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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입술 깨문 'MB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 문성근 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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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피해자 조사 받는 'MB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 문성근 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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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내부 결재를 받아 음란물을 유포했다."

'MB블랙리스트' 피해자 배우 문성근씨가 방송 퇴출 정황을 진술하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18일 오전 10시 4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문씨는 우선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자신의 이미지 실추를 노리고 'MB국정원'이 동료 배우와의 나체 합성사진까지 유포한 일을 두고 "이명박 정권 수준이 일베와 같았다"라며 "세계 만방에 국격을 실추시킨 것을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 주변에서는 광범위한 세무조사 벌어져" 

이날 문씨는 댓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진재선)·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에 자신이 겪은 부당한 퇴출 압박 정황을 진술한다. 조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문씨는 약 10분간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민변 소속 김자연 변호사와 동행한 그는 "제 사례뿐 아니라 주변에서 벌어졌던 공작 의혹도 진술할 예정"이라며 "'늦봄 문익환 학교'를 사찰하고, 제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세무조사가 벌어진 일 역시 국정원의 공작이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동시에 "불법행위라는 걸 잘 알면서도 별다른 저항 없이 블랙리스트가 실행됐다는 게 큰 충격"이라면서 "법적인 처벌보다도 역사적으로 기록한다는 측면에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주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에게 한말씀 해달라는 질문에는 잠시 뜸들인 뒤 "적폐청산 작업에 내적 저항이 있는 걸로 안다"면서 "국가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국정원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과거 잘못을 청산하는 게 중요하다. 아픔이 있더라도 견뎌내서 국민의 국정원으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아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 82명 중 최대 피해자는 배우 김민선"이라며 그에 대한 대중의 격려를 부탁하기도 했다. 문씨는 "영화감독은 투자를 받지 못하면 독립영화를 만들 수 있고, 가수나 개그맨은 콘서트를 할 수 있지만 배우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면서 "한창 입지를 키워나가야 할 시기에 집중적으로 배제돼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또 "어제 통화해보니 피해를 증언하는 것조차 두려워한다"면서 "국정원이 그를 공격했던 논리가 일반 누리꾼에게 아직 남아서 여전히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MB블랙리스트' 수사 속도... 19일엔 김미화씨 출석

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피해자 조사 받는 'MB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 문성근 이명박 정부 국정원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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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TF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은 원세훈 당시 원장 지시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조직해 체계적인 방송 퇴출 작업을 벌였다. 이들이 종북인사로 규정한 문화예술인은 문씨를 포함, 현재까지 82명이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특정 연예인 견제 지시를 지속적으로 하달했고, 국정원은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했다. 

방송국에 압력을 가하거나 특정 연예인이 소속된 기획사 세무조사를 추진하는 방법 외에도 온라인에서는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댓글 공작이 국정원 심리전단 주도로 이뤄졌다. 여기에 배우 김여진씨와 문씨의 나체 합성 사진이 포함됐다. 국정원은 조사 결과를 검찰에 넘기며 원 전 원장 등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의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댓글수사전담팀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부당하게 퇴출된 피해자들을 차례로 불러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오는 19일에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다.
피해자 측에서도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문성근씨는 "지금까지 5~6명의 피해자가 참여의사를 밝혀왔다"면서 "이번달안으로 피해 사례를 수집해 내달 고소조치 하겠다"고 설명했다. 변론은 민변 소속 김자연·김용민 변호사가 맡으며, 변호사로 새출발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도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문성근, #채동욱, #검찰, #원세훈,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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