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승률 .774' 두산이 어느덧 1위 KIA와의 승차를 3.5경기까지 좁히면서 선두 탈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5~16일 롯데와의 원정 2연전에서 패배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1위 KIA와 3위 NC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2위 굳히기는 물론이고 1위 탈환도 가능한 상황이다. 2위나 3위를 차지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1위에게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만큼 선두 탈환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후반기 두산은 어떻게 롱런할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안정감 있는 투-타 밸런스가 한 달 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유일한 고민거리였던 불펜마저 개막 이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리그에서 고민이 가장 적은 팀이 됐다.

 두산이 23일 인천 SK전에서 승리하며 2연승을 질주, 1위 KIA와의 승차를 3.5경기까지 좁혔다. 이제는 1위 탈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산이 23일 인천 SK전에서 승리하며 2연승을 질주, 1위 KIA와의 승차를 3.5경기까지 좁혔다. 이제는 1위 탈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 유준상


'선발 야구도, 불펜 야구도 OK' 한층 탄탄해진 마운드

지난해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전반기보다 선발진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유희관과 보우덴이 주춤한 사이 후반기에만 5승을 기록한 함덕주의 몫이 컸고 매 경기 꾸준하게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니퍼트와 장원준이 힘을 보탰다.

두산은 23일 SK전 선발투수로 나선 장원준의 호투 덕분에 이 날 경기 이후 KIA를 제치고 올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2위(4.48)로 올라섰다. 선발 야구의 힘으로 상위권을 유지한 KIA와 NC의 하락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후반기만 놓고 봤을 때 5회까지 리드한 15경기에서 두산은 전승을 기록하며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았다. 선발투수가 조기 강판으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상대팀이 두산에게 승리를 거두는 것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불펜 투수들도 탄력을 받았다. 후반기에 7회까지 리드한 18경기에서 전승, 8승 무패 17홀드 10세이브 ERA 3.19를 기록했다. 올시즌 후반기 불펜 투수의 패전이 없는 팀은 리그에서 두산이 유일하다.

선발투수가 내려간 이후 바통을 이어받는 김명신, 김승회와 더불어 셋업맨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김강률의 컨디션이 너무나 좋다. 세 명 모두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3점대 미만에 그치고, 마무리 이용찬도 확실히 안정감을 찾았다. 이들의 호투가 후반기 두산이 롱런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밝은 두산의 덕아웃 분위기, 모든 야수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똘똘 뭉쳤다.

늘 밝은 두산의 덕아웃 분위기, 모든 야수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똘똘 뭉쳤다. ⓒ 두산 베어스


'공-수 모두 잘 풀리는' 야수들의 분전, 상승세 이끌다

투수들을 돕는 야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후반기 팀 타율 .307로 리그 1위, 같은 기간 동안 득점권 타율은 .333을 기록하며 이 역시 리그에서 가장 높다. 부상으로 인한 민병헌과 양의지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박건우-김재환-에반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과 쉬어갈 타순이 없는 하위 타선의 활약은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후반기 중심 타선(.355)과 하위 타선(.290) 타율 모두 리그 1위이다. 박건우는 후반기 타율 .432를 기록해 리그 전체 타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수비에서도 빈 틈이 없다. 비록 공격에서는 잘 안 풀리고 있지만 핫코너를 지키는 허경민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742.2이닝 동안 수비에 임하면서 기록한 실책은 단 5개로 수비만큼은 리그 최고의 3루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두산의 올시즌 실책 개수는 71개, 후반기에는 11개의 실책을 기록하는 데에 그쳐 리그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어느 한 곳 하나 빠짐없이 완벽한 팀, 두산의 후반기 롱런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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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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