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쉬가 '뮤콘'에서 자신의 음악에 대한 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를 '뮤콘(MU:CON)'이라 부르는데 크러쉬는 올해 뮤콘에서 해외 유명 프로듀서 페르난도 가리베이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하게 됐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상암 DMC 일원에서 사흘간 열리는 이 뮤직페어의 참여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로드쇼가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렸다. 이 뮤직페어는 한국 대중음악을 해외에 소개하고 국내외 음악산업 관계자들이 교류하는 글로벌 뮤직 마켓으로, 64개 팀이 쇼케이스를 갖는다. 이날 로드쇼 후 이어진 크러쉬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페르난도 가리베이와 컬래버레이션

뮤콘 로드쇼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라인업을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크러쉬, 더콰이엇, 청하, 전지윤, 정기고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크러쉬가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놨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뮤콘 로드쇼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라인업을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크러쉬, 더콰이엇, 청하, 전지윤, 정기고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뮤콘 로드쇼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라인업을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크러쉬, 더콰이엇, 청하, 전지윤, 정기고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크러쉬는 이번 '뮤콘'에서 레이디 가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앨범을 프로듀싱한 페르난도 가리베이와 협업으로 곡을 만들고 있다. 그는 "제가 음악공부를 하던 대학시절에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 앨범을 들으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 그 앨범의 프로듀서와 작업해서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느 가리베이가 보낸 기본 멜로디에 작사와 편곡적인 부분 위주로 협업 중인데, 영화 <어거스트 러쉬> OST 같은 서정적인 느낌의 곡이 탄생할 것을 예고했다. 어떤 가사를 쓸지 고민 중이라는 크러쉬는 아무래도 사랑에 관한 가사일 듯하다며 "제가 잘 선보이지 않았던 미니멀한 곡이 될 것"이라 말했다. 곡의 서정적 분위기에 대한 표현도 인상 깊다.

"뉴욕의 겨울 오후 3시쯤 광장에서 비둘기들이 모이를 먹고 있는 장면이 떠오르는 그런 곡이다."

크러쉬는 해외시장에 나갈 의지가 원래 있었던 걸까. 이 질문에 그는 "오래전부터 제 소망은 이런 협업이었다"며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외국 뮤지션과의 작업을 선망해왔고 기다려왔지만 창구가 없었고, 직전까지 가서 금전적인 문제 등으로 안 된 경우도 많았다"며 "그런데 뮤콘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와 연결시켜주셔서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앞으로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누구일까. 이 질문에 크러쉬는 "말도 안 되는 거라도 괜찮은지" 먼저 물은 후 "퀸시 존스"를 꼽았다. 요즘도 그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있고, 어릴 때부터도 좋아하고 존경했던 뮤지션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서태지, 행주, 팬시차일드에 대해

뮤콘 로드쇼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라인업을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크러쉬, 더콰이엇, 청하, 전지윤, 정기고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크러쉬 ⓒ 한국콘텐츠진흥원


같은 날 정오 크러쉬는 서태지의 '마지막 축제' 리메이크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태지 선배님 리메이크 앨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영광이었다"며 "'마지막 축제'라는 노래는 원래 리듬감 있는 뉴잭스윙인데, 저도 1990년대 힙합알앤비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어떤 식으로 편곡을 할까 고민하다가 1970~1980년대 레트로한 소울음악으로 편곡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소속사 아메바컬쳐의 뮤지션 행주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행주는 tvN <쇼미더머니> 결승무대에 선다. 크러쉬는 "행주 형은 저와 각별한 사이고, 행주 형이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자기 음악에 대한 기준이 뚜렷하고, 지금 <쇼미더머니>에서 행주 형이 주목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가 속한 크루인 팬시차일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팬시차일드는 지코, 딘, 페노메코 등 트렌드를 이끄는 뮤지션들이 뭉쳐 만든 크루다. "우리는 각자 만든 음악을 서로 들려주며 영향을 주고 받는다"고 말하는 크러쉬는 "음악들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그 음악에 대해 이해하고 교감을 나누는데, 그렇다고 비즈니스적인 관계가 아니라 놀면서 만들어진 친구 같은 사이"라며 웃어보였다.

<도깨비> '뷰티풀' 1위, 한편으론 씁쓸했다

힙합알앤비를 위주로 하는 크러쉬는 그와 상관 없는 장르인 드라마 <도깨비> OST를 불러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뷰티풀'이 음원차트 1위를 했을 때 사실 만감이 교차했다. 마음 한 편에는 씁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어느 행사장에 가든 관객분들은 크러쉬가 '뷰티풀'을 부를 때 너무 좋다해주시고 그렇게 저를 기억해주신다. 그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제가 추구하는 음악과는 그 곡이 스타일이 다르니까 스스로 괴리감에 빠졌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그런 걸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팬들이 내 곡을 들었을 때 좋으면 내 스타일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소심하고 지질해

뮤콘 로드쇼 1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에서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라인업을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크러쉬, 더콰이엇, 청하, 전지윤, 정기고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17 뮤콘 로드쇼에 참석한 크러쉬. ⓒ 한국콘텐츠진흥원


뒤늦은 질문이긴 하지만 멍때리기 대회에 나가 우승한 이력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왜 멍때리기 대회에 출전한 걸까.

"자극적인 음식, 자극적인 프로그램, 자극적인 사랑...... 요즘 주변에 모든 게 다 자극적인 것 같다. 거기서 한 발 짝 물러나보고 싶었다. 친구들은 저한테 바보라고 한다. 쟤는 음악밖에 할 줄 모르고 다른 거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크러쉬는 또 자신이 소심한 사람이라고 했다.

"저는 소심해서 쉽게 상처 받고 쉽게 사랑에도 빠지는 편이다. 어렸을 때부터 상처받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살아가다보면 상처받을 일이 되게 많지 않나. 그럴 때 슬럼프가 오는데 그런 게 음악에 녹아지는 것 같아서...... 저는 좋은 것 같다."

그렇다면 가장 힘들었을 때 나왔던 노래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크러쉬는 '어떻게 지내'라고 주저없이 답했다.

"저는 원래 지질하다. 누가 제게 기대는 것보다 제가 더 기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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