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헥터의 연승 행진을 완투승으로 저지한 롯데 레일리

롯데 레일리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에 큰 반등을 보인 요소 중 하나는 자녀의 건강이 호전되어 한국에 돌아온 조쉬 린드블럼의 재영입이었다. 그러나 롯데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도 후반기에 들어서는 매 경기마다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레일리가 등판한 경기에서 롯데가 패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6월 1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레일리는 8월 23일 광주 북구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렸던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또 승리투수가 되면서 롯데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레일리는 6.2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로 개인 시즌 9승(7패)을 기록하면서 리그 선두 KIA를 5연패에 빠뜨렸다.

23일 경기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3연승을 거둔 롯데는 25일 동안의 일정한 승차 동행을 마감한 넥센 히어로즈(반 경기 차)와 LG 트윈스(1경기 차)를 모두 제치고 리그 4위를 지키고 있다. 5연패를 당한 상대 KIA와는 아직 10경기 차이가 나서 선두권 추격은 힘들지만 적어도 와일드 카드 결정전 홈 어드밴티지를 가져가는 4위권 경쟁에서는 한 발 앞서있다.

전반기 부진했던 레일리, 2군에 다녀온 뒤 달라졌어요

사실 올 시즌 레일리는 출발부터가 좋지 않았다. 시즌 첫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 6패 평균 자책점 5.63으로 부진했던 레일리는 6월 18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숨 고르기 차원에서 2군에 다녀왔다. 2군에 갔던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숨 고르고 돌아온 레일리는 그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6월 24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른 레일리는 7이닝 4실점으로 아쉽게 퀄리티 스타트 피칭은 하지 못했지만 많은 이닝을 버티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리고 이 날의 경기부터 레일리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레일리의 다음 경기는 원래 29일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될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인하여 하루 밀린 30일에 등판하게 됐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레일리는 7이닝 무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연승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3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잘 넘긴 것이 무실점 경기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 레일리는 거침이 없었다. 7월에 들어와서 5경기 모두 7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며, 그 중에는 1실점 완투승 경기(7월 23일 KIA 타이거즈 상대)도 포함되어 있었다. 8월에는 승운이 없었지만 4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8월 23일 경기까지 무려 10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가고 있다.

2군에 가기 전까지 5.63이었던 레일리의 평균 자책점은 어느 새 3.84까지 내려갔다. 1군 복귀 후 11경기 성적만 따졌을 때 레일리의 성적은 6승 무패 평균 자책점 2.21로 압도적이다. 레일리 혼자서 잘 던진 것이 아니라 레일리가 선발로 등판한 11경기에서 소속 팀 롯데는 11전 전승을 기록했다.

롯데의 현재 상승세는 리그 최고 페이스

롯데가 최근의 상승세로 중위권 경쟁에서 우위를 갖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위권 구도가 달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넉넉한 승차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던 KIA가 최근 롯데에게 당한 2연패를 포함하여 5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1위와 2~3위권 승차가 급격히 좁혀졌다. 2위를 쭉 지키고 있었던 NC 다이노스도 최근 10경기 3승 7패로 페이스가 한풀 꺾이면서 두산 베어스에게 2위를 내주고 3위로 내려 앉았다.

2위 두산은 최근 2연승을 포함하여 선두 KIA를 3경기 반 차이까지 바짝 추격했다. 2위 두산과 3위 NC의 승차도 2경기 반으로 조금 벌어지면서 선두권은 언제 선두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3위 NC는 4위 롯데와는 아직 4경기의 승차가 있다.

그러나 최근 두산보다도 롯데의 상승세가 더 크다. 두산이 최근 10경기 7승 3패인데, 롯데는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그 상승세가 더 빠르다. 레일리의 반전이 있었던 것도 있지만, 린드블럼의 재영입 후 선전 그리고 마무리투수 손승락의 건재 등 여러 선수들이 꾸준히 활약해 주는 덕분에 팀 전체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KIA와의 2연전은 KIA의 원투 펀치인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스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KIA의 원투 펀치를 상대로 롯데는 린드블럼과 레일리가 등판하여 2경기 모두 선발 맞대결부터 우위를 가져갔다. 롯데의 입장에서는 4위권 유지를 위해서 어느 정도 승률 유지가 필요했는데, 선두 KIA에게 고춧가루까지 강하게 뿌리는 효과를 동시에 거뒀다.

중위권 순위 유지 변수는 체력과 잔여 경기

KIA의 5연패로 선두권의 지각 변동이 일어남과 동시에 롯데의 상승세가 결국 중위권의 지각 변동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위권은 선두권과 달리 순위가 거의 매일 바뀌는 상황이라 시즌이 끝나는 날까지 안심할 수 없다. 특히 넥센과 LG는 지난 22일까지 같은 날 이기고 같은 날 지는 상황을 반복할 때 롯데는 4위에서 6위까지의 순위를 한 번에 두 계단씩 오르내렸다.

7위로 조금 밀려난 SK 와이번스 역시 롯데와 불과 4경기 차이다. 한때 리그 3위까지 올라갔다가 7위까지 처지는 롤러 코스터 페이스를 보이고 있지만, 박정권 등 가을에 강한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있는 SK 역시 시즌 마지막까지 얕볼 수 없는 상대다.

게다가 롯데는 올 시즌 SK(118경기)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경기(117경기)를 치렀다. 이 부문에서 돔 구장을 사용하여 홈 경기 우천 순연이 한 번도 없었던 넥센과 동률을 기록할 정도로 롯데는 많은 경기를 치렀다. 잔여 경기가 너무 적어도 자력으로 순위 유지가 힘들다는 점은 지난 시즌 SK가 보여준 바 있는데, SK는 올해도 잔여 경기가 가장 적다.

롯데라고 순위 유지를 위해서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3일 경기만 봐도 주전 포수 강민호가 경기 중반에 부상으로 교체됐다. 팀 전력에 중심이 되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있어서 뒷심 부족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6회초 최준석의 적시타와 이대호의 투런 홈런 등 중심 타선의 적절한 활약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주전 선수들의 사소한 부상도 가만히 넘길 수 없다.

당장 롯데는 다음 일정들이 만만치 않다. 중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LG와 넥센을 연이어 만나야 한다. 서울 연고 팀과 4경기를 부산에서 치른 뒤 나머지 서울 연고 팀인 두산을 상대하기 위해 서울로 가야 한다. 이후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서 NC와 2연전을 치러야 한다.

중위권 및 상위권 팀과 8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힘겨운 롯데다. 현재 롯데의 팀 분위기가 더 강할지, 아니면 이들과의 경기 및 이동 일정이 다소 버거운 변수로 작용할지는 앞으로 롯데의 경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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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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