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7)이 지난 22일 방출 통보를 받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다.

LG가 다음 시즌 리빌딩을 선택했다지만 선수와 구단, 팬 모두에게 상처만 남긴 이별이었다. 베테랑 선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시즌 NC 다이노스와 이호준(41)의 '아름다운 이별' 과정을 보면 더 그렇다.

NC 구단, 팬과 아름답게 이별한 이호준

구단, 팬과 아름답게 이별한 이호준 이호준이 지난 9월 30일 창원 마산 야구장에서 열린 본인의 은퇴경기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구단, 팬과 아름답게 이별한 이호준 이호준이 지난 9월 30일 창원 마산 야구장에서 열린 본인의 은퇴경기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 NC다이노스 페이스북


NC의 베테랑 내야수 이호준은 2016 시즌 2할9푼8리의 타율에 21홈런, 87타점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시즌 후 2017 시즌을 마지막 시즌이라 선언했다. 구단의 리빌딩 바람을 파악한 뒤 아름다운 이별을 결정한 것이다. NC 역시 최고참 이호준의 의사를 존중하며 7억 5천이라는 팀 내 최고 대우를 계속 보장했다. 최고참으로써 팀의 분위기를 맡아주는 베테랑이라는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정한 것이다.

이호준은 2017시즌에 후배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면서도 변함없이 2할9푼9리의 타율과 7개의 홈런, 36타점을 올렸다. '전설' 이승엽의 은퇴에 가리긴 했지만 역시 은퇴 투어를 비롯해 성대한 은퇴식으로 아름답게 구단 및 팬들과 이별할 수 있었다. 마지막 포스트 시즌 출장은 보너스였다.

상처만 남은 정성훈과 LG의 이별

 정성훈은 LG 유니폼을 입은 8년 동안 5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LG 트윈스는 내야수 정성훈 방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LG 트윈스


반면 LG와 정성훈의 이별 과정을 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성훈은 1999년 해태 타이거즈에 데뷔한 이래 통산 2할9푼3리의 타율과 17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2009년 FA를 통해 LG로 이적한 뒤 9시즌동안 맹활약했으며 이번 시즌에도 3할1푼2리의 타율과 6홈런 30타점을 올리며 결코 녹슬지 않은 방망이를 과시했다.

데뷔만 LG에서 하지 않았을 뿐,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용택, 이병규 등과 함께 팀을 이끌었으며 2013 시즌에는 LG를 정규시즌 2위까지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매서운 결정을 내렸다. 팀 내 리빌딩을 위해 가차 없이 정성훈에게 방출을 통보한 것이다. 많은 팬들은 물론 정성훈 본인도 많은 충격을 받아 할 말이 없다는 인터뷰를 할 정도였다.

정성훈에게 상처를 준 LG도 자유롭지 못하다. LG는 팬들이 정성훈의 방출 소식을 듣자마자 많은 질타를 받고 있으며 23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진 1인 시위를 시작으로 계속 양상문 단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수와 구단 그리고 팬 모두에게 상처만 남은 결과인 셈이다. 

베테랑에 대한 '마지막 예의'가 중요한 이유

베테랑은 팀에서 중요한 존재다. 오랜 팬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풍부한 경험을 전수해줄 수 있다. 팀이 큰 경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도 경험을 바탕으로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는 존재다. NC가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선전을 펼칠 수 있었던 원인 중의 하나도 비록 주전은 아니었지만 베테랑 이호준이 정신적인 지주로써 팀을 하나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런 베테랑의 대한 마지막 예의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팀에 대한 선수들의 충성도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팀 내 충성도가 높은 선수들은 자신보다는 팀을 생각하며 여러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베테랑이 팀에게 충분한 예우를 받으며 이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팀 내 선수들의 충성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반면 베테랑과 좋지 않은 이별을 한 팀들은 당장의 세대교체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팀의 충성도가 떨어진 선수들이 나중에 팀을 나가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다. 역대 스토브 리그를 돌아보면 섭섭지 않은 대우를 받고도 다른 팀에서 그와 비슷한 대우를 해준다면 다른 팀을 선택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당장 눈앞에 리빌딩이라는 기조만을 생각하며 정성훈에게 예의를 지키지 못한 LG의 선택에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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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전문기자를 꿈꾸는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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