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팀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KIA 김기태 감독

1위팀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KIA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믿기지 않는 6연패로 위기에 몰렸던 KIA가 26일 마산에서 벌어진 NC와의 맞대결에서 8-7 신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이 승리로 KIA는 5연승을 이어간 두산과 2경기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연패 기간 중 경기 당 평균 득점이 3점에 미치지 못하던 타선이 제 모습을 되찾으며 8득점에 성공했고, 25일 경기에서 역전을 허용했던 KIA 불펜도 효율적인 투구로 NC 타선의 추격을 막았다.

깔끔한 승리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었던 26일 경기는 9회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 기묘한 방향으로 흘렀다. 8회말 대수비로 나선 유재신이 9회말 2사 1루에서 프로 선수라고 보기 어려운 송구 실책을 연달아 저질렀다. 

실책으로 1점을 허용하며 8-5로 쫓긴 KIA는 부랴부랴 투수를 교체했다. 하지만 연속 실책을 저지르며 얼어붙은 유격수 유재신을 교체하지 않았고 1루수 서동욱과 포지션을 바꾸는 납득하기 힘든 지시가 이어졌다. 공교롭게 유격수 서동욱마저 실책을 범하며 NC에게 1점차 추격을 허용했다.

8-7, 2사 1,3루 역전패 위기. 만약 마무리 투수 김세현이 스크럭스를 삼진으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역전 적시타라도 허용했다면 두산과의 격차가 1경기차로 줄어들며 7연패에 빠지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기를 야기한 것은 유격수 유재신, 서동욱의 잇따른 실책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 기용을 연달아 지시한 김기태 감독에게 있다.

이날 교체 유격수로 나서서 2개의 실책을 저지른 유재신은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라곤 하지만 최근 4년간 대부분의 경기에서 외야수로 출장했던 선수다.

변변한 백업 유격수가 없는 KIA의 사정 상 유격수로 준비를 하긴 했지만 유재신은 KIA로 이적하기 전까지 2013시즌 이후 1군 무대에서 유격수로 출장한 경험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김주형의 유격수 전향 시도에 이어 김기태 감독이 내야 수비의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유격수 포지션의 수비 부담에 대해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6일 교체 유격수로 나서 9회말 2연속 송구 실책을 기록한 유재신

26일 교체 유격수로 나서 9회말 2연속 송구 실책을 기록한 유재신 ⓒ KIA 타이거즈


연속 실책을 저지른 유재신을 대신해 유격수로 들어간 서동욱 역시 2014년 넥센 시절 2경기에 출장해 7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26일 유격수 수비에 들어간 것도 무려 3년 만의 일이었다. 어쩌면 그의 실책은 김기태 감독이 연출한 예고된 참사였다

신진급 선수와 노장을 고루 기용하며 이른바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는 김기태 감독이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경기 운용은 리그 1위팀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승부사로서의 역량을 의심받게 하는 이유다.

비단 26일 경기 뿐이 아니라 시즌 중 선수 기용도 마찬가지다. 대타나, 대주자 등 경기 후반에 들어서면 어느 팀에서나 선수 교체는 빈번한 일이지만, KIA의 경우 도가 지나치다 싶은 경우가 잦다.

경기 중후반 이후  강박증적인 대타, 대주자, 대수비 기용으로 정작 필요한 시점에서 주전 멤버들이 이미 그라운드를 떠나있는 경우가 잦다. 연패 기간 중에는 꼭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필승조 불펜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거나 타격 부진에 빠진 주전타자들의 선발 출장을 고집해 경기를 쉽게 내주는 오판이 반복되기도 했다.

상대팀을 놀라게 하는 묘수를 통해 한두 번은 우위를 점하거나 승리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144경기의 대장정에서 우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운용을 기반으로 승리를 쌓아가야 한다. 정석을 벗어난 묘수가 남발되면 무리수가 되기 십상이다.

 최근 KIA팬들 사이에서는 '우승을 위해선 감독이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자조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 (출처:  [KBO 야매카툰] 우주가 돕는 KIA, 어게인 2009?  중 )

최근 KIA팬들 사이에서는 '우승을 위해선 감독이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자조적인 비판도 나오고 있다. (출처: [KBO 야매카툰] 우주가 돕는 KIA, 어게인 2009? 중 )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평소 '겸손'과 '소통'을 중시한다던 김기태 감독이지만 최근 그의 행보는 1위팀 감독이라는 자기 만족에 취해 소위 말하는 '명장병'에 빠진 것이 아닌가 적잖이 우려된다.

후반기 이후 가파른 상승세로 1위를 추격하는 두산이 최근 KIA와 대비되는 점은 충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야구를 펼치면서도 승리를 거둔다는 점이다.

위기를 자초하는 김기태식 '요행수 야구'가 잔여 시즌에도 계속된다면 결국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두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선두 수성이 위태로운 지금, 김기태 감독과 KIA 선수단이 곱씹어야 할 것은 다름아닌 '기본'과 '정석'이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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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김정학/김호연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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