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민 KGC인삼공사 신인 선수(20세·178cm)

우수민 KGC인삼공사 신인 선수(20세·178cm) ⓒ KGC인삼공사


하위 팀과 신인의 대반란이었다. 26일 펼쳐진 2017~2018시즌 V리그에서 남녀 모두 이변이 연출됐다.

남자부는 최하위 한국전력이 3위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1(25-20 19-25 25-22 25-20)로 꺾었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단숨에 최하위에서 5위로 뛰어 올랐다.

여자부도 4위 KGC인삼공사가 파죽지세로 1위를 질주하던 현대건설을 무너뜨렸다. 그것도 3-0(25-22 25-20 25-23) 완승이었다.

이날 남녀 배구의 경기 결과는 '이변'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승리였을 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마저 완승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각 팀의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승점자판기 전락' 우려 한국전력, 극적 기사회생

 한국전력, 4연패 끊다... 2017~2018 V리그 한국전력-KB손해보험 경기 장면 (2017.11.26)

한국전력, 4연패 끊다... 2017~2018 V리그 한국전력-KB손해보험 경기 장면 (2017.11.26) ⓒ 한국전력


특히 남자부 한국전력의 승리는 극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전력의 최근 팀 성적과 경기력은 최악이었다. 주전 레프트 서재덕과 주전 센터 윤봉우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4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모두 0-3 완패를 당했다. 자칫 '승점자판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이날 경기의 상대도 1위를 질주하는 삼성화재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정도로 기세가 좋은 KB손해보험이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전 선수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신인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지난 9월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된 김인혁(23세·192cm)은 12득점으로 입단 후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신인급인 안우재(24세·197cm)도 13득점을 올리며 올 시즌 센터 공격수로 변신한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인 펠리페(30세·201cm)도 27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해냈다. 주 공격수인 전광인(27세·194cm)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서재덕의 공백으로 팀 내 리시브 점유율이 37.8%나 됐음에도 18득점을 올렸다.

신인 세터인 이호건(22세·187cm)의 토스도 눈부셨다. 이호건은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한국전력에 지명됐었다.

인삼공사 대반격... 여자부 순위 싸움, 다시 '안개 속'

KGC인삼공사의 3-0 완승도 전혀 예상밖이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1위 현대건설의 우세가 전망됐었다. 최근 현대건설의 경기력과 기세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삼공사는 알레나의 엄청난 공격력을 바탕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알레나는 이날 3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쏟아부었다. 팀내 공격 점유율이 57%에 달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무려 54.1%나 됐다. 한송이도 12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이날 승리로 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을 밀어내고 3위로 도약했다. 여자부 순위 싸움과 플레이오프(PO) 진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인삼공사도 올 시즌 신인인 우수민(20세·178cm)의 활약이 팀 승리에 큰 발판이 됐다.

지난 9월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인삼공사에 지명된 우수민은 이날 첫 선발 주전으로 깜짝 출전했다.

서남원 KGC인삼공사의 선택은 주효했다. 우수민은 공격(6득점)과 수비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며 인삼공사의 아킬레스건인 레프트 한 자리를 훌륭하게 메워주었다.

한국전력과 인삼공사의 승리는 V리그 전체적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를 남겼다.

자칫 상위권 팀들의 독주로 흥미가 반감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대어들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V리그는 남녀 모두 다시 치열한 순위 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

신인 선수들이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서 팀의 미래를 밝게 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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