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K리그 챌린지) 하위권에서 1부(클래식) 리그로 승격해 '잘 나가던' 프로축구 경남FC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경남도에서 경남FC를 대상으로 감사를 두 차례나 하고, 조기호(64) 대표이사가 사직서를 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경남FC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 때 만들어진 도민프로축구단으로, 경남지사가 구단주다. 경남FC는 홍준표 전 지사 때 2부 리그로 강등되었다가 지난해 2부 리그 1위를 차지해 올해부터 1부 리그에서 뛴다.

조기호 대표는 홍 전 지사 때인 2016년 4월부터 맡아 왔다. 조 대표는 경남도청 공무원과 창원 부시장을 거쳐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으로 있었다.

그런데 조 대표는 18일 구단 사무국에 돌연 사직서를 냈다. 이날 조 대표는 경남도청을 찾아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의 면담을 신청했지만 거절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경남도는 경남FC에 대해 지난해 12월 중순에 이어 이달 12일부터 감사를 벌였다. 이에 일부에서는 '표적감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경호 "표적감사 아니다" ... 조기호 "불명예스러운 퇴진"

한경호 권한대행은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남FC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감사에 대해, 그는 "지난해 말 감사에 이어, 이번 회계감사를 두고 표적감사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감사는 중앙정부의 방침에 의해 전 출자출연기관 등에 대해 채용비리를 조사한 것"이라며 "경남FC도 그 연장선상에서 닷새 동안 채용비리를 중심으로 감사를 실시하였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10일 동안 실시하는 회계감사는 경남FC의 재정상황과 회계실태, 기타 운영상황을 두루 점검해서 보다 발전적인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 했다.

한 권한대행은 "경남FC에 대해 지난해 도에서는 당초예산 40억원을 포함해 총 71억 4000만원을 지원하였으나, 올해는 당초예산에서만 90억원을 지원하였다"며 "채무제로 기조 유지와 무상급식 예산 확대, 창원 야구장 지원 등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당초예산 대비 지난해보다 50억원을 더 지원하였으며, 이후 추경예산 등에서도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500만원이 없어 선수들의 전지훈련장 방문을 하지 못한다는 등 경남FC의 재정적 고충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고 있어, 경남 FC의 정확한 재정운용상황을 분석하고, 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라며 "처벌을 위한 표적감사가 아니고,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 감사"라 했다.

경남FC 사무국장 선임 문제에 대해, 그는 "사무국장 선임 방침을 두고 경남도에서 경남FC를 직접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으나, 역시 사실이 아니다"며 "경남FC가 1부 리그로 진입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조직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경남FC에서도 요구한 사항"이라 했다.

이에 대해, 조기호 대표는 "시원섭섭하다. 그러나 불명예스러운 퇴진이다"며 "500만원 때문에 전지훈련지를 방문하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을 감시하는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고, 비용도 아끼기 위해서 한 말이었다. 이것이 두 번째 감사의 빌미가 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경남신문>이 보도했다.

한경호 권한대행, '경남FC 서포터즈' 가입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19일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프로축구 경남FC 연중회원권을 1호로 구입했다.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19일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프로축구 경남FC 연중회원권을 1호로 구입했다. ⓒ 경남도청


19일 경남도는 경남FC 구단주 한경호 권한대행이 경남FC 응원문화 조성을 위해 '경남FC 서포터즈'에 직접 가입하고 2018년 1호 시즌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김동준 경남FC 서포터즈연합회장과 환담을 가진 후 경남FC 서포터즈에 직접 가입했다.

김동준 연합회장은 지난 8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도민참관단으로 참석해 "올해부터 클래식(1부 리그)에서 뛰게 되는 경남 FC에 성원과 지지를 보내 달라"고 건의했고, 한 대행은 "경남FC 서포터즈에 직접 가입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권한대행은 "도민구단인 경남FC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 응원하는 경남FC 서포터즈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개인적으로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앞으로 경남FC 서포터즈의 일원이 되어 구단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FC의 2018년 시즌권은 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카드식과 티켓 11장으로 구성된 티켓북이 있으며, 금액은 일반인 15만 원부터 초등학생 1만 5000원까지 다양하게 마련됐다.

경남FC 시즌권은 오는 23일 오후 1시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하며, 경남FC 홈페이지(http://www.gyeongnamfc.com)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경남FC는 역대 2명의 대표이사가 구속되는 불명예를 겪었다. 홍준표 전 지사 때 임명됐던 안종복 전 대표이사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박치근 전 대표이사는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허위서명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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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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