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내야진은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재원과 허경민은 좀처럼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고 김재호와 양의지는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다. 그나마 최주환이 고군분투하며 내야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김재호의 뒤를 받친 류지혁이 힘을 보탰다.

특히 최근에는 류지혁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시즌 개막 이후 줄곧 엔트리를 지키던 김재호가 지난 달 30일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지난 15일 엔트리에 등록되기 전까지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그 자리는 류지혁이 메웠다. 그런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김재호의 빈 자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이후부터 어제까지 류지혁은 16경기에서 63타수 22안타 타율 .349 2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팀 내 다른 타자들의 타율과 비교했을 때 박건우(.464), 에반스(.383)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두 개의 실책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수비에서도 나름대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 백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하는 선수이다.

정말, 백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하는 선수이다.ⓒ 두산 베어스


'후반기 타율 .358' 류지혁, 팀 상승세의 원동력

전반기 동안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 자리를 지키다보니 류지혁이 나설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류지혁은 전반기 67경기에 출전해 105타수 28안타 타율 .267 8타점을 기록, 주로 대수비나 대주자 요원으로 경기에 투입됐다.

그랬던 류지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빈 자리는 백업 유격수였던 류지혁의 몫이 됐다. 그동안 공격보다는 주루나 수비 쪽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선보였던 류지혁이 타격에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후반기 25경기에 출전해 81타수 29안타 타율 .358 2홈런 12타점을 기록했고, 모두가 놀랐다. 특히 그가 기록한 29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 이상의 장타가 12개로, 3루타도 두 개나 때려냈다. 2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최주환과 함께 힘 있는 테이블세터를 구축했다.

지난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서도 2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득점)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경기 이후에는 이 날 승리투수가 된 장원준과 더불어 구단 수훈선수로 선정돼 더 큰 기쁨을 누렸다.

2012년 4라운드 36순위에 지명된 이후 상무를 일찌감치 다녀오면서 1군에서 경험을 쌓을 시간은 적었다. 하지만 군 문제를 일찍 해결했고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류지혁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제 막 출발점에서 발을 내딛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번 열심히 뛴다. 그래서 두산팬들이 격하게(?) 아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매번 열심히 뛴다. 그래서 두산팬들이 격하게(?) 아끼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두산 베어스


백업같지 않은 백업, 류지혁의 매력은 바로 그것

'만년 백업' 최주환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당당하게 주전 야수로 거듭났다. 완전한 주전은 아니지만 현재 류지혁의 행보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류지혁 역시 기회를 잘 살리며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 데에 성공했다.

백업 요원이라 항상 다른 팀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 검증된 선수일 뿐만 아니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내야 자원이 부족한 팀들에게는 그저 두산이 부러울 따름이다. 팀 내에서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오재원과 류지혁 두 명뿐이다. 그렇기에 류지혁의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된다.

여전히 수비에서의 안정감은 김재호가 한 수 위이고, 무엇보다도 김재호의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1군에 정착한 이후 이제야 막 타격에서의 소질을 인정받고 있는 류지혁으로선 경험을 쌓을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김재호가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에 선발로 돌아온다면 유격수 자리는 다시 김재호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류지혁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감소할 것 같지도 않다. 백업같지 않은 백업, 그런 류지혁의 매력을 계속 보고싶은 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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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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