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 장면... 2017~2018 V리그 1라운드 서울 장충체육관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 장면... 2017~2018 V리그 1라운드 서울 장충체육관 ⓒ 박진철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은 프로배구 역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주말에 여자부 경기가 남자부 경기에 앞서 오후 2시에 열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말은 오후 2시에 남자부, 4시에 여자부 경기로 고정돼 있었다. 오후 2시 경기가 메인 시간대인 셈이다. 때문에 여자부는 관중 동원과 TV 시청률에서 다소 불리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이날은 일요일임에도 오후 2시에 여자부 GS칼텍스-흥국생명 경기가 열렸다. 이어 오후 4시부터 남자부 우리카드-KB손해보험 경기가 펼쳐졌다.

이는 V리그 출범 이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프로 출범 첫해인 2005시즌에도 주말에 여자부 경기가 남자부보다 앞서 열린 적이 있었다. 같은 체육관에서 오후 1시 여자부, 3시 남자부, 5시 남자부로 3경기가 연달아 열리는 경우에만 그렇게 했다. 이는 여자부 경기를 메인 시간대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남자부 2경기에 앞서 열리는 사전 경기 인상이 더 강했다.

V리그는 지난 시즌까지는 남녀 배구팀이 같은 홈 구장을 사용하는 경우, 같은 날 경기를 편성했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남녀 분리 운영을 시작했다. 같은 날 같은 체육관에서 남녀 경기를 연달아 하지 않는다.

딱 2일만 예외다. 12일 GS칼텍스-흥국생명, 우리카드-KB손해보험 경기(장충체육관)와 12월 24일(일요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우리카드, KGC인삼공사-IBK기업은행 경기만 남녀가 같은 체육관에서 연달아 경기를 펼친다.

그러나 12월 24일 경기는 남자부가 오후 2시, 여자부가 오후 4시로 경기 시간은 기존과 같다. 주말에 여자부 경기를 남자부보다 먼저 하는 건, 12일이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우리카드 대관·경기 일정 문제로 같은 날 경기 요청

그렇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장충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우리카드와 GS칼텍스 두 구단의 핵심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두 관계자는 12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장충체육관 대관과 경기 일정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2일은 원래 GS칼텍스가 단독으로 장충체육관을 홈 경기로 사용하는 일정이었다. 그에 따라 GS칼텍스가 장충체육관 대관을 먼저 해놓았다.

그러나 우리카드가 장충체육관 대관 문제와 경기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사정이 발생했다. 하필이면 경기가 가능한 날짜도 12일밖에 없었다.

우리카드는 GS칼텍스 측에 같은 날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했고, GS칼텍스는 이를 수용하는 대신 '여자부 경기를 오후 2시에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우리카드가 수용하면서 같은 날 남녀 경기가 열리게 된 것이다. 서로 입장을 이해하면서 한 발씩 양보했다.

12일 장충체육관 여자부 경기에는 주말을 맞아 2562명의 관중이 몰렸다. 지난 4일 GS칼텍스가 장충체육관을 단독으로 사용했던 1라운드 흥국생명전에서도 225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시청률 급등 고무... 남자배구 못지않게 잘 해보겠다"

흥미로운 건 GS칼텍스가 '오후 2시 경기'를 요청한 이유이다. 여자배구의 모든 경기가 주말 오후 4시로 고정이 돼 있는 상황에서 굳이 오후 2시 경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GS칼텍스 구단의 적극적인 마케팅 의지와 최근 여자배구의 인기가 오른 데 따른 자신감이 그 배경이었다.

GS칼텍스 핵심 관계자는 "지난 시즌부터 GS칼텍스가 여자부 단독 경기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며 "올 시즌도 남자배구 못지않게 잘 해보려고 한다. 그런 의지를 담아 오후 2시 경기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번 기사에도 나왔 듯이 최근 여자배구 시청률이 급등했고, 관중도 꽤 늘어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자배구는 올 시즌 프로 스포츠의 흥행 지표인 시청률이 급등했다. 지나 7일 종료된 1라운드의 여자배구 경기당 케이블TV 평균 시청률이 0.72%(닐슨코리아 기준)로 집계됐다. 지난 시즌 1라운드 평균 시청률(0.56%)보다 0.16%p나 높다.

남자배구 1라운드 평균 시청률(0.73%)과 비교해도 사실상 동률이다. 여자배구가 평일에는 취약 시간대인 오후 5시에 경기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여자배구 대표팀의 국제대회 선전과 인기, 전력 평준화, 스타 선수 고른 분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혼전 양상이 계속되면서 2라운드는 남녀 모두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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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GS칼텍스 KOVO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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