다. 앞서 32강 온코트 인터뷰에서 "조코비치와 만나면 그 경기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무대를 마음껏 누볐다.

이틀 전, 정현은 만 21세의 나이로 그랜드슬램 16강에 진출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종전에는 만 24세의 이형택이 US오픈 16강에 진출했다).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한국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8강에 올랐다. 정현은 성장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더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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